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 제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이시카와 도모타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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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아마도 영웅을 먼저 생각하겠지? 나 또한 배트맨, 슈퍼맨, 엑스맨 등등 수 많은 영웅 시리즈를 보면서 자란 세대이고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중에 하나이니까. 그런데 '그레이맨'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바로 얼마전에 화제가 되었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주인공 '그레이'가 생각났던 것이다. 간략한 책 소개를 보고서도 전혀 다른류의 책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단지 '그레이'라는 글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던 소설. 제목처럼 표지 또한 약간은 암울하고 칙칙해 보이지만 이 책은 세계적인 소설 공모전인 '골든 엘러펀트 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한다. 과연 어떤 매력이 있기에 여러나라의 대표들이 이 작품에 대상을 안겨줬을까?

 

 

첫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유리는 친구의 소개로 성매매 업소에서 일을 하게 된다. 가진것은 수려한 외모뿐인 그녀가 가장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지금 당장 먹고 잘 곳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탑이라는 곳에서 고위 간부층 같아 보이는 손님들을 접대하고 거액을 돈을 받게 된 사유리. 하지만 이상하게도 접대하는 과정에서의 기억은 전혀 없고 깨어보면 몸의 상처와 아픔 뿐이었다. 그러던 중 그곳이 일반 성매매 업소가 아닌 살인을 위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죽음을 직면했을때 나타나 사유리를 구해주는 그레이. 그리고 보석상에서 일하는 삶을 놓기 직전인 료타로의 앞에도 그레이가 나타난다.

 

회색 양복에 회색 구두, 얼굴에는 핏기가 전혀 없지만 눈동자 만큼은 타는 듯한 빛을 띈 '그레이'는 그렇게 버려진 사람, 소외돈 사람, 세상을 놓아 버리는 사람들의 앞에 시기 적절하게 나타나 그들을 구해준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해결해 주고 심지어는 일자리까지 제공한다. 그들은 그레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그가 해결하려고하는 '재분배'를 위해 묻고 따지는 것도 없이 함께 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좀 잔인한 부분도 있고 충격적인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 많은 사건들이 '정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서 더욱 섬뜩했던 것 같다. 요즘 뉴스나 인터넷 기사를 통해서도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잔인한 사건들이 많이 보도가 되고, 복수를 위한 범죄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소설 '그레이맨'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모두 포함이 되어있어 이런 이야기를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암울할 것 만 같은 이야기로 보이지만 '그레이맨'의 흡입력은 정말 대단하다. 읽어 내려 갈 수록 그가 무슨 이유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주고 있는지, 그리고 그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가 궁금해서 더욱 빨리 읽어 내려가게 된다. 사실 그렇게 초중반부의 흐름과 흡입력에 비해서 후반부에 갈 수록 조금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보이기도한다. 그레이 또한 10년전 한 사건의 피해자였고 그러한 복수심으로 지금의 상황과 조직을 만들어 왔던 사실이 밝혀지지만, 그의 10년동안의 구체적 이야기들이나 지금의 조직을 만들기까지 갖춰야하는 경제적, 지식적 등등 많은 측면들에 대해서는 설명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세계적인 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이런 사회적인 부패와 가진자와 가지지 못 한 자, 버려진자와 소외된 자의 이야기들이 어느 한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이는 공통적인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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