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함부로 애틋하게 _ 권유희 글,권신아 그림

함부로 애틋하게 - 네버 엔딩 스토리
정유희 지음, 권신아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6월

너무나 느낌있는 표지의 책을 품에 안았다. 요즘들어 너무 좋아지고 있는 진노랑 컬러의 속지까지~ 왠지 가슴 한 구석을 설레이게 한다.

정유의, 권신아라는 이름 자체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낯선느낌이 있지만, 책의 첫 머리부터 두사람의 인연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눈빛만봐도 알 수 있는 그런사이, 글을 쓰면 글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 그림을 보고 글을 쓰는... 두 사람의 관계의 매우 소중하고 깊은 것 같았다. 책의 제목처럼 함부로 할 수 있는 막역한 사이이면서도 애틋하게 서로를 그리고 사랑하는 특별한 인연.  작가들의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글이 첫 머리에 있는데 왠지 나와는 다른 차원의 사람들, 다른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 같았다. 나이는 훨씬 많아 보이지만 왠지~ 미혼일 확율이 높을 것 같은~ 쓸데 없는 상상까지 더해본다.

권신아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그녀의 그림들은 상당히 눈에 익숙하다. 다이어리나 블로그 스킨같은 것에서도 인기있을 듯한 그녀의 그림들은, 독특하고 평범해 보이는 것이 없다. 그림을 보고 있지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생각난다. 조금은 사차원적이면서도 덕분에 꿈속에 잠긴듯한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그림들. 그런데 참 아쉽게도 글을 보고는 많은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의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작가의 글이 읽히지도, 이해되지도 않아서 꾸역꾸역 텍스트만 읽어가기 시작했다. 아차! 싶어서 다시 되돌려서 읽고 있으면 다시 반복되는 ㅠㅠ 읽고 느끼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느낌이 있으려고하면 이해가 안가는 문장들이 쑥쑥 튀어나온다.. 아,,,

글과 일러스트가 함께 있어서 그런지 책의 두께와 양도 많은 편이다. 어느 잡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엮어낸 책이라는데 연재하는 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에겐 어려울 지언정 두 작가들은 항상 느낌이 통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인연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건지, 못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우린 왜 이렇게 서로 다르면서
또 왜 이렇게 서로 닮았을까

이글대는 태양폭탄이 천지사방을 후려치는
사막의 핵으로, 너와 함께 간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

너라는 기이한 운명에 명중되어,
앞으로 간다

다시 말하자면,
이건 심장이 시킨 일이다
너에게 좌초된 일 ---「심장이 시킨 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