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옙스키 단편선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 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서유경 옮김 / 걷는사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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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옙스키 단편선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 지음

서유경 옮김

걷는사람

 

 

러시아 문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작가가 떠오르는가?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홉프 정도가 떠오른다. 물론 내가 너무 무지해서 이 세 작가만 떠오르는 것 일수도 있다. 다른 작가는 잘 모르겠다. 작가의 이름을 알아도 그 작가가 러시아 사람이라는 것을 모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도스토옙스키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어둠, , 불안, 공포, 상실,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적어도 나는 그랬다. 나에게 도스토옙스키라는 러시아 작가는 어둡고 어려운 작가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은 그가 한없이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가갈 수 있는 작가 정도로 간극이 상당히 많이 좁혀졌다. 이렇게 유머가 풍부하고 풍자를 잘 하다니 그 또한 존경스럽다.

 

<웃음과 풍자 코드로 읽는 도스토옙스키 단편선>2020년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과 러시아의 문학번역원 협업 프로젝트인 .<5+5> 공동번역 출간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러시아는 나에게 낯설기도 하고 마음으로도 먼 곳이다. 톨스토이는 가까이에 책을 놓고 자주 읽고 있지만 그 외에는 거의 무지하다고 할 수 있다. ‘.러 수교 30주년 기념 프로젝트라는 말이 멋있게 들려서 러시아 문학은 과연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5권 모두 정독을 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러시아 문학 5권을 보면 아는 작가가 도스토옙스키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각 책 별로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발간 순서에 상관없이 어느 책이든지 마음에 드는 책을 먼저 읽어도 될 것 같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도스토옙스키의 단편뿐만 아니라 시도 함께 번역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시를 쓰다니! 왕실을 찬양하는 시가 있다니!

 

[남의 아내와 침대 밑 남편 - 희한한 사건]

- 남의 아내는 누구이고 침대 밑에는 왜 남편이 있었을까? 제목만 보아도 희한한 사건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실제로도 정말 황당한 사건이다. 어떻게 이런 설정이 가능할까 싶었다.

기구한 운명으로 마주치는 두 남자. 그리고 문제의 여인. 그 당시에는 이러한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진 걸까. 뒤쪽에 나오는 강아지 아미쉬카의 일은 나를 너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이야기가 기괴하게 마무리 된다고 할까. 정말로 희한한 사건이었다.

[아홉 통의 편지로 된 소설]

- 다른 특별한 부연설명이 있지는 않고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서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

러시아 문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이름이다. 너무 길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편지 형식이어서 등장인물이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편지를 읽으면서 한 쪽이 계속 변명을 하며 피하고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이런 큰 반전이 있을지는 예상도 못했다. 그리고 물귀신 작전에 너털웃음이 지어졌다.

 

[악어 - 희한한 사건 또는 뜻밖의 장소에서 일어난 뜻밖의 사건]

- 적당히 준수한 외모에 적당히 나이 든 신사가 상점가에서 악어에게 산 채로 흔적도 없이 완전히 삼켜지면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실제 이야기

이 작품은 미완성이라고 한다. 끝을 보면, 오픈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특이하게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에 도스토옙스키는 다른 이야기를 더 쓰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끔찍한 일화]

- 러시아 개혁 시대 관료에 대한 엄중한 풍자로 186211<시대>지에 처음 발표되었다. 본 작품의 러시아어 원문은 1865-1866년에 표도르 스텔로프스키가 출판한 도스토옙프스키 작품집에 수록된 것이다.

단편으로 생각하기에는 분량이 조금 많은 것 같았다. 하지만 내용은 그 당시 관료주의에 대한 풍자도 있겠지만 현 시대에서 우리가 알고 느껴야 하는 그런 이야기이기도 했다.

 

고위 관리에게 대접할 샴페인 한 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려야 했고, 또 한 병을 더 사기 위해 다시금 돈을 구걸해야 했다. 신부의 어머니에겐 그렇게 대접해야 앞으로 사위의 직장 생활과 앞날에 좋을 거라는 말로 설득했다.” _p.266_

 

[우스운 인간의 꿈 - 환상적인 이야기]

- 인생을 마감하려고 하다가 꿈을 꾸고 나서 진리를 깨닫는 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천국을 만들기 위해서 설교를 한다. 맨 마지막 내용이 사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앞의 여러 작품에서 도스토옙스키는 풍자를 많이 해기 때문에 이 또한 마지막이 풍자인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 해석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완전히 반대로 다르게 이해하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100세 노파]

- 한 부인에게서 우연히 마주쳐서 대화를 하게 되었던 노파의 이야기를 듣고, 그 뒷이야기를 꾸며서 결론을 내리는 내용이다. 이야기를 한 저 부인은 도스토옙스키의 부인이라고 한다. 부부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었다. 사랑스런 부부였구나!

 

[]

- 이 책에 있는 시에서도 도스토옙스키의 풍자적인 시각이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러시아의 사회 구조와 역사를 잘 알지 못해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각 시의 아래에 주석으로 시가 쓰여 진 시기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설명이 되어 있어서 조금은 이해가 수훨 했다.


도스토옙스키가 사형 집행 직전까지갔다가 극적으로 살아나고 이후 4년동안 시베리아 유형생활을 했기에 사면을 위해서 왕실을 찬양하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세 편의 시를 쓸 수 밖에 없었다는 배경을 알게 되니 그가 참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를 부끄럽게 여긴 도스토옙스키는 이 시들을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았고 생전에 출판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귀한 세 편을 읽으면 정말 마음으로 우러른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아니었나..? 그때는 정말로 절실하지 않았을까. 삶이 달린 문제였으니.

 

"1854년 유럽의 사태에 대하여" _p.375-380_

"185571일을 기념하여" _p.387-392_

"대환식과 평화조약 체결을 기념하여" _p.399-402_

 

짧고 재미있는 시들도 여럿 있었다. 특히 가족들에게 이야기 내용을 전달하는 시가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에게 시로 원하는 바를 듣는다면 정말 따뜻할 것 같지 않은가?

 

"아이들은 돈이 많이 든다..." _p.345_

"말썽부리지 말아라, 페둘..." _p.371_

 

소설을 구상 할때 메모했던 시도 있고, 소설 속에서 사용된 시도 꽤 많이 있었다. 장편 소설 <악령>13,4,5, 26장에 삽입 되어 있는 시들을 읽었다. <악령>을 읽지 못해서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이 시들이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흐름은 조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을 읽어 봐야겠다.

 

이렇게 다양하게 도스토옙스키를 접했다. 그의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었고 다양한 면도 느낄 수 있었다. 도스토옙스키를 어둠의 작가로만 기억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정말 재미있어서 많이 웃을 수 있고, 그 와중에 생각도 상당히 깊어진다.

 

또한 이 책을 읽고 나서 러시아 문학의 매력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앞으로 읽을 4권의 책을 경험하고 나면 과거와 현재의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더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남은 4권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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