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네 레시피 - 콩나물무침부터 갈비찜까지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내는 요리 비법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새해들어 우리 가족 건강 좀 제대로 챙겨보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면서, 요즘은 요리책을 자주 찾게 된다. 뭐, 아직까진 요리책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꼭 해보리라!'다짐후엔 도전해본 메뉴는 거의 없지만 말이다. 6-7년전에 보던 요리책과 요즘 요리책을 비교하자면 참 칠절하고 세세하고 소박한 메뉴들이 많다는 점인데, 더불어 은근 간접광고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모든 주부들의 지름신을 부추기고 협찬 효과를 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과거엔 밑반찬, 찌개, 국, 손님초대요리... 이런식으로 나뉘어진 요리책들이 많았고 나또한 종류별로 한권씩은 소장하고 있는 것 같다. 기본반찬이나 자주 해먹는 음식들은 이제 주부8년차인나도 레시피를 보지 않고도 눈대중으로 간을 맞출 수 있지만, 아직은 종종 요리책이나 인터넷 레시피를 참고하고 있다.

 

 

'친정엄마 레시피'는 책의 표지에 책을 써내려간 저자가 따로 없는 특별한 책이었다. 으잉?? '인터넷 뒤져서 이것저것 레시피 모아다가 한권으로 엮어서 출간을 한건가?'하는 별로 중요할 것도 없는 궁금증을 뒤로하고 책을 펼쳤을때 '여타의 요리책과는 차별적인'.. 말그대로 친정엄마와 통화하면서, 또는 옆에서 지도받으면서 요리를 배우는 것 같은 느낌에 금새 홀릭되고 말아버렸다. 아! 이런 요리책 왜 이제야 나온거니~?

 

 

 

 

 

 

물론 책의 서두에 요리에 필요한 조리 도구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른 책과는 다르게 특정 제품을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비싸거나 특이한...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듯한 물건도 없다. 아무리 요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주방에 신혼살림 준비하면서 모두 갖추었을 것 같은 기본도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난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런 기본도구 조차도 없는 불량주부였지만 말이다.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책의 소개에서 언급된 것 처럼, 요리를 하면서 궁금했던 질문들을 딸이 묻고 엄마가 조언해주는 식으로 엮어 냈다는 것, 그리고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 담긴 듣기 좋은 엄마의 잔소리... 우리 엄마는 레시피를 물어보면 뭐든 '대충'알려주시는 경향이 있어서 나는 기본 재료만 확인하고 눈짐작으로 요리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기본재료 또한 자꾸 잊어버리고 말씀안해주셔서(그건 당연히 들어가는 재료니 말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셨다는 엄마의 말씀) 오묘한 맛의 요리가 탄생하는 경우도 종종있었다. 지금은 뭐,, 그래도 저녁상 준비를 내가 뚝딱해도 한끼는 먹고 끝낼정도라 오히려 엄마가 내게 저녁을 부탁하는 일이 많아졌으니, 나도 진정 주부로 거듭나는 것일까?

 

 

 

* 친정엄마의 훈수 p19

 

     콩나물국은 맹물로 끓여야 해. 육수를 내서 끓이면 본연의 구수한 맛이 국물에 제대로 배어들지 않아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어중간한 콩나물국이 된단다. 양념과 콩나물의 맛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처음부터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단시간에 삶듯이 끓이는 것이 포인트야. 소금 간뿐 아니라 다시마, 마늘, 고추 등의 맛이 조화를 이뤄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도 간이 잘 맞지. 끓이는 동안 뚜껑을 열어도 비린 맛이 생길 수 있으니 불에 올리는 순간부터 완성되는 마지막까지 뚜껑을

     닫고 요리하는 것이 중요해.

 

 

 

나도 모르게 '엄마 고마워요'소리가 절로 나온다. 제목이 무색하지 않게 정말 엄마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듣는 것 같은 편안하고 다정다감한 느낌. 와~ 요리책도 이럴 수 있구나. 아마도 이런 문체가 그리워서 더더욱 자주 들춰보게 될 것 같다. 더불어 소개되는 메뉴는 밑반찬부터 국,김치요리까지~ 포괄적이면서도 냉장고만 열면 만들 수 있는 기본재료들로만 대부분 구성이 되어있으니 이 또한 소박한 가정식을 차리는데 더욱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다.

 

 

 

 

내가 자주 하는 밑반찬들도 레시피를 보고 있으니 육수의 사용과 재료를 넣는 순서, 이유들... 많은 것들을 잘 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잘못 알았다고해서 못 먹는 음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 맛있는 밥상'과 직결되는 내용이기때문에 요리책임에도 수많은 표시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달걀찜을 만들때 국물은 항상 생수를 사용했는데 '쇠고기 국물'이나 '멸치 다시마 육수'를 사용한단다.

요건 사실 완전 새로운 발견--;  우유는 뚝배기 달걀찜과는 맛면에서 어울리지 않는다.(나도 느끼해서 싫어한다 ㅋ)

 

 

 

*두부는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두어라. 두부는 어떤 두께로 써느냐가 중요한데,

일단 십자 모양으로 4등분한 다음 다시 3등분해라. 그러면 도톰한 12조각이 된단다. p27

 

아직도 두부를 자를때 '이쁜 모양'을 몰라 헤메고 있는내게 엄마가 친절하게 두부써는 방법부터 알려주신다~♪

 

 

 

* 멸치는 체에 담아 잡티부터 제거래하. 넓은 접시에 키친타월을 2장깔고 위에 멸치를 올려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리는데,

이때 손으로 만져봐서 바삭바삭한 느낌이 나는지 확인하렴.   p83

 

아무것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을 달궈 멸치를 한번 볶아 부스러기도 제거하고 소독의 효과도 누리고 했는데,

가끔은 귀찮을 때가 있었다. 이렇게 간편한 방법도 있다니..

 

 

 

* 책 표지에 지은이가 없어서 궁금했던 차에 요리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진 하단에 요리&레시피를 제공하신 분들의 이름이 보인다. ㅋ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더 다양한 메뉴들이 담겼었다면 진자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메뉴들과 쉬운 방법들, 그러면서도 맛있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마치 엄마와 대화하면서 배우는 것 같아서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보았던 요리책 중 아니, 그동안 보아왔던 요리책중에 가장 으뜸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엄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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