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교문을 바꿨어요! -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아이들 내가 바꾸는 세상 8
배성호 지음, 김지하 그림 / 초록개구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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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여 결국 교문을 새로 지은 어린이들!

학생 자치가 강조되는 요즘 현실에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서울 삼양초 친구들이 4년에 걸쳐 교문을 직접 디자인한 이야기를 동화로 담아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교문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그 역사를 남기기 위해서 책을 쓰셨다는 배성호 선생님도 멋지시다.

배성호 선생님은 <우리가 박물관을 바꿨어요!>라는 책을 이미 쓰시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현장학습을 갔다가 점심 먹을 장소가 없어서 난감했던 친구들이 박물관에 건의하여 도시락 쉼터를 만든 일을 책으로 쓰셨는데, 이 책도 같은 출판사인 초록개구리에서 펴냈다.

햇살초는 정문 폭이 좁아서 버스가 학교로 들어오지 못해 버스를 타려면 후문으로 나간 다음 언덕길을 한참 더 올라가서 버스를 타야했다. 체험학습을 갈 때마다 힘들고 불편했던 아이들은 교문을 바꾸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박배샘과 함께 건축수업을 들으며 건축을 공부하고 그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어 간다. 이들의 노력에 동문회에서 교문을 지어주기로 하고, 박배샘과 아이들은 학교 정문 디자인 공모전도 여는 등 열심히 노력한다. 소방법에 맞추어야 해서 첫디자인은 실패, 갑자기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정문 건축이 무산될 위기까지 오는데.. 교육감님께 편지를 보내 예산을 확보학 되고 결국 멋진 교문을 짓는데 성공한다.

이 책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듯이, 어린이들이 내가 다니는 학교,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사는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상상력으로 세상을 멋지게 바꾸려는 도전을 해나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의 박배샘과 돈가스교수님처럼, 어린이들을 믿어주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어른들이 많아지기를! 그래서 온세상이 어린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말에 귀기울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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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 2023 ARKO 문학나눔 노란상상 그림책 87
고정순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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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전설로 시작한다. 피리 소리로 쥐를 없애 줄 테니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 달라는 피리부는 사나이의 말에 그러자고 약속한 마을 사람들. 하지만 피리로 쥐 떼를 모아 쥐를 사라지게 해 준 사나이에게 어른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약속보다 돈을 지키고 싶어 했다. 화가 난 사나이는 피리 소리로 아이들을 모아 마을 아이들을 데리고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다시 아이들은 태어났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세상이다.

여기서부터 실습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현실 속 청소년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가 아니라며 보호받지 못하고 어른이 아니라며 일한 만큼 대가도 받지 못하는 작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들.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들이마셔 쓰러지고, 열리지 않는 문앞에서 쓰러지고.. 작은 사람들은 게속 사라진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피리부는 사나이와 이를 따라가는 아이들 그림.. 그리고 그 옆에 그려진 붉은 동백꽃.

또 다시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은 자라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지. 물음을 던지며 책은 끝난다. 이 답은 어른들 손에 달렸을 것이다.

어릴 적 피리부는 사나이 전설을 읽으며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현실과 연결되니 차라리 현실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 작가의 마음을 담은 한 마디 말 '다시는 피리 소리가 들려오지 않기를.'처럼, 부디 이 세상이 작은 사람, 큰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소중히 여기고 지켜줄 수 있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물론 나도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그 노력의 첫걸음으로 책 마지막 작가의 말에 언급하신 은유 작가의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부터 꼭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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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의 종이집 - 2022 아침독서신문 선정도서, 2021 KBBY 추천도서, 2021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겨울방학 추천도서, 2021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2022 문학나눔 선정도서 바람동시책 1
김개미 지음, 민승지 그림 / 천개의바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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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도 동시라니! 시인의 말이 사랑노래 같아서 흥얼거리며 읽었다. 

