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심리학 - 유치원, 초등학교 1,319명의 아이들이 들려주는 "행복에 대하여"
안톤 부헤르 지음, 송안정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제목만 보고도 지금의 내가 꼭 읽어야 할 지침서라고 생각했던 책. 나는 지금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보육교사 자격취득을 함께 하기 위해서 유아,아동과 관련한 과목도 함께 공부중에 있다. 더불어 5세의 딸이 있고 뱃속에 둘째도 무럭무럭자라고 있으니 이 책이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자랑이라기 보다 주변의 시선과 가족들의 평가로 미루어 보아 나는 그다지 '나쁜 엄마'는 아니다. 첫 아이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습관적으로 나누던 대화를 지금까지 하고 있고 장난감보다는 책을 선호하는 아이를 위해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한권한권 정성껏 책을 읽어주고 그날 그날의 일과는 아이와 상의해서 하고 싶은 활동 위주로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내가 집에서 살림을 하던 전업주부도 아니었고 별보고 출근해서 별보고 퇴근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아이의 시선에서 함께 하고자 노력했다. 주말엔 짧은 여행이라도 꼭 함께 다녔고 지역에서 열리는 체험행사는 모두 출동~ 물론 신랑이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덕분인지 아이는 여러면에서 발달과 생각이 빨랐고 호기심도 왕성하다. 떼부리는 일도 거의 없고 그렇다고 한들 대부분은 대화로 해결이 가능할 지경이니까. 겨우 5살이지만 아직까지는 잘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도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둘째는 전업주부로써 내가 100%양육을 해야하는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에 첫째보다 오히려 내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말 못하는 신생아 시절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그 길고 어려운 시간들 속에서 어떻게 아이의 행복을 찾아줄 수 있을까?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할 때 행복할까?

 

이 책은 작가가 1,300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행복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렇게만 보더라도 수 많은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서 내 자녀의 행복을 찾을 수 많은 방법을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팍팍 차오른다. 더불어 어쩌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자녀의 행복을 찾아야하는 시대가 되었는지 조금은 울적해지기까지 한다.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점을 주어야할지 고민할 정도로 책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서평을 쓰기전에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다른분들의 서평을 보았는데, 너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사람의 '생각의 차이'가 판이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 1장 행복이란 무엇인가? / 2장 긍정적 정서들, 기쁨과 행복의 발달 / 3장 아이들이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다 / 4장 행복을 위한 교육은 가능한가? >라는 주제로 구성이 되어있다. 목차에서 느껴지듯이 조금은 이론적일 것 같고 딱딱한 느낌이 살짝 든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야기 한다니 그런 걱정은 하지말자~하고 책장을 넘겼다가 책의 반절에 가까운 이야기가 거의 이론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있어서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은 내 기대와는 다르게 이론적이고 통계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꺼내 놓는다. 더불어 누구인지도 모르는 연구자들의 이름이 계속적으로 나열되면서 딱딱함이 조금은 더 느껴졌다. 물론 내가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기에 상당수의 연구내용을 들어본 탓도 있겠지만 그들을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흥미있게 읽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결론적인 이야기는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와 더불어 <아이들은 특별한 조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정도가 될까? 내가 생각하는 행복을 느끼는 기준들이 책에 나열되어 있었다. 새로운 깨달음이라기 보다 이미 나는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생활에서 많이 행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정리였기때문에 조금은 더 지루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도 실천하기가 어려워서이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내용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만약 이론적인 내용이거나 연구결과에 의한것이 아니고 순수한 아이들의 인터뷰나 대표적인 아이들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갔다면 조금은 더 친근하게 다가왔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어른들은 새로운 유년기의 행복을 믿지 않는다. 행복에 대해, 특히 아이들의 행복을 판단할 때 항상 자신의 유년 시절 추억을 떠올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행복은 아이들에게도 주관적인 어떤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자신이 유년 시절에 느꼈던 행복함을 요즘 아이들에게도 추천할만한 행복으로 판단하고 적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행복을 증진하려는 교육이라면 강요된 행복을(이것은 종종 치밀하게 일어나고 대부분 좋은 것으로 생각되지만) 단념해야 한다.                 p 28

 

 

과욕하지 마라. 예를들어 푼토에서 포르쉐로 바꿔야 한다고 욕심 부리지 마라. 우리가 포르쉐에 익숙해지면 이미 레라리를 겨누게 된다. 이것은 행복을 줄인다.

