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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로 가는 수학교실 1 - 기초 수학 -상 ㅣ 상위 5% 총서 5
김창호.김승국 외 지음, 백명식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상위 5%총서'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수학을 주제로 하되,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넓은 분야의 과학 교양과 역사, 예술까지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야를 염두에 두고 집필하였음을 명심하고 읽어야 한다.
자칫 기존에 봐왔던 수학만을 위한 수학책인 줄 알고 책장을 펼쳤다간 당황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간행사부터 '내가 과학책을 보는 거야? 수학책을 보는 거야?'하고는 겉표지를 한 번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했으니......ㅎㅎㅎ
과학의 한 분야든, 수학 자체만의 고유 분야든 통합적 사고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요즘 시대이니만큼 수학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재미를 더해 준다.
예를 들어 집합에 대해 소개한 본문 29쪽을 보면,
'호그와트에는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래번클로, 후플푸프 등 4개의 기숙사가 있다. 집합으로 말하자면 호그와트라는 커다란 집합 안에 4개의 집합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각 기숙사 집합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배정된 학생들과 그 학생들을 가르치고 관리하는 사감 교수로 이루어져 있다.....그런데 여기서 집합을 얘기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일상생활이나 소설에서 나타나는 집합(모임)은 수학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분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수학에서는 이렇게 모호한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그리핀도르의 학생을 분류할 때 '용감한 학생의 모임'보다 '사자를 상징으로 삼고 빨간색 옷을 입은 학생들의 모임'이라고 하는 것이 수학에서 말하는 집합에 가깝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동화나 소설에서도 집합을 만날 수 있음을 초대형 베스트셀러였던 <해리포터>로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수학의 기초 개념인 제곱과 세제곱, 집합, 기수법, 함수, 소수, 정수와 소수, 근사값과 오차, 정비례와 반비례, 숫자'0', 방정식, 음수의 계산법, 부등식, 경우의 수, 마법의 수, 좌우대칭 등의 모든 수학 용어들을 전문가이면서 현장 교육가인 과학고 교사들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썼다는 것은 현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한 실질도서란 믿음을 준다.
또한 '확장교양'과 ' You Know What?'이란 꼭지를 두어 본문 내용과 관련되는폭넓은 지식이나 정보, 알려지지 않은 흥미로운 이야기나 역사적인 사건 등을 소개함으로써 그야말로 수학에서 영역을 넓혀 다양한 곳으로 시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런 통합적 학습을 위한 노력은 본문에 나오는 어려운 용어나 수학 이론을 왼쪽 또는 오른쪽 여백에 따로 포인트를 두어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하고, 수학자 노트를 통해 수학자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소개함으로써 이해를 돕는 세심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 특별부록으로 <논술로 다시 읽는 기초수학(상)>을 수록하여 책에서 다룬 주제들을 통합적으로 묶어 독자를 고려하며 글쓰는 방법과 비유 방식으로 설명하기, 좋은 논술의 조건 등을 제시한다.
'수학을 왜 배워야 하냐고?, 수학을 정말로 잘 하고 싶다면, 박지성 선수의 수학 실력은?'이라는 귀가 솔깃해지는 세 마당의 제목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논술 문제 2문항을 차근차근 이해하도록 설명해 나간다.
결국 다양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논술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까지를 책임진 알찬 구성이다.
그저 계산을 빠르게 한다든지, 전개도만 보고도 어떤 도형인지 척척 알아맞춘다든지, 퍼즐을 너무나 쉽게 풀어서 입이 쩍 벌어지게 하는 것만이 수학을 잘 하는 아이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조금은 느리더라도 오랫동안 그 문제를 보고 곰곰이 생각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낸다면,
그 아이야말로 진정 상위 5%에 들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아이가 아닐까?
수학공부를 하면서 12간지와 띠, 삼천 갑자 동방삭이 뭔지를 안다면,,,,
지루한 연산으로 지끈지끈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목으로 수학이 다가올 것 같다.
참으로 바람직한 수학도서의 출간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