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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길게 살아온 인생은 아니지만 목숨을 건 열렬한 사랑을 해본 경험이나, 쓰디쓴 이별의 아픔에 대한 기억이 없는 나는 그런 이유로 로맨스를 좋아하는가보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 한 짜릿한 세계, 목숨을 걸어 열렬히 살랑하는 연인,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결국 이루고 마는 대단한 그 사람들. 어린 나이에 한 사람을 알고 오랜 연애끝에 결혼까지 자연스레 골인한 나에겐 이런 내용들이 어쩌면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것 같기도 하다.

 

TV를 보지 않는 나이기에 수 많은 아줌마들이 보는 일일극이나 저녁 드라마 또한 본 적이 없다. 요즘 나오는 내용들이 대부분 막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쩜 유부녀인 내가 보면 정신적으로 별로 도움이 되지 못 하기 때문에 더더욱 끌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를 좋아하고 얼마전 시즌2까지 생겼단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재미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구든 '절대 내 이야기가 되지 않기를, 나에겐 저런 일은 없겠지'하며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가정을 이루고 있는 사람에게 배우자의 '외도'는 겉잡을 수 없는 혼돈이 시작이기 때문이다.

 

독서를 좋아하는 내가 계절을 타거나, 조금은 책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는 항상 '로맨스'를 찾곤한다. 가볍게 읽히는 그런것도 좋지만, 잠시 꿈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소녀시절로 돌아가 설레는 마음을 품을 수 있기에 그덕에 몸도 머릿속도 조금은 환기가 되지 않을까?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얼마전엔 로맨스 소설 카페에도 가입을 했는데, 눈에 자주 보이는 책중에 하나가 바로 '정원의 늪'이었다. 그 당시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인들 사이에서 급~이슈가 된 책을 품에 안고는 없는 시간을 쪼개어 하루만에 읽어 내려갔다.

 

 

 

친구와 만나기 위해 커피숍에 있던 혜린은 우연히 남편이 낯선 여자와 호텔 로비에 들어서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그를 뒷밟아 그와 그녀의 부정한 정사 장면까지 목격하게 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그녀가 정신을 잃고 그렇게 혜린은 민혁을 만나게 된다.

생에 가장 충격적인 그날, 자신의 처량하고 나약한 모습을 들켜버린 혜린. 그녀는 남편과의 이혼을 위해 재취업에 나서게 되고, 증거를 수집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경력을 살려 사보팀에 입사하게 된 그녀의 직장에서 혜린은 민혁을 다시 만나게 된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딸린 이혼녀. 그리고 남편의 배신에 상처를 다 느끼기도 전에 등장한 재벌 민혁. 민혁은 혜린에게 난생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지만 혜린을 민혁을 보면 바람을 피던 남편이 자꾸 떠 오른다...하지만, 어느새 혜린의 마음에도 민혁이 자리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일반 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이나 '너무 없을 법한 이야기'에는 상당히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판타지물 같은 종류를 무조건 싫어한다는 것이 아니고 '트왈시리즈'나 '시크릿 가든'같은 내용은 절대로 있을 순 없는 일이지만 '내 마음속에 강렬히 있길 바라는' 내용이기 때문에 홀릭이 되었었다. '늪'은 읽기전에 평점이 좋은 편이라는 것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약간은 기대를 하고 시작을 했는데, 더불어 19금까지 살짝 더해졌다니 호기심이 급~왕성해질 수 밖에. 하지만 남편의 바람과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되고 곧바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불같은 사랑을 태운다는 것.. 더군다나 7년을 전업주부로 살고 아이까지 하나있는 그런 여자가 대단한 매력으로 다가와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민혁의 모습을 보니 왠지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아무리 갖고 싶을 것을 죄다 가져야 하는 재벌양반이라도 심각하게는 아니라도 한번쯤은 고민해봐야하는게 아닐까? 더불어 아이가 있는 엄마라면 더더욱 이렇게 초고속으로 새아빠를 맞아들이는 일은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내가 애가 있는 엄마라서 그런가..  요즘 아무리 유부녀들이 처녀와 구분이 잘 안되는 세상이라고 해도... 7년차 주부가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을까?? 뭐, 그럴수도 있지. ㅠㅠ

 

물론 상상속에서 만큼은 어떤 이야기든 가능하겠지만 요즘 현실과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의 생생한 스토리가 많다보니 조금은 아쉬움이 없지 않다. 더불어 내심 19세 미만 구독불가라는 문구를 보고 고등학교시절 교과서안에 몰래 숨기고 봤던 할리퀸이 생각났다. 작은 키스신 묘사에서 가슴이 콩닥거렸던... 그런면에서 보자면 나에겐 아직도 할리퀸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그간 봐왔던 성인 로맨스의 묘사는 정말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지면서도 그 행위들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에 당연히 필요한 그런 장면이라 생각했는데, 그녀의 묘사는 왠지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완전 진부하고 뻔한 스토리라면 그냥 확, 그 쪽으로 빠지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랄지... 주인공 둘의 대화체도 딱 내 스타일이 아닌데다가, 이랳다가 저랬다가하는 말투가 친근하기 보다는 그냥 너무 대중없어 보여서 더 공감이 안된 것 같다.

 

여주가 너무나 짧은 시간안에 남편과의 과거를 청산했다는 부분부터 몰입이 안되었던 상황이라 그런지 끝까지 꾸역꾸역 읽어 내려가기는 했지만, 로맨스를 읽으면서 '별로다'생각한데 근간데 벌써 두번째다. 그 첫번째가 '앱설루트'였는데 이 또한 후기가 너무 좋았던 책이기에 내가 취향이 좀 독특한 건지, 아니면 정말 유치찬란하게 할리퀸에만 빠져야하는건지~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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