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수집가 I LOVE 그림책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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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그림책]


순간 수집가


크빈트 부흐홀츠 글.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인상적인 장면을 보았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보통은 눈으로 오래오래 머무르면서 가슴속에, 머릿속에 그 장면을 담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장면은 그리 오래가지 않더군요. 그래서 희미한 장면 속에서 느껴진 그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자 노력하는 편입니다.


요즘같이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된 시대에는 일단 그 장면을 담기 위해서 재빠르게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들기도 합니다.


어떤 장면을 기억에 남기고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있습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기억하고 그 이야기 속의 세세한 부분을 그림속에서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가 그린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그 그림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지요.


"어떤 그림이든 비밀이 있어야 하지. 나조차 그게 뭔지 모를 수도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내 그림에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발견할 수도 있단다."

그리고 아저씨는 덧붙였습니다.

"나는 수집가일 뿐이야. 난 순간을 수집한단다."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3월에 소년이 살고 있는 주택의 5층으로 이사를 온 막스 아저씨는 그림을 그립니다.


구닥다리 철테 안경을 쓰고 조금 뚱뚱한 편이어서 곧잘 놀림을 받곤하는 소년은 막스 아저씨의 요청에 따라 바이올린을 켭니다. 막스 아저씨는 늘 다정하게 소년을 '예술가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지요.



소년은 막스 아저씨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숙제도 하고 막스 아저씨의 화집도 들여다봅니다. 아저씨는 그림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우리 눈엔 안 보이지만, 어떤 그림이든지 그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는 길이 하나씩 있는 법이란다."

언젠가 막스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화가는 그 길을 꼭 찾아 내야 해. 그리고 사람들한테 그림을 너무 일찍 보여 주면 안돼. 찾았다 싶은 길을 다시 잃어버릴 수도 있거든."


어느 날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게 된 막스 아저씨는 소년에게 집을 돌보아달라고 열쇠를 맡깁니다. 그리고 소년은 드디어 아저씨가 소년에게만 보여주는 그 그림들을 아저씨의 쪽지와 함께 하나씩 차례로 들여다 보게 됩니다.


그림들이 하나씩 나오면서 우리는 소년과 함께 그 그림에 푸욱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만이 발견하는 것들이 생기게됩니다. 막스 아저씨가 기록한 순간과 그 순간과 함께 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각자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어 낼 수가 있게되지요.


이 책 <순간 수집가>는 어린이 도서 분야의 노벨 문학상이라고도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입니다. 그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됩니다. 하지만 상의 유무를 떠나서 이 그림책에 담겨있는 그림들은 우리에게 따뜻함을 주고 상상력을 발휘 할 수도록 해 줍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를 발견 하고 싶어서 더욱 자세히 다가갈 수 있게까지 해 줍니다.


이 책과는 결이 조금 다르지만, 여름에 읽었던 동일 작가의 <시간의 의미>도 그림만으로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들만 읽는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던 어떤 한 기억이 생각나기를,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아이처럼 기뻐하며 행복해 하기를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오래오래 머무르며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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