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의 엄마에게 - 아주 특별한 입양 이야기
이정애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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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TV를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아이를 입양하는 경우를 본다. 실제로 유명한 국내외 공인들이 아이를 입양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보면, 내 자식 하나도 버거운 세상인데 참으로 마음도 넓고 사랑도 넘치는 사람이란 생각과 함께 그 사람이 사물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번도 봉사나 나눔에 대해서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어느 순간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이 눈에 들기 시작했다. 내가 성격이 워낙 유들유들(?)한 부분이 좀 있어서 주머니에 돈을 털어 드리기도 하고 사무실에 내방하는 할머니들의 떡을 팔아드리기도 하고.. 그런건 자신있었는데, 그런 수준을 떠나서 나 한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보탬이된다면 얼마든지 좋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좀 엉뚱하지만 난 강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그리고 아기들도 무척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그런 나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다. 큰 아이를 출산하고는 내 연봉에 후원하는 아이가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뭔지 모를 공허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렇게 신랑몰래 한 재단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아이 한명을 후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년쯤 지난뒤엔 다른 아이 한명을 후원하게 되면서 5년안에 아이들을 직접 만나보리라는 목표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자녀 계획이 딱 한명이었기에, 아이가 조금크고 시간이 지나면 딸아이 한명을 입양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입양수출.. 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내 새끼를 낳아보니 거리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처럼 느껴졌고, 항상 행복하지만 해도 부족한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이 찢어졌다. 자식이 생기니 세상의 모든 아이가 내 자식이 된 것이다.

 

 

이정애 씨는 학원을 운영하는 선생님이면서, 외국어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이자 조교이며, 엄마다. 그녀가 이제 책을 출판하게 되면서 공식적으로 가지게 되는 직업은 다섯 개. 열번의 유산 끝에 두 아들을 얻었지만, 부부는 딸아이를 입양하여 셋째를 맞이하게 된다. 몇개월을 기다려야 아기를 만날 수 있다던 기관의 말과는 다른에 '선생님을 꼭 닮아 다른 곳에 보낼 수 없는 아기'가 그녀의 품에 안기게 된다. 아이의 이름은 민효. 그녀는 가슴으로 낳은 민효를 얻음으로써 마음, 몸가짐이 사뭇 달라지고 정말 사랑이 넘치는 엄마가 되어간다. 더불어 남편과 두 아들까지 민효로 인해 세상 어느 곳 보다 밝고 따뜻한 집이 되어간다.

 

이 책은 어디선가 민효를 그리워 하고 있을 민효의 엄마에게 쓰는 편지이자, 민효에게 하는 엄마의 고백이다.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에게 '입양'이라는 제도와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고 있다.  같은 엄마의 마음 만으로도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리기도 했지만, 나도 모르게 흐르는 주책없는 눈물을 참느라고 이를 꾹 물기를 몇번 해야했다. 그녀는 이야기한다. 입양을 원하는 수 많은 사람들도 마치 애견 센터에서 키울 애완동물을 고르듯 아이를 골라간다고. 혈액형이나 성별, 개인적 취향에 따라 걸러져 입양이 되고, 못생겼거나 키가 작아서, 혹은 여느 아기와 다른 특징때문에 평범하게 자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아기들이 많다고... 그리고 우리 나라 입양제도는 간단한 조건외에 특별히 까다로운 규제가 없는데 외국의 그것과 비교하니 창피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그녀 또한 아들이 둘 있어서 아들은 입양 할 수 없다는 조건을 걸고 딸 아이를 입양했다. 주말에만 볼 수 밖에 없는 바쁜 일상속에 아이를 입양하고 정성과 노력을 다한다. 책을 읽는 도중  이 모든것이 엄마인 저자를 위해서 만들어진 상황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일하고 공부하느라 지치고 피폐한 몸과 마음을, 아들과는 다른 애교넘치는 딸 덕분에 피로를 풀면서 삶의 이유와 목적을 그렇게 이야기 한다.

 

그녀는 입양이 대단한 일이 아니길 바라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기에 대단한 것이 맞다. 더불어 둘째가 6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입양이 결정되고 난 후에 마른젖에서 수유를 할 정도의 젖을 만드는 노력까지 하는 정도이니 정말 민효에게 만큼은 끔찍한 엄마가 아닐 수 없다. 프로 작가가 아닌 저자의 글은 상당수 중복되는 내용도 있고, 민효의 친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느순간 자신의 과거사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서 자전적 책의 내용을 상당수 보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민효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쳐 흐른다.

 

 


아이들 입에 들어갈 음식과 아이들에게 입힐 옷가지, 아이들이 볼 책을 살 때는 돈을 쓰면서도 행복합니다. 젊을 때는 내게 투자하는 게 중요했는데 아이를 키울수록 변해 갑니다. 아직 다른 엄마들처럼 나를 희생함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과 내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삶을 꿈꿉니다. 내 삶의 목표와 아이 셋을 양육하는 일, 부모로서 역할과 나의 자아 발전을 위한 노력이 잘 맞물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합니다.   p83

 

 

 

얼마전 시청했었던 MBC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시청하면서 '길러준 부모와 낳아준 부모'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도 했었다. 더불어 내가 저런 상황이라는 어떤 마음으로 사건을 정리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낳아준 정도 크지만, 길러준 사랑과 정은 정말 무시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물며 재미로 보는 가상의 이야기로 그려진 TV를 보면서도 끝나는 내내 많은 생각들을 했었는데, 실제로 입양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있지나 더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내 딸의 엄마에게'는 한 가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았지만, 단순히 그 가정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입양제도와 사람들의 편견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든 민효네 가족이야기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입양'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진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눈물 없인 읽지 못 하는 '내 딸이 엄마에게'를 통해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고 있는 내 아이들에게 다시한번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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