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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ㅣ 저녁달 클래식 7
알베르 카뮈 지음, 김경일 기획 / 저녁달 / 2026년 8월
평점 :
저녁달 출판사에서 출간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김경일 심리학 교수의 해제와 함께 읽을 수 있었다.
심리학자의 시선으로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에 따른 반응과
감정 표출을 세밀하게 짚어준다.
덕분에 인물의 행동을 단순히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보다 인간의 감정을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방인》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다양한 해설과 서평이 존재한다.
뫼르소의 무관심, 타인의 평가,
나라는 존재에 대한 실존적 고찰, 그리고 죽음에 대한 사유.
나 또한 이러한 주제들을 생각하며 책을 읽었지만,
유독 1부와 2부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태양,
햇빛에서 뫼르소가 느끼는 감정과
반복해서 표현하는 ‘덥다’라는 감각에 시선이 머물렀다.☀️
"열기가 점점 내 뺨을 태우기 시작했고, 눈썹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그때처럼 특히 이마가 아팠고, 피부 아래에서는 모든 혈관이 한꺼번에 뛰는 듯했다."
알제리의 뜨거운 기후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1부에서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던 강렬한 태양은
2부에 이르러 뫼르소를 둘러싼 답답한 열기로 바뀐다.
1부에서 뫼르소는 태양 아래에서 자연을 느낀다.
그러나 2부에서는 그를 둘러싼 열기가 실내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예비판사의 집무실은 물론 재판장에서도 더위는 계속되고,
부채질하는 방청객들의 모습까지 등장한다.
뫼르소를 둘러싼 환경과 인물들도 살펴보게 된다.
레몽과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뫼르소가 겪은 불행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여러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사건이
그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런데 재판이 진행될수록 사건 자체보다 뫼르소의 과거 행적과
주변 사람들의 증언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살해 동기와 사건의 본질을 살펴야 할 자리에서
판사와 변호사가 서로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한 게임을 벌인다.
아랍인의 죽음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뫼르소라는 인간을 어떤 사람으로 규정할 것인지가 중요해 보였다.
뫼르소는 감정이 없는 인물로 몰아붙이면서도,
그들은 정작 증인석에 선 타인의 감정에는 얼마나 무관심한가.
마리가 법정에서 겪은 수치심 혹은 곤란함 따위는 고려되지 않았다.
그녀가 뫼르소의 연인이었다는 사실과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이 판단의 근거로 작용할 뿐이었다.
그들이 말하는 정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하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사람‘에 대한 배려는 빠져 있었다.
뫼르소에게 더위란 기후적 배경을 넘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느끼는 방식이었다.
뜨거운 태양에 이끌린 살인부터 숨이 막히는 재판장의 공기까지,
더위는 그의 삶을 따라다녔다.
반면 이야기의 끝에서 사제와 격렬하게 대립한 뒤
뫼르소가 느끼는 시원한 해방감에도 주목했다.
타인이 정해놓은 감정의 기준과 삶의 의미를
받아들이라는 요구에 더는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몹시 후련해 보였다.
마지막의 시원함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신에게 귀의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며
타인이 정해놓은 삶의 의미에서 벗어난 순간을 상징하는 듯했다.
《이방인》을 읽으며 한 사람의 감정을 하나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했다.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사람에게 감정이 없다고 선을 긋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고 말할 때,
그 사람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는 감정의 사회적 기준에 나를 맞추고 있는 것일까.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모두에게 똑같이 빛나지만,
그 빛을 마주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햇살이지만 누구에게는 피할 곳 없는 강한 열기가 된다.
뫼르소가 마주한 태양의 빛은 점점 뜨거워지기만 하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시선은 더 차가워져 갔다.
살인자에 대한 옹호도 용서도 없다.
죄를 인정한 한 사람만 남아 있었다.
🚀인스타 우주 @woojoos_story 진행 및
@eveningmoon_book 출판사의 도서 협찬으로
단체톡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