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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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했던 것들>


에밀리 기핀 지음

문세원 옮김 | 미래지향



인간으로 삶을 살아가는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을 해 보았다.


정직? 성실? 노력? 돈? 책? 재산? 지식? 학벌? 인맥? 무엇을 기준으로 내가 살아가고 있는지, 또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어떤 가치를 물려주셨고 내가 그를 잘 따르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정직, 성실, 독서"


철부지 막내 딸로 자란 나는 (오빠랑 나 둘 밖에 없지만 막내는 막내니까! )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모든 면에서 엄마 아버지의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받은 훌륭한 오라버니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신기하게도 심각하게 혼나거나 잘 못해서 맞아본 적이 거의 없다. (나중에 커서 알고보니 오빠는 혼나기도 하고 맞기도 했다고 한다. )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거짓말을 거의 안 한다는 것. (100%라는 것은 없으니까) 그리고 잘 하지도 못 한다. 동공 지진 일어나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 잘못을 했으면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을 엄마가 중요하게 생각 하셨다. 카톨릭이라는 모태신앙도 한 몫을 차지한 것 같다.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특수직 공무원으로 굉장히 성실하셨다. 아버지가 꾸준히 공부하시는 모습도 보면서 자랐다. 아무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 성실을 난 본받고 싶었다.


집에는 책이 많았다. 엄마의 세계 문학 전집. 그리고 그 시작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계속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이 책 <우리가 원했던 것들>은 엘리트 사립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일어난 SNS 스캔들이라고 한 마디로 요약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단순히 상류 사회, 엘리트 교육, 그들의 사랑과 삶만을 담고 있다고도, SNS 스캔들에 관한 것만을 담고 있다고도 할 수는 없다.


윈저 아카데미는 내슈빌에서 가장 명망 있고 실력있다는 사립학교이다. 5살부터 윈저에 다닌 니나와 커크의 아들 핀치는 이제 막 프린스턴 합격 소식을 들었다.


라일라는 성적이 좋아 8학년까지 공립학교에 다니다가 9학년부터 특권층의 자제로 가득한 윈저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목수인 탐은 라일라를 매일 학교에 태워줘야하고, 비싼 수업료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라일라도 탐도 그럭저럭 잘 적응하고 있다.


핀치가 친구들 몇몇에게 취해서 누워있는 라일라의 사진을 보내며 사건은 시작된다.


니나와 톰과 라일라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니나

"하지만 나는 아들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잃어버렸다. 그리움이 사무치며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텐데. 아이에게 물질적 소유욕을 덜 심어주고 대신 엄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해줄 텐데. 아이와 더 많은 대화를 시도했을 텐데.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귀찮아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엄마가 더 노력했을 텐데."_p.183_


"오늘부로 내 아이는 이 저주받을 학교에 더는 다니지 않기로 한다. 교육이 이런 거라면 다 필요 없다. 그래서 종국에 원하는 게 뭔데? 엘리트 교육을 통해 원하는 게 정확히 뭐냔 말이다. 엘리트 인맥 그리고 커크 브라우닝 같은 개자식과 결혼하는 것? 개나 줘버려. 라일라가 이딴 인간들처럼 변할 바엔 나처럼 근근이 살아가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 나는 내 딸이 저들 사이에서 고독하게 사느니 혼자서 고독하게 살았으면 한다." _p.413_


라일라

"좋아요. 거기까지는 알겠어요." 라일라가 말한다. "그리고 아빠가 정말 좋은 아빠라든가 그런 거는 감사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아빠는 항상 모두에게 화가 나 있어요. 온 세상이 우리의 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고요. 그런데 아니거든요. 정말 그렇지 않아요." _p.420_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온다. 상류층 사람들의 생활도 나오고 평범한 가정도 나온다. 이를 통해서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 그리고 약하거나 강한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할 수 있다.


한 인간으로 다른 인간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해 준 책이었다.


"라일라. 핀치가 찍었다는 사진들 있잖니. 그거, 꼭 학교에 알려야 한다. 알고 있지?" 나는 부인을 쳐다본다. "꼭 그래야만 해. 폴리를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는 세상의 모든 여자들을 위해서." 부인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멀리 바라본다. 그리고는 다시 내 눈을 응시한다. "우리를 위해서." _p.455_


"그곳에서의 삶은 진짜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훈련소와도 같았다. 그곳에서 나는 누구나 어디서든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_p.467_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꼼꼼히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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