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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이정은 옮김 / 나무수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가 되는 법"
부모라면 귀가 솔깃한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공부 잘하는 아이라...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가지기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공부에 대한 나의 생각은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즐길 수 있는 아이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마저도 아이가 공부에 관심이 없다면 서로 스트레스 받으며 억지로 시키지 말자는 것이다. 3녀중 둘째로 태어났던 나는 학창시절 한번도 공부해라,숙제해라하는 잔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없다. 첫아이와 막내아이에게 관심을 쏟았던 덕분에(?) 그랬었고 자연스레 관심받지 못했던 나는 그냥 스스로 숙제하고 공부하는 알아서 하는 아이가 되었고 반대로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신랑은 학창시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났다'고 표현할 만큼 사교육없이도 어려운 환경에서 명문대에 들어가고 출세를 하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또 그렇지도 못 하다.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가정에서 그만큼 자연스런 노출이 많이 되다보니 돈있는 집의 아이들이 좋은 곳 좋은자리를 차지하거나 우등생인 경우가 많다. 앞서 나의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 학원한번 제대로 다녀보지 못했고 잔소리 또한 들어본적이 없는 나였기에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참 좋은 결과였다고 볼수 있겠지만 많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누구도 나에게 '공부를 해야한다거나, 공부를 하려면 도서관을 가야한다거나,책을 사준다거나'하는 식의 조언과 잔소리를 해준적이 없어서 공부를 해야하는 환경이 일찍 형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담삼아 지금도 가족끼리 아마도 나에게 누군가 공부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주거나 방법을 일찍 알려줬더라면 하버드 학원(?) ㅋㅋㅋ쯤은 갔을거라고 농담들을 하니까. 더불어 요즘 TV에서 자주 나오는 영재라든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보면 가정환경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자녀의 양육과 교육을 전적으로 엄마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동등하게 관심을 갖고 대해주고 그 아이들의 집은 온 집안이 책으로 덮여있을 만큼의 환경들을 갖추고 있다. 주말이면 다 함께 체험학습을 떠나고 집안에서도 독서,공부,토론,체험활동들이 골고루 이루어지는 환경들을 갖추고 있다.
일단 '공부 잘하는 아이의 집'은 공부를 잘 하는 아이의 집의 일상을 그린 그런 뻔한 책이 아니다. 나 또한 그런 책이었다면 관심에도 없었을 것이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기를 원하기보다 부모로써 원망(?)을 듣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환경쯤은 구성해줘야 한다고 잠깐 생각했었으니까. 더불어 나에게 그런환경이 주어지지 못했던것에 굉장한 아쉬움을 갖고 있기때문에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고나 할까.
저자 가게야마 히데오는 20년이상 초등학교 교사로 지내면서 많은 아이와 그들의 가정을 방문해본 결과 가정 환경이 아이의 공부 습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이의 학력은 집의 호화로움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집에서의 '생활태도'로 결정됩니다' 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는 참 많이 게으르고 부끄러운 엄마라는 것을 느낀다. 한 가정에 방문해서 현관의 모습만 보더라도 그 집안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집 현관이 엉망인 것을 보니 저자의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집 현관은 엉망, 집안도 아무리 정리하고 정리해도 엉망... '집은 사는 사람의 삶과 가치관을 여실히 드러낸다'는데 그럼 내 삶도 가치관도 이렇게 혼란스러운 것일까?
책은 <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집', '생활태도','가족'>의 총 3 PART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분량도 많지 않기 때문에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도 있지만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는 집'에서는 집안의 각 공간의 효과적인 인테리어 방법에 대해서도 실제로 그림으로 그려져있어 신선한 느낌도 들고 쉽게 이해도 간다. 저자는 실제로 이런 방법들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적용하면서 테스트 해보았다고 한다. 물론 만족스러운 인테리어를 하려면 상당한 공간도 필요하겠지만 책을 참고 한다면 돈을 특별히 들이지 않고도 가구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아이의 학력을 높이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 파트가 끝날때마다 파트의 내용이 한장으로 요약정리가 되어있어서 따로 메모를 하면서 읽는 번거로움도 없다. 물론 학력을 높인다는 것이 조건 성적이 잘 나오는 우등생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부모라면 최소한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찾고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자기 밥그릇 가지고 태어나는' 그런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까...
책 읽기뿐 아니라 아이에게 다양한 씨앗을 뿌려 주자. 내 경험에서 보면 아이에게 뿌려진 씨앗은 모두 싹을 틔운다.
그리고 아이는 몇몇싹 가운데 스스로 하나를 골라서 키운다. P 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