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이란 무엇인가 - 노동 멸시의 역사를 넘어 노동 민주주의로 ㅣ 박홍규의 사상사 3
박홍규 지음 / 들녘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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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라디오에서 자주 들려오는 소연의 ‘퇴사할게여’ 노래를 흥얼거리다 
사람들이 이 노래에 빠진 이유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3대 욕구가 존재한다는데, 
여기에 ‘퇴사 욕구’를 하나 더해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는 퇴사를 꿈꾼다.😂

그런 마음에서 《노동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내가 발견한 ‘노동’의 의미와 가치를 따라가 보았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노동할 수 없는 인간이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단순히 소득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존엄과 사회 안에서의 자리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노동의 현실을 생각하던 중,
 며칠 전 <생방송 오늘의 아침>에서 프랑스 기업들이 
병가 중인 직원의 이중 취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설탐정을 고용한다는 내용을 보았다.

기업도 이해가 되지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병가 제도가 
오히려 노동자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이 씁쓸했다. 

노동의 권리와 책임, 
그리고 ‘게으름’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까지 생각하게 만든 사례였다.

그렇다면 사회가 인정하는 ‘노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침착맨 유튜브에 등장해 ‘빠뜨롱, 사장 나오라 해’라는 말로
 주목받았던 정일영 교수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30년 동안 시간강사로 지내며 
강의와 저술 활동을 이어온 그가
 2026년 인하대학교 초빙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소식은 
오랜 시간 노동해 왔음에도 
사회가 인정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의 기준에서는 
비껴나 있었던 한 사람의 사례를 보여준다.

흔히 ‘노동자’라고 하면 땀을 흘리며 
고된 일을 하는 공장 노동자를 떠올리고, 
직장에서는 ‘사람을 쓴다’라는 표현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

책을 읽으면서 노동과 노동자라는 단어에 
특정한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그 의미가 좁아진 현실이 눈에 들어왔다.

🔗스토아학파의 고대 노동관
"'그들은 노예다'라고 사람들은 선언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인간입니다. '노예들!' 아닙니다. 동무들입니다."

세네카가 바라본 노예의 모습은 역설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그는 노예를 잘 대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노예제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고, 
그들을 어르고 달래는 방식으로 질서를 유지하는 전략을 이야기했다.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직업의 귀천을 나누고, 
어떤 노동은 더 가치 있고 어떤 노동은 낮다고 여기는 시선은
 여전히 남아 있어 착잡했다.

🏴‍☠️해적선의 평등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을 
실제 모티프로 한 역사적 인물 존 래컴을 언급하며, 

해적선 안에는 나름의 민주주의적 헌법과 합의 조항, 
견제와 균형, 평등주의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가 존재했다고 한다.

육지에서는 노예제가 당연시되던 시대, 
바다 위의 해적선은 놀랍게도 민주주의와 평등주의라는 
선진적인 질서를 구축하고 있었다. 

잔혹한 무법자로만 기억되던 해적이 보여준 반전 모습을 통해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 불리던 고대 학자들조차
 벗어나지 못했던 노예제라는 시대적 한계를 새롭게 돌아보게 만든다.

바퀴없는 바퀴=시계🕰️
19C 서양 예술의 노동관을 다룬 부분에서 
영국의 윌리엄 블레이크가 말한 
‘바퀴 없는 바퀴’라는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경쟁으로 가동되는 공장에서 시계가 
노동자의 시간을 통제하고 구속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설명도 흥미로웠다.

노동은 생계를 유지하는 행위를 넘어 
삶의 기본 구조를 이루고 인간의 존재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동을 삶과 인간의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본 블레이크의 생각에 공감했다.

그래서 노동이란?👀
인간에게 노동은 생존과 떼어놓기 어려운 행위다. 
인간은 노동을 통해 먹고 입고 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다. 

책 속, 동양과 서양의 사상가와 예술가들을 따라 
노동의 의미를 살펴보면서, 노동의 가치를 직업의 형태나
 사회적 지위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닿았다.

경제적 이익과 인간의 가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부터 
복지와 직업에 대한 편견까지, 
노동을 둘러싼 쟁점은 시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니, 사무 노동자니 하는 구별 자체가 웃기는 것, 
어쨌든 우리 모두 노동자임에 틀림없습니다.” p.49

노동의 종류와 가치를 줄 세우는 일은 아무런 힘을 갖지 못한다.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노동한다.

퇴사를 꿈꾸는 마음과 별개로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운 삶이라면, 
이제 중요한 것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본 도서를 들녁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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