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거기쯤이야, 너를 기다리는 곳 - 테오의 여행테라피
테오 글.사진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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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높고 푸른 계절,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 아무일이 없어도 가슴이 설레는 계절.... 가을이 찾아옴과 동시에 그런 가을에 너무 잘 어울리는 '테오'의 신간을 만나게 되었다. 집안의 행사가 많고 거기에 이사, 명절까지 겹겹이 있어 정신없이 보냈던 9월. 그래서 그 좋아하는 책의 향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잠시의 여유조차도 사치스러웠던 9월을 그냥 이렇게 보내기가 아쉬워 읽게 된 이 책으로, 이십여일을 아깝게 흘려보낸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이 되어버린 요즘, 아마도 내게 있어 마음의 치유를 주었던 에세이는 '테오'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하기에 더더욱 반가웠던 그의 책은 봄에 태어나 가을을 타는 나를 달래주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한권의 책에 담겨있는 세계 여러 곳의 모습과 그가 그곳에서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했던 많은 이야기들. 관광여행 책자처럼 그곳을 너무 세세하게 안내하지 않는 그의 간결함이 더욱 빛난다. 많은 시간을 거쳐 경험했을 그곳에서의 생활을 단 몇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담아내며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하자고 제안하는 그의 마음이 너무나 따뜻하다.

 

 

 

반복은 일상을 지치게 만듭니다. 안정되었다는 것. 평화롭다는 것. 그것은 어떤 면에서 볼 때 새로운 방식의 불행입니다. 그 안정의 인질이 되어 당신의 드라마가 희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유지하는 대가로 모험을 포기하는 인행. '나는 행복한가?','이대로도 괜찮을까?' 같은 질문이 가슴을 두드리지만 달리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p21

 

삶이 무거운 이유는 결국 내가 가볍기 때문입니다.

나의 무게가 삶을 지탱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p87

 

 

 

이번 에세이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와 함께 우리 나라의 익숙한 곳들이 교차하여 등장한다. 당장 떠나고 싶지만 여러 여건들이 충족되지 않는 사람들이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배려한게 아닐까?

 

그의 세번째 책을 보면서 '당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조근조근 차분한 목소리를 가졌을 것 같은 테오와 나란히 걸으면 지금, 그 곳에서 내가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육체는 지금 여기 있지만, 내 마음은 이미 그곳에 있었다. 당장 떠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다. 국내 최초의 여행테라피스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관광지를 안내하거나 그곳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등을 풀어낸 글이 아닌, 마음을 치유하고 다독이는 그의 힘이 느껴진다. '테오의 여행테라피'라는 말이 정말 딱 어울리는 듯.

 

언젠가 내게도 아르헨티나의 탱고 마을 '보카'에 갈 수 있는 용기가 선뜻 생기길 바래보며,

그의 이야기들로 인해 이 가을이 내내 즐거워질 것만 같다. 설레임을 가득 안고 살아가 질 것 같다.

 

 

 

새로운 공식.

갖기 위해 달리지 않기.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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