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요란 푸른아파트 문지아이들 96
김려령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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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요란 푸른아파트

  완득이로 알게 된 김려령 작가의 어린이 책이 나왔다니 기대가 되었다. 선이 굵은 캐릭터와 현실적인 언어 감각에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속도감이 즐거웠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만의 유머 감각이나 서민들에 눈높이를 맞춘 따뜻한 시선이 행복한 이유도 있었다.

  표지를 보며 막연히 푸른 아파트에서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책 제목에 등장한 푸른 아파트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의인화되어 등장한다. 지금은 지어진 지 40년이 넘어 재건축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금도 가고 문짝도 흔들리는 한물 간 아파트가 되버렸지만 40년의 세월 속에는 그들이 지켜준 사람들이 있다.

p65

 “집도 죽은 집이 있고, 살아 있는 집이 있어야. 요 아파트는 살아 있는 집이여. 한 번도 사람이 빈 적이 없었다니께. 집은 사람을 보듬어 주고, 사람은 집을 보듬어 주면서 같이 사는 거여.

  엄마 아빠가 덜커덩 맡겨 놓고 간 기동이는 낯선 푸른 아파트에서의 삶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친구들보다 나이도 한 살 많아 학교생활도 녹녹치 않다. 폭력 학생으로 오해받는 어려움을 겪고 동네 아줌마들에게도 가정환경의 이유로 비뚤어진 시선을 받기도 한다.

  아파트 벽에 낙서만 하고 다니는 개구쟁이같지만 새끼를 가진 도둑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줄 만큼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기동에게도 꿈이 있다. 귀신이 나온다는 4동의 미스테리 만화가 아저씨와 만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하는 모습을 보면 작가가 말하려는 따뜻한 메시지가 전해져 온다.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은 세상이 만화가 아저씨에겐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모험이 있고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가슴 따뜻한 만화를 그리겠다는 기동이의 꿈은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아저씨는 기동이로부터 힘을 얻고 있었고 기동이는 부모로부터는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랑을 할머니로부터 전해 받으며 또 푸른 아파트의 이웃 아저씨로부터 꿈을 키우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푸른 아파트도 결국 재건축 허가를 얻고 사람들을 모두 떠나 보내게 된다. 기동 할머니는 이사를 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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