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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이탈리아를 만나라 -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이탈리아 기행 ㅣ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최도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테오의 '당신의 소금사막에 비가 내리면'을 읽고 나서부터 였던가? 여행에세이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아! 아니다, 생각해보니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오소희 자가의 책을 접하면서부터 였던 것 같다. '여행'이라는 것은 생각만해도 설레이고 내가 있는 곳에서 벗어난다는 상상 만으로도 우리를 행복에 빠지게 한다. 이런저런 여건상 '떠날 수 없는 자'들이 여행서를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또다른 환상과 목표를 가슴속에 품게 되는게 아닐까?
나는 국내 여행을 할때도 박물관에 가면 설명을 듣고 보려고 노력하는 성격인데, 그 이유는 그냥 보면 '돌'일지언정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보면 단순한 돌이 아닌 하나의 역사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신랑과 나는 극과극이다. 그런이유에서 언젠가 경주에 여행을 갔을때 상당히 지루해하던 남편은 '아이들이 자라서 학습의 이유로 꼭 와야할 때가 아니면 경주엔 오지 않겠노라'는 이야기를 나에게 했던적이 있다. 그만큼 나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이고,그런면에서 보자면 최도성 작가의 책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여행서를 읽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을 진정 시키려 노력한다. 보통은 유명한 곳, 가봐야 할 곳, 그리고 그곳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아내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도성 작가의 책을 보고 있자면 '알고(준비하고) 떠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나는 이미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를 읽으면서 이를 경험한 바 있고, 그랬기에 그의 신간을 손꼽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 선뜻 떠오르는 이미지는 구두모양의 지도였다. 아직 나도 여행해보지 못 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많은 유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사실 사진을 찍으면 어디든 화보처럼 보일 것 같아서~--;;) 꼭 가보고 싶었던 나라였다. 작가는 이번 이탈리아 여행을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기록했다. 오호~ 르네상스라?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 질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동유럽 편에서도 그랬지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지식이 전혀 없어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요, 재미까지 느끼게 된다. 그렇기에 그곳에 대해서 더욱 궁금해지고 깊게 파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나는 후유증을 남기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이탈리아를 방문하기도 전에 이 책을 품에 안았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가!
베네치아,피렌체,로마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북부와 중부를 누비는 그의 이야기는 이탈리아의 역사와 예술, 인물, 패션 할 것없이 많은 주제를 이야기한다. 유명한 관광지와 맛집,숙박정보등을 원하는 이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설사 그런 정보를 원하고 이 책을 들었다고 해도 실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장담하고 싶다. 저자 또한 사람들이 즐겨찾는 관광지는 물론이요, 눈에 띄지 않아 누구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곳에 대해서도 인물과 문화,역사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관심은 독자들에게 쉼없이 '배움의 즐거움' 또한 안겨주기에 그가 말한대로 '깊지 않은 인문서'의 역할 또한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흔들리는 방울이 졸린 고양이를 눈뜨게 하듯, 호기심은 강렬한 유혹을 부른다.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나의 호기심은 어느 정도 충족되었으나 나는 더욱 격렬한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p43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꿈이 있었다. 아마도 이미 여행을 다녀왔더라면 바쁜 스케줄속에 최대한 많을 곳을 방문하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느라 무엇이 어떤 이유에서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전혀 모른채 그 순간의 즐거움만 느끼고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을 방문하기 전에 이 책을 만났으니 이탈리아를 여행하게 된다면 '관광'에서 벗어나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새로운 시선에서 보고 오랫동안 가슴속에 새기게 될 것같다. 더불어 "이책을 읽음으로써 나의 호기심이 어느정도 충족 되었지만, 이탈리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격렬한 유혹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최도성 작가의 매력이다. 이 커다란 후유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