"그럼에도, 누굴 좋아한다는 건 멋진 일이야 / 매일 아름다운 상상을 해"

나도 이 시인의 말을 아이들과 노래로 만들어 봐도 좋겠다는 기분좋은 상상을 해 보았다.

비슷한 느낌의 시를 모아 시집을 엮기도 하지만, 이렇게 시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시집은 만난 적이 없었다. 이 책이 천개의 바람 출판사에서 만든 첫 이야기동시집이라, 다음 책도 궁금해진다.

이 책은 분홍꽃이 흩날리는 봄, <티나랑 한 반이 되고 나서>라는 시로 시작하여 한해가 지나 새로운 봄 <민들레를 봅니다>라는 시로 끝난다. 티나를 좋아하는 아이가 티나와 함께 보내는 두근거리는 일년의 시간들을 담았다. 시들 사이로 그림책처럼 그림과 글이 들어간 장들이 있어 시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표제작 <티나의 종이집>은 수업시간에 티나가 만든 종이집에서 티나와 같이 노는 상상을 하는 아이의 마음을 담은 시다. 마지막 연이 참 좋다.


아무도 못 보는 투명하고 작고 자유로운 우리는 /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딘지 모른다 / 얼마나 멋질지 모른다


<눈 이 오 고 있 어>라는 시도 좋았는데, 눈이 천천히 내리는 것처럼 시가 한글자씩 떨어져 쓰여있다. 눈 내리는 날,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다.


너 와 만 나 기 로 한 건 아 니 지 만 / 너 를 만 날 것 같 아 서 / 머 리 위 에 쌓 인 눈 을 털 지 않 고 있어 / 돌 멩 이 처 럼 흙 덩 이 처 럼 / 오 늘 은 나 도 멋 지 고 싶 어 서 / 멋 진 것 도 같 아 서


그림이 시 내용에 충실한 편이고, 시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표현은 아닌것 같아 어른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독자를 초등학교 전연령으로 잡은 듯, 그림체가 귀엽고 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그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시집이 재미있게 잘 읽히고, 저학년 친구들도 좋아할 만한 책이다. 한 학기 한권 읽기 책으로 정해 한 반이 다같이 읽어 나가며 이야기를 나눠보기에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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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자치, 이렇게 해요! - 읽으면 즐겁고 곁에 두면 든든한 학생자치 길잡이
김영훈 외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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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니 오래 전 초임교사 시절, 학생자치 업무를 맡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는 이 업무가 한 달에 한 번 전교어린이회의만 진행하는 게 다라고 생각했다. 전교어린이회의를 진행하는데, 국민의례와 엄격한 순서로 진행하다 보니 너무 딱딱하고 형식적이어서 진행하면서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더 문제였던 것은 학생들이 진짜 원하는 것들을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책에서도 '실천하고 행동하는 마지막 과정'이 살아 있는 자치활동의 모습이라는 대목이 있다.


이 책에도 내가 했었던 회의 절차는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그 회의 절차와 더불어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제시하는 절차도 소개한다. 좋아바(좋은 점, 아쉬운 점, 바라는 점)라는 좀더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방법과도 연결된다. <모임열기-지난 결정사항 돌아보기-회의약속-문제제안-해결방법떠올리기-해결방법 정하기-모임닫기-실천하기>의 절차를 소개한다. 학생들이 편안하게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학생자치실도 꾸미고, 놀이나 대화로 모임을 열수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보며 깨달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학생자치를 위한 든든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책의 차례만 보아도 학생 자치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이 들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학급 자치가 곧 학교자치회로 이어지므로 학급자치도 중요하는 것과 학생 자치실도 꼭 필요하다는 것, 회의나 행사를 운영하는 방법과 생생한 사진이 곁들여진 다양한 사례들, 마지막 장에서는 자주 묻는 질문과 응답도 들어 있다.


