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있기 싫은 나를 위한 공간심리 수업
윤주희 지음, 박상희 감수 / 필름(Feelm)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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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그 자리에 의자를 두기로 했다>

집에 가고 싶지만, 집에 있기 싫은 나를 위한 공간심리 수업

윤주희 지음 | 박상희 감수 | 필름


🍀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전 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할 때까지 꽤 오랜 시간동안 한 집에 살았다. 엄마는 상당히 깔끔하신 편이고, 눈으로 보기에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살림으로 살아가는 그냥 평범한 집안이었다.

💬 오빠가 결혼을 하고 몇 년 후, 우리집은 이사를 했다. 7살에 이사를 와서 처음하는 이사였기에 내가 기억하는 첫 이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이사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전에 살던 집에서 한 번도 집안 정리를 따로 하지 않았고 가구 또한 바꾸지 않고 사용했기 때문에 침대는 바꿔야만 했고, 다른 몇몇 가구들도 바꿔야만 했다. 또 앞으로 부모님께서 평생 지내실 수도 있는 집이었기에 분위기 전환겸 이사가는 집을 깔끔하게 바꾸고 싶기도 했다.

🤔 문제는 아버지가 구입하는 것도 반대를 하셨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것이든지 버리는 것을 절대로 허락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여러 번의 전쟁 끝에 꼭 필요한 것들만 구입을 하긴 했지만, 결국 버리는 것은 없이 모든 것을 끌어안은채 이사가 진행되었다. 같은 평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짐을 정리하고 놓을 공간이 없어서 거실에 이삿짐 박스가 한 가득 쌓였다. 그래서 이사하자마자 현관 쪽의 방은 창고가 되어버렸다. 짐이 쌓여 있었고, 쌓여있었기에 정리를 할 수가 없었고, 버리지 못하게 하니까 더 쌓여만 갔다. 그 짐들은 베란다까지 침범을 했고 베란다는 안쪽에 있는 창고 문을 열수 없을 정도로 짐이 쌓여서 마침내는 베란다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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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공간정리스타일링 전문 그룹 '공간치유'의 대표이자 공간공감 교육센터장을 맡고 있는 공간 정리 전문가이다. 그간 저자가 공간 정리를 했던 경험들을 토대로 공간과 정리와 심리의 관계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우리에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 이 책을 읽으면서 무시무시한 단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저장강박증'이라는 단어이다. 심리학에서 강박증에 대한 공부를 하기는 했지만, 어떤 물건에 강박을 보이는 증상에 대한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저장강박증이라는 단어는 생소했다. 그리고 오빠 결혼 후에 퇴직 하신 묵뚝뚝한 아버지가 그 불안함에서 혹시 저장강박증이 생겼던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무작정 모으거나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버리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증상을 저장강박증이라고 한다. ... 저장강박증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보통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인정을 충분히 받지 못할 때 물건에 과도한 애착을 보인다." _p.104-106_

💬 이사를 한 후 집은 나에게 더이상 편안한 공간이 아니었다. 집에서 유일하게 내 방만이 그나마 내가 쉬고 머물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당시 나에게도 상당한 우울감이 있었고, 툭하면 집을 떠나 여행을 다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간이 사람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의 경험에 비추어 상당 부분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마다 공간과 물건을 보며 느끼는 감정이 다를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주목해볼 만한 사실 하나는 흐트러진 물건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나는 정리되지 않은 물건이 불편한데 남편은 불편하지 않다. 그렇다면 정리된 물건을 보고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경험에서 오는 감정일 수 있다." _p.55_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있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고, 내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공간과 그 공간을 정리하면서 아픈 부분들까지도 치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부분이 나에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Chapter 1 매일 정리하는 인생

Chapter 2 공간이 심리학에 묻다

Chapter 3 집이 달라지면 마음이 치유된다

Chapter 4 아직도 정리를 망설이는 당신에게

Chapter 5 발길이 머무는 공간 정리 노하우

🍀 가족 구성원들(엄마, 아이들, 남편)에게 필요한 공간과 집의 공간(부엌, 거실, 아이들방, 남편의 독립공간, 화장실, 부부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야하는지 심리학과 연결지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간이나 정리, 그리고 나의 지금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

💬 하지만 저자의 삶과 경험과 사례들이 아무래도 가족 단위의 가구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어서 요즘 많이 있는 비혼과 1인 가구의 독자들이 읽었을 때에는 약간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정리 노하우의 집들은 사진상으로만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다 넓어 보여서 1인가구의 작은 집의 정리 부분도 함께 혹은 따로 나와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조금 아쉽기도 했다.

"무엇보다 버리기 전에 들이지 않기를 먼저 할 것을 명심해야한다. 맹목적으로 쌓여가는 물건들은 없어져도 후회할 일 없다. 과감히 비우자. 그리고 그 공간에 무엇을 남길지 무엇으로 사용할지를 기대해보자." _p.88_

"라곰 (Lagom. Not too little, not too much. Just right. Swedish.)이란 많지도 적지도 않는 딱 적당한 만큼을 의미하는데, 동양철학의 중용과 비슷한 뜻을 지닌다. 간소함과 더불어 균형 또한 중요시 여기는 것이다. ... 코로나 시대를 직면하면서 이런 라곰식 미니멀 라이프가 우리에게 더 필요한 이유는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집에서 여유 있게 안정적 생활을 누리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_p.95_

"집콕 시대라 그런지 정리를 의뢰한 가정이 많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집 상태가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 또한 많았다. 집이 쓰레기통 같다는 표현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쓰레기통이라는 표현보다는 집 공간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인간 삶에서 집은 중요한 존재이므로 집을 존중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_p.125_

"정리라는 것은 새로운 삶을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리추얼 Ritual'이다.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행위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정리가 필요한 수많은 순간을 맞이한다. 다양한 이유와 목적으로 물건을 정리해야 하는 일이 생길 테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여러 경험 속에서 시간을 정리하고 애써 기억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의도적이든 우연이든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해야만 하는 정리의 순간들을 피해서는 안 된다. 정리는 새로운 삶을 열기 위한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이므로 회피하지 말고 시작해야 한다." _p.221_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정성들여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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