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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평점 :
책표지가 영화의 한장면처럼 예뻐서 노을지는 풍경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나니 '백야'현상이었다. 이 책은 북극에 있는 베어아일랜드에 잠시 머물게 된 '에이프릴'이 그곳에 사는 곰과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다. 대부분 알다시피 북극곰은 기후변화로 희생되는 동물들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북극곰 이야기는 기후변화 이야기와도 연결되어 지구의 기후변화 문제와 우리가 해야 할 행동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엄마가 죽고 아빠와 둘이 살게 된 에이프릴, 아빠와의 관계는 뭔가 삐걱거린다. 서로 사랑하지만 일로 바쁘고 표현이 서툰 아빠와 그런 아빠를 이해하며 속마음을 감추고 표현하지 않는 에이프릴.
어느날, 기상학자인 아빠에게 북극의 베어아일랜드에서의 연구 일이 주어지고 둘은 서로의 관계가 향상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베어아일랜드로 떠난다. 하지만 여기서도 일에 파뭍혀 에이프릴은 혼자가 되었고, 기온의 상승으로 이제는 곰이 한마리도 살지 않는다는 그곳에서 다친 북극곰을 만난다. 곰을 치료해주고, 먹이도 주고, 에이프릴의 속마음도 털어놓으면서.. 둘은 친구가 되고, 곰도 서서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이프릴을 자신이 사는 곳에도 데려가고, 떠나온 고향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같이 앉아있기도 한다.
현재는 곰이 한마리도 살지 않는다는 베어아일랜드에 이 곰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에이프릴은 궁금해서 아빠에게 여러 궁금한 정보를 물어본다. 이 근처 해빙이 녹기 시작한 시기를 알아보니 7년전 갑자기 해수면 온도가 급상승한 적이 있다고 한다. 에이프릴은 곰이 어릴 때 엄마와 이 섬에 왔다가 그 시기 해빙이 녹아 이 섬에 갇혔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현재 다른 곰들도 살고 있는 곰의 고향으로 곰을 돌려보내주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해변에 있던 낡은 고깃배를 수선하여 곰과 함께 위험한 항해를 떠난다.
목숨을 건 무모하고 위험한 시도였기에 당연히 계획은 실패했지만, 에이프릴의 용기에 주변 사람들이 마음을 보태어 곰은 고향 스발바르 제도로 돌아가게 된다. 누군가 먼저 걸어가야 그 길을 같이 걷는 사람도 생긴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 용감한 첫걸음을 어린이가 먼저 떼었다는 것이 어른독자에게는 미안하고 감사하다. 이 책을 읽는 어린 독자들이 에이프릴의 용기에 동참하고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된다면 좋겠다.
책이 두껍긴 하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아 초등학교 중고학년부터 읽을 수 있다. 작가는 곰을 제외한 지리적인 장소들은 현실에 기반하여 썼고, 책 맨 뒤에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생긴 독자들을 위한 참고자료(북극곰인터내셔널, 한국세계자연기금, 노르웨이 극지 연구소, 스발바르 제도 소개)도 안내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첫걸음으로 기후변화를 알려주는 다른 곳들도 탐험해보길, 그리고 에이프릴처럼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