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야 (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20대가 정말 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작가 전아리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작가 전아리. 청소년 문학쪽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서 인지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처음 접한 나에게는 신인작가와 다름없는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너무 상큼 발랄한 책의 표지를 보고 있자니~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그림과 제목에서 오는 느낌은 '30대인 내가 몰입해서 읽을 수 있을까?'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갖게도 만들었다.

 

 

 


 

특별한 재주도 없고 가진것도 없는 계약직 직원 정운은 29살의 나이에 요즘 사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기 주장도 없는 아가씨다.

그렇다할 연애상대도 없고 최근의 연애라곤 속아서 만났던 유부남.. 이렇듯 재미있는 사건한번 일어나지 않는 그녀의 메마른 일상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 있을때 그녀는 10대 소녀처럼 아이돌그룹에 마음을 빼앗긴다. 일상의 새로운 활력소가 된 그룹 '시리우스'를 통해 그녀는 조금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그런 경험을 통해 새로운 친구들도 얻게 된다. 물론 연애상대까지.

처음만난 그녀에게 호감을 품는 우연과 나쁜남자 형민, 그리고 맹랑한 고등학생 주희~

정운의 일상은 이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과 사건의 연속으로 이어지고 자신의 삶에 소극적인 그녀도 '확실한 행복'을 위해 한걸음씩

나가게 되는데...


 



 

 

청소년 문학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가가 20대가 하고 싶은 말들을 정말 잘 그려냈을까?

첫 대면하는 작가의 작품인 만큼 난 작품의 내용보다 작가를 조금은 더 살피게 된 것 같다.

이미 20대의 시간을 다 보내고 30대의 초반에 들어선 나. 나 또한 주인공 정운처럼 나의 20대를 직장생활로 꼬박 보내긴했지만 왠지 이 스토리는 '현재'가 싯점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사람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소극적인 정운. 그녀는 목표도 자신감도 욕심도 없는 너무나 소극적인 케릭터다. 10년전쯤 이야기를 꺼냈다면 어쩜 이 작품에서 그리는 직장의 모습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정운의 사무실 분위기를 찾기란 힘이들지도 모르겠다. 작품을 계속 접하면서 무엇보다 크게 느꼈던 점은 역시 '경험이란 것을 무시할 수는 없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성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접할때면 정말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인지 소설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의 체감을 느끼곤 하는데,, 이미 20대의 방황과 사회생활,갈등을 겪은 나에게..아니 나뿐 아니라 이런 경험들을 마친 사람들이라면 '팬이야'를 피부로 느끼면서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대중반에 들어서는 작가의 상상력에 기인한 소설. 그래서 조금은 시대와 뒤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 그런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로맨스를 매우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주인공들의 밀고 당기는 연애담과 나쁜남자 형민의 캐릭터는 가히 사랑할 만 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의 인연과 형민의 등장으로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살피고 표현하게 되는 정운의 모습. 그리고 아직은 사랑에 서투른 그들이 그려내는 설레이는 로맨스는 '책의 주제를 딱 이 스토리에 맞췄다면~'하는 바램이 들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소설이라고 해도 단순한 상상력만으로 책을 써내려가기엔 독자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리하여 청소년문학에서 좋은 위치에 있던 작가이지만 성인독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조금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책의 표지에 있는 문구처럼 과연 몇명의 독자가 '팬이야'를 통해 '사랑스러운 나'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

 

 

 

이렇다 할 꿈도 목표도 없다. 남들처럼 일에 대한 욕심이나 야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도 찾지 못했다. 자주 만나 허물없이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도 없다. 그리고 이제 유일하게 희망을 걸었던 사랑마저 끝이 났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며 삵 있는 걸까. 이제껏 삶을 뒤집어엎을 만한 어떠한 모험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무언가를 잃을까 봐 두려워서, 라고 둘러대곤 했지만 스물아홉이 된 지금에 와서 두 손을 들여다보니 딱히 잃을 만한 것도 없다. 생각해 보면 모험의 부재가 문제였던 것 같기도 하다. 내 삶에는 열정의 증거가 없었다.                         < P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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