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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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이은선 옮김 | 이봄



중학교 다닐 때 친구가 <일리아스>를 생일 선물로 주었다. 책을 좋아하고 벽돌책도 마다하지 않는 나를 위한 친구의 고심가득하며 애정어린 선물이었다. 어떤 출판사에서 나오는 세계문학전집 중의 한 권이었고 초록색 표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나에게 신의 뜻은, 그에따른 인간의 전쟁은, 신과 인간 사이에 태어난 사람에 대한 태도와 삶등..은 너무나도 어려운 주제였다. 특히 신들과 그리스 사람들의 이름이 너무나도 길고 비슷비슷하게 보여서 그 인물들사이의 관계와 그 인물들을 파악하는것만으로도 골치가 상당히 아팠다. 그 뒤로 <일리아스> 바이, 신들의 이야기 바이바이, 작별인사를 고하게되었다.


작년이었나, <키르케>라는 제목의 표지가 상당히 예쁜 책이 눈에들어왔다. '키르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름인데..' 리뷰를 보니 대다수의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한다. 검색을 해보니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 신화는 재미있을리가 없다는게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그리고 다들 재미있다고하니까 나중에 언젠가는 읽게되리라 믿으며 또 관심에서 떨어뜨려놨다.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키르케>나 다른 신화들과 마찬가지로 신들과 인간들, 그리고 그들이 개입된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평소같았으면 관심을 갖지 않는게 당연했겠지만, 하지만,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이고, 마지막 주에 읽을 것이고, 또 벽돌깨기북클럽의 마지막 책이라는 그런 여러가지 마지막에서 오는 묘한 끌림으로 이 책을 선택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추억들이 떠오르고 또 떠오른다. (...) 신과 인간과 양쪽 모두였던 소년이. _p.427_


아킬레우스는 펠레우스 왕과 바다의 님프 테티스의 아들이다. 그의 세대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전사이자 가장 손꼽히는 미남으로 알려져있다. 이 책은 메노이티오스의 아들로 실수로 한 소년을 죽이고 고국에서 쫓겨나 펠레우스의 왕궁에서 아킬레우스와 함께 성장하는 파트로클로스의 눈으로 서술된다.


"탁자가 앞을 가로막자 눈 깜짝할 새 뛰어넘으며 다른 손으로 창을 집었다. 착지했을 때 그는 그 어떤 여자도, 그리고 그 어떤 남자도 따라올 수 없는 완벽한 자세로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의 세대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전사다웠다." _p.191_


완벽에 가까운 아킬레우스와 여리고 소극적인 파트로클로스의 성장에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가 중반까지 나오고, 그 이후로는 납치된 헬레네 왕비를 구하기 위해한다는 명목하에 그리스와 트로이아의 긴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과 그 속에서 이루려는 욕심과 명예도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과 다를바 없는 것 같다.


"우리는 피로 이루어진 세상, 그 피로 영광을 쟁취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었다. 싸우지 않는 건 겁쟁이들뿐이었다. 왕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전쟁에 나가서 승리하든지 전쟁에 나가서 죽든지, 둘 중 하나였다. 심지어 케이론마저도 창을 보내지 않았던가." _p.258_


많이 들어본 왕들의 이름과 신들의 이름이 지속적으로 스치듯 지나가지만 그 이름들이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는다. 물론 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으면 더욱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스토리가 너무 좋다. 인간을 대하는 자세와 어떤 선택이 과연 옳고 좋은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자꾸하게된다. 아름답고 가슴아프면서도 빛이 반짝하며 슬프기까지하다. 전쟁보다는 삶과 우정과 사랑과 아름다움의 이야기라는 생각이들었다.


"얼굴이 땅바닥에 부딛히는 순간 아킬레우스는 미소를 짓는다." _p.409_


리뷰를 쓰면서 바라보고 있는 이 책에서 리라를 연주하는 아름다운 아킬레우스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덧)

1. 뒤 쪽에 있는 "등장인물 해설"은 책을 다 읽은 후에 인물들을 정리하기에 좋았다.

2. 옮긴이는 말한다.

"저자는 이미 차기작을 준비중이다. 이번에는 고국으로 귀환하던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을 아이아이아 섬에 일 년 동안 붙잡아두었던 키르케가 주인공이다. 그녀가 시도하는 고전 다시 읽기가 한국에서도 모쪼록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_p.447_

=> 어찌 <키르케>를 읽지 않을 수 있으랴!!


*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벽돌책깨기 북클럽으로 선정해 주신 이봄 출판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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