" 스물한 살에 나의 기대들은 0으로 줄었다. 그 후로는 온통 얻는 것 뿐이다. "                               P 40~41

 

 

중요한 건 단순히 아이들과 함께 보낸 시간의 양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의 질, 서로 간의 충실도, 집약성, 강렬함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차츰 나이를 먹을수록 엄마 아빠와 함께 수영장에 가도 예전만큼 행복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부모와 함께 가는 것을 주저하거나 또는 자기 친구들을 동반할 수 있을때만 함께 가려고 하는 시기가 곧 오게된다.  한 가지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한다. 우리 아들딸들의 유년기는 빨리 지나가버린다. 특히 우리가 그 시절을 다시금 돌리고 싶어 할 때 아이들은 이미 자라있다.              p138

 

 

 

대부분의 부모들이 알고 있겠지만 아이들은 용돈을 많이 주는 것이나 장난감을 많이 사주는 것 보다는 부모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속에서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 나 또한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내 시간이 적다는 것에 조금은 아쉬워하면서도 아이가오면 아직도 만지고 안고 이야기하는 즐거움에 살고 있으니까. 맞벌이를 하면서 주변에서 두가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 아직 엄마손이 많이 갈때는 돈도 좋지만 집에서 아이를 보는게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이다.","나중에 학교 보내고나면 엄마랑 보내려고도 안할텐데 그때는 직장구하기가 어려우니 몇년 힘들어도 계속 다녀야한다." 어떤게 정답일까? 사람의 생각의 기준에 따라서 틀리겠지만 물론 맞벌이를 유지하는 것이 물질적으로 훨씬 풍요롭다. 그렇다면 질적인 면에서는 아이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줄 가능성도 훨씬 높다. 후자처럼 다면 몇년간의 어려운 시간을 극복하면 어차피 아이들은 부모를 찾지 않는 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틀렸다고 말할 것이다.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발달은 유아기에 거의 완성이 되고 성장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게 되겠지만 기본적인 성장을 끝낸 내 아이의 정서는 인생 전반에 걸쳐서 작용을 할테니까. 고로 유년시절 겪었던 행복의 기억이나 그로 인해 아이의 정서적, 성격적인 부분이 발달한다면 과감하게 아이에게 그 시간을 투자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짧은 몇년의 시간조차 아이와 공감할 수 없다면...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 가진 엄마가 직장을 그만둬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연구결과에서도 나왔지만 맞벌이든 전업주부든 아이들의 느끼의 행복의 양은 차이가 없다. 다만 얼마나 질적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을 즐기는지가 관건이다.

 

 

 

'어떤' 부모의 자녀는 더 행복할까? 미국 버클리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다이애나 바움린드는 '권위적인'('권위죽의적인'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양육 태도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p 254

 

* 아이들에게 이유를 들어 설명한 규칙들(아이들도 함께 의논하고 결정한다)을 지킬 것을 분명하게 요구한다.

* 분명한 지침을 제시한다.

* 전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

* 자녀에게 관심이 매우 많다.

* 자녀를 격려하고 칭찬한다.

 

 

 

위의 기준으로 본다면 다행히도  나는 아이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어떤'부모에 해당된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를 더 행복하게 만드는 조건은 그리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만 앞서고 행동이 되지 않는 '다이어트'같다고 할까? 한꺼번에 변하려하지 않고 한번에 하나씩 바뀌다보면 다른 하나의 조건이 또 바뀌어 있을 것이다. 12년간 다니던 직장을 아이의 유치원 입학과 함께 과감하게 그만두고 육아에 조금은 더 신경을 쓰면서 '60분부모,영재의 비법'등의 프로그램을 가끔 시청하게 되는데, 실질적인 적용면에서는 그런 프로그램들이 책보다는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목과는 다르게 너무 이론적이로 지루했기에 아쉬움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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