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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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장편소설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요즘 이 책의 서평이 많이 올라와서 궁금하긴했다. 조만간 읽어야지하는 마음에 서평을 제대로 읽지는 않고 그냥 훝어보는 정도로만 읽었다. 보통 관심이 가는 책은 내용을 읽어보지 않는다. 내용 설명을 한 두 문장 정도로만 읽고 제목과 표지를 보면서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책 속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상상을 하곤 한다. 이 책도 그랬다. 🤗


겉 커버와 속 커버 모두가 아름다운 이 책. 다 읽고나니까 겉 표지 그림의 의미를 알겠더라. 정말 북 디자인을 잘한다. 멋쪄요 디자이너님들. 👍👍👍


책방이라는 단어와 아름다운 표지만으로도 <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의 독서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

제목을 읽고 책방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그레구아르라는 사람의 우정을 그린 책이라고 생각했다. 책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책방을 아끼는 주인 할아버지가 그레구아르라는 청년에게 책방을 부탁한다는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 ☺


하.지.만.! 두둥!! 땡!!! 😱

우정도 맞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맞는데, 내가 상상했던 그런 내용은 전혀 아니었다는... 😏


여러가지 놀람의 포인트가 있었는데, 그 중에 으뜸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이 책방이 아닌 요양원이라는 점이었다. 이름은 수레국화. 이름이 참... 🤔


📖

그레구아르는 이제 막 열여덟 살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 떨어져 (80%는 통과한다고 한다.) 곧바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 그레구아르가 '나 = 주인공'으로 나온다. 나라고 하니까 이름이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그 이름이 입에 잘 익지 않았다. 자꾸 구레에..구레르으.. 라고 하다가 제목을 넘겨보기를 수십 번.


수레국화 요양원에는 이 곳에 들어오기 전에 책방을 운영해서 책방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키에씨가 있다.


우연히 그레구아르가 피키에씨의 식사를 방으로 가져다 주면서 이 둘의 소중한 인연은 시작된다.


ℹ 이 책의 작가 마르크 로제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낭독가라는 특이항 경력을 가지고 있다. 30대부터 책 읽어주는 일을 시작했고, 꾸준히 서점과 도서관 등에서 낭독회를 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낭독이 참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니, 낭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다.


"낭독 시간이 너무 길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 이제는 더이상 우리 둘만 있는 게 아니다. 네 앞에 세 사람이 있어. 이제 우린 그룹이야. 그룹은 움직이고, 호흡하고, 토론을 하지. 첫째, 네가 텍스트를 먼저 보고, 둘째, 그걸 소리 내어 읽어. 셋째, 그룹이 이해하는 거야. 이 모든 것은 거의 동시에 일어나. 너는 이 과정을 이해해야 해! 이것을 피드백이라고 부른단다." _p.59_


피키에씨의 요청으로 그레구아르는 하루에 한 시간 피키에씨에게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새로운 청중 메들렌, 셀레스틴도 이 낭독회에 참여를 하게 되고, 점차 확대가 되어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공공의 장소에서 책을 읽어주게 된다. 여태껏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던 그레구아르는 피키에씨의 도움으로 책과 친해지고 책을 읽어주면서 요양원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 중간에 재미있는 사건들도 많이 나온다.


- 크리스마스에는 직원들을 괴롭히는 산타(복장을 하고 있는 직원)를 겨냥한 그림책을 신나게 읽으며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기도 하고,

- 변기의 물을 다 빼내고 일층 부터 사층까지 배관의 울림을 통해 '라디오 수레국화, 여기는 지옥!'을 통해 야한 책을 읽어 주기도 하고,

- 낭독을 위한 호흡 연습의 일종으로 차가운 물에서 시를 소리내어 암기하며 수영을 하기도 한다.



📚 책 속에는 수 많은 책들이 나온다. 책 한 권 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책속의 책은 나의 흥미를 더 이끌어낸다.


- 그레구아르가 낭독한 첫 책, <호밀밭의 파수꾼>

- 모렐 부인과 지루 부인을 위한 '기 드 모파상의 단편들'

- 수레국화 노인요양원 거주자들과 가족들과 직원들을 위한 그림책, <푸른 개>와 <똥자루 = 까까똥꼬>

- 중학교 음악교사였던 모렐 부인을 위한 <피아니스트 노베첸토>

- 퐁트브로 수도원으로 가는 길에 함께 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 책방 할아버지의 친구 알리에노르를 위한 <얼음과 불의 노래>


수레국화는 노인요양원이니만큼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 아픔도 삶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단순히 수레국화 낭독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했던 내용이 두 가지가 더 나와서 더 놀라고 더 재미있었다. 눈이 크게 떠지면서 입가에는 계속 미소가 지어졌다.


📗

아직도 구레그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피키에씨의 투닥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


ㅡㅡㅡ

"Pauca meæ, 이건 라틴어야. '내게 남은 건 거의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이지. _p.22_


"아드 비탐 에테르남 (ad vitam aeternam '영원히'라는 뜻의 라틴어) _p.51_


"있지, 난 책을 읽으며 평생을 보냈어. 그리고 내 생각에 나는 ..... 나는 그걸.... 그 인생 la vie이란 걸 살지 못한 것 같아, 그 진짜 인생 말이다." _p.95_


"숨을 쉴 때 양파나 술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듯이 너의 숨결에서는 문장의 구문구성 냄새가 풍겨나와야 해. 너 자신, 너의 호흡, 너의 프네우마는 언어 도구들의 매개물이야. 모음과 자음. 모음들은 노래야. 자음들은 의미이고. 기본적인 표현 방법이지. 너는 그 모든 것을 전달하지." _p.118_


"그런데, 그가 죽으면 당신은 또다른 누군가를 위해 다시 걸을 건가요?" _p.259_


"피키에 씨는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만큼 큰 사람이다. 내가 할 일은 그의 망상을 끝까지 실현해내는 것이다." _p.283_

ㅡㅡㅡ


📚 관심이 생긴 책속의 책


- 기 드 모파상 단편 <목걸이> <투안 영감> <텔리에 저택> <비곗덩어리> _p.58-59_

- <물과 꿈> 가스통 바슐라르 _p.129_

- <피아니스트 노베첸토> 바리코 _p.146_

-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파블로 네루다 _p.241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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