그동안 학생들은 스스로 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학교과 교사들이 준비가 되지 않아 학생 자치의 장을 열어주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 학생자치 업무가 버거워서 업무를 선뜻 신청하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 맡게 되더라도 이 책이 있어 안심이 된다. 책에 나오는 회의 방법, 의사 결정 방법, 다양한 행사 들은 자치 담당 교사 뿐 아니라 일반 담임교사의 교실살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사 뿐 아니라 자치회 학생들도 읽어볼 수 있도록 이 책을 자치회 교실에 사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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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가 끝나면 사계절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동성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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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선미 작가와 김동성 작가의 만남이라니! 처음 책이 나올 때부터 정말 궁금했다.

읽어보니 김동성 작가의 그림은 역시 좋았다. 그리고 황선미 작가가 그림책 작가이기 전에 동화 작가여서 인지 보통 그림책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한편의 짧은 동화를 그림과 함께 읽은 느낌이었다.

이야기는 여섯살 연지가 자기와는 놀아주지 않는 열두살짜리 언니때문에 툴툴대는 걸로 시작한다. 비는 오고 심심한 어느 날, 비가 뚝 그치고 무지개가 뜬다. 무지개를 찾으러 길을 나섰다가 무지개 대신 만난 친구 지오와 함께 어울리며 소꿉놀이를 한다. 아픈 동물과 인형들을 치료 해 주고, 식물들의 열매를 따 상을 차리고 잔치도 벌인다. 이렇게 날마다 소꿉놀이를 하며 놀던 어느 날, 지오가 잡아 온 물고기로 요리를 하려고 장난감 칼을 꺼내든다. 그런데 살아있는 물고기를 칼로 누르자 물고기가 파르르 떨고, 연지와 지오는 깜짝 놀라 하얗게 질린다.

이 일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6년의 시간을 뛰어 넘는다. 처음 시작할 때의 언니 나이가 된 연지가 여섯살때의 지오와 함께 한 소꿉놀이를 회상하며 지오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소꿉놀이가 끝나면' 이라는 말 뒤에는 아이가 자란다, 성장한다. 라는 말이 오는 것일까. 이 책에서 소꿉놀이가 끝나고 훌쩍 자란 연지처럼. 마냥 즐겁고 행복하던 순간들이 지나고 슬픔, 죽음과 같은 일을 마주하게 될 때, 아이는 한뼘 더 자라고 소꿉놀이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래도 언니도 안놀아주고 심심하던 시절, 지오와 함께 한 추억으로 연지는 그 시절을 잘 통과했을 것이다. 지오는 아마도 환상이었겠지만(아닐수도 있고), 한 시절을 함께 한 친구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 친구가 환상인지 진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계절출판사에서 책 출간 기념 북토크를 열어주셔서 책을 읽고 북토크도 들었다. 황선미 작가님이 그림책을 언젠가 꼭 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는데, 어렵기도 하고 선뜻 작업하기 어려웠다고, 이번 기회에 드디어 내게 되신거라고 하셨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식물들도 신경써서 골라 넣은 거고, 살구나무 밑에서 살구를 줍는 장면은 어릴 적 기억에서 비롯된 거라고 하셨다.

김동성 작가님은 그림책에 숨겨두신 깨알같은 비밀들을 이야기 해 주셨다. 첫장에서 연지가 팽이를 돌리고 있는데 이것이 인셉션의 팽이였다니. 그리고 두번째 장에서 연지가 읽고 있는 여러 책들도 연지의 성장과정과 관심사들을 보여 주고 있는 책이라고 하셨다.

저학년 아이보다는 고학년 아이가 연지처럼 여섯살 시절을 떠올리며 이 책을 읽으면 좋겠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그림책이다. 나도 읽으면서 어릴 적 소꿉놀이하던 때가 떠올랐다. 이름 모를 여러 식물들과 열매를 모아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하던 때가.. 내 아이가 소꿉놀이를 할 시기가 되면 옆에서 조근조근 그 식물들의 이름을 알려주고 싶다. 책 속의 지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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