커피 일가 -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가바야마 사토루 지음, 임윤정 옮김 / 앨리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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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커피 일가>


가바야마 사토루 취재. 글

임윤정 옮김 | 앨리스




여행을 가면 1. 도서관이나 책방, 2. 맛있거나 향이 좋거나 특색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 3. 미술관이나 박물관, 이 세 곳은 꼭 들른다. 미리 찾아보기도 하고 현지에서 물어보기도 해서 알아내곤 한다. 국내든 외국이든 곳곳에 숨겨진 보물같은 곳이 참 많이 있다. 자주 가거나 이전에 가 본 곳에서는 내 마음이 깃들어서 또 다시 머물고 싶은 곳도 여럿 있다. 새롭게 생기는 곳들도 많아서 여행이라는 것은 늘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다.


새로 생기거나 특색있는 곳을 찾아가는 재미도 솔솔하지만 그 곳에 오래오래 있어서 현지 사람들에게는 거의 일상과 같은 곳들도 종종 발견할 수가 있다. 역사가 깊다는 것은 그 시간만큼의 무언가가 그곳에 존재하고있다는 얘기와 같을 테니까 그곳에 직접 머물면서 그 느낌을 오롯이 느껴보고 싶어진다.


일본은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지만 막내 고모의 식구들이 살고있는 나라이기도해서 아무리 국가간의 예민한 문제가 많이 불거진다고 하더라고 마음의 거리는 멀어지지가 않는다. 대학 때 처음 도쿄 고모네 집에서 머물면서 도쿄와 그 근방 여행을 했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긴 했지만 카페가 유달리 눈에 띄고 사약처럼 쓴 커피가 많았다는 기억은 있다. (그때는 블랙을 잘 마시지 않았었다.)


커피를 좋아하니까 커피에 관련된 책이 눈에 보이면 종종 읽는 편이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보통은 이론서나 카페 에세이가 눈에 많이 띄는 편이다.


<커피 일가>라는 제목과 "교토 로쿠요샤, 3대를 이어 사랑받는 카페" 부제를 보고서도 그동안 내가 읽었던 책들과 흐름이 비슷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어?! 느낌이 다르네?!!!


이 책은 쿄토에 있는 카페 로쿠요샤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취재라는 형식을 통해서 쓰인 글이기 때문에 그동안 읽어왔던 일상적인 카페 에세이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중간 중간에 직접 취재에 응했을 때의 대화들이 따옴표를 통해서 글로 나와있다. 사실적으로 하기 위해서 그대로를 실었을 수도 있고, 카페를 이루고 있는 가족들의 성격에 띠라서 다를 수도 있겠지만 어떤 부분은 그 대답이 너무 생생해서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로쿠요샤의 창업주인 야에코와 미노루의 만남과 그 이전 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그 시절의 일본과 카페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들의 경영 철학이 남달랐던 것도 있고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면서도 새로운 것들을 도전하는 자세가 많은 이들에게 로쿠요샤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아들들의 이야기와 또 그 손자의 이야기가 이어서 나오면서 로쿠요샤가 가업이 되기까지의 다양한 사건들이 나온다. 확실히 3대째 가업을 이어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출발 | 야에코 (초대 운영자 : 오쿠노 미노루와 그의 아내 야에코)


"로쿠요샤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목격자이자, 때로는 삶의 희비가 교차하는 곳이기도 했다. 야에코는 그런 찾집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보람을 찾아갔다." _p.54_


새로운 싹 | 오사무 (지하점 마스터 : 창업자의 아들)


"찻집은 그때까지도 오사무에게 인생을 좌우하는 귀중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장소였는데, 그 카르코에서도 운명적인 만남이 있었다." _p.99_


"로쿠요샤는 어느 쪽이었냐면 지역 밀착형으로, 마스터는 단골손님과 인사를 하는 정도였지만, 안주인은 손님들과 말동무를 해주었습니다. 웨이트리스는 서비스를 철저히 교육받았어요." _p.103_


"오사무에게 찻집이란 어디까지나 멍하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자, 책을 읽고, 친구와 이야기하고, 낯선 사람과도 어울리는 장소였다." _p.119_


100년을 향해 | 군페이 (창업자의 손자 : 일층점 운영중)


"찻집에 들어가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물론 커피도 그 이유 중 하나지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일기를 쓰거나, 기분전환을 하는 등 저마다 카페를 찾는 목적이 천차만별인 점이야말로 매력이 아닐까. '사려 깊은 찻집과 편안한 카페의 중간.' 그런 가게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_p.175_


"군페이가 가게에 와줘서 경영이 좋아진 건 사실이야. .... 다시 가게에 와서 커피를 내려주렴." 사장이자 큰아버지인 다카시의 말에 경직됐던 마음이 놀라울 정도로 풀렸다. 가업에 뛰어즌 뒤 마침내 군페이가 그렇게 갈구하던 말을 만난 기분이었다. 군페이가 줄곧 원했던 것은 가족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_p.211-212_




<이 책이 나에게 더 매력적이고 더 특별했던 이유.>


1. 로쿠요샤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통있고 오래된 카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일본 브랜드 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코로나19가 풀려서 일본에 다시 갈 수있게 된다면 이 책에 나온 카페들을 찾아가보고 싶다.


2. 겉표지와 속표지에 있는 그림같은 삽화가 중간중간에 상당히 많이 나온다. 그 파트의 내용을 그림과 한두마디로 정리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 현장의 분위기를 더 잘 느낄 수있다.


3. 취재 후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 든다. 마냥 행복하고 좋은 이야기와 커피에 대한 열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문화와 이들 가족 각각의 특별하고 특이한 삶에 대한 그리고 이들의 내밀한 부분까지도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 카페 경영에 관심이 있거나 가족이 함께 경영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도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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