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어 할 줄 알아? 봄볕 청소년 7
캐스 레스터 지음, 장혜진 옮김 / 봄볕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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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온 쿠르드 난민 친구 나디마가 영국에 사는 재즈네 반으로 전학을 오며 이야기가 시작한다. <초콜릿어 할 줄 알아?>라는 제목에 대해 먼저 소개하자면, 초콜릿은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소녀 재즈와 나디마를 서로 소통하게 해 준다. 마치 초콜릿어 같은 언어처럼. 둘이 처음 만났을 때 말이 통하지 않자, 재즈는 나디마에게 '초콜릿어 할 줄 알아?'라고 말하며 초콜릿을 건넨다. 나디마도 웃으며 초콜릿을 받아들고 재즈에게 터키사탕 로쿰을 건넨다. 둘은 서로가 건넨 사탕과 초콜릿을 먹으며 가까워진다.

재즈는 자기 의견이 분명하고 불의에 맞서는 당당한 친구지만, 이런 성격으로 친구 사이에 오해가 생기거나 선생님께 혼나기도 한다. 재즈를 늘 이해해 주는 친구 릴리가 있어 다행이지만, 릴리가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카라와 친해서 못마땅하다. 재즈가 나디마와 친해지며 나디마는 재즈의 다른 친구들과도 어울리고 점점 영국 생활에 적응해 간다.

나디마를 돕고 싶은 마음에 나디마가 만든 로쿰을 학교에 와서 팔다가 교칙에 어긋나 둘이 벌을 받기도 하고, 바자회 성금을 나디마 가족에게 전달한다고 전교생 앞에서 이야기 했다가 나디마가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재즈는 자신의 일방적인 마음 만으로는 나디마의 친구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나디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운다. 그리고 싫어하던 친구 카라의 마음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우리도 난민에 대해 이런저런 편견을 가지고 있고 상대방의 마음을 묻고 소통하기 보다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되겠지? 하고 일방적으로 내 편견과 생각을 실천하기도 한다. 그게 옳은 것이라 여기면서. 이 책에서는 이런 일방적인 도움이 아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소통하며 서로 친구가 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로 초콜릿과 로쿰을 나눠 먹던 두 친구는 바자회에서 초콜릿을 입힌 로쿰을 팔아 전교생의 인기를 끈다. 초콜릿을 입힌 로쿰 처럼 서로 다르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이다. 난민 문제가 점점 가까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이나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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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을까? - 더 자유롭고 행복한 페미니즘을 위하여
이리아 마라뇬 지음, 김유경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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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않는 사람은 발에 매인 사슬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로자 룩셈부르크

저자는 마무리하는 글 첫 부분을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로 시작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당연하다 생각하고 받아들인 일들이 참 많았다. 언제부터인가 그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처럼 누군가 움직였고, 나도 그 움직임에 공감하고 함께 한발짝 내딛는 순간 내 발에 매인 사슬이 느껴졌다. 가족을 위한 여성(엄마)의 돌봄을 당연한 듯 받아들였고 그게 이상하다고 느낀 건 이미 그 돌봄을 받아 어른이 되고 난 후였다.

이 책은 페미니즘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과거와 현재 여성들이 겪는 불평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첫장에서 소개하고, 이후의 장부터는 페미니즘 교육에 대해 큰 비중을 두어 소개한다. 전반적인 자녀 교육부터 딸과 아들들에게 각각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 여자, 남자 따로 장난감을 주거나 놀이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에 구분없이 다양한 경험과 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방식을 소개하기도 한다.

페미니즘 교육이 쉽지 않은 것이 나 혼자 교육을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의 많은 부분(광고, 영화, 텔레비전, 문학, 장난감 등)을 통해서도 아이들은 배우게 되고, 그런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전반적인 사회의 가치관과 분위기도 함께 바뀌어 나갈 때 진정한 페미니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내 주위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 부터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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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거나 멋지거나 - 통합교육반 친구들의 완벽한 순간들 장애공감 1318
세브린 비달.마뉘 코스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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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브라상 중학교에 통합교육반이 만들어진다. 플라샤르 교감선생님은 병가중인 교장선생님을 대신해 학교를 이끌어야 하는데, 통합교육반 마저 개설되어 머리가 아프다.

이 책은 이 통합교육반 친구들의 성장이야기이면서 이들을 둘러싼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들도 같이 성장하는 이야기다.

이 책은 독특하게 각 장의 시점이 다르게 전개된다. 책 속 여러 인물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들려준다. 블라드의 이야기가 중심이긴 하지만, 사실 책 속 인물들 모두 주인공인 셈이다. 교감선생님까지도.

영화감독이 꿈인 블라드가 친구들과 3분 12초짜리 단편영화를 찍게 되는데, 영화에 참여하는 친구들이 서로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영화 에피소드 말고도 장애를 가진 자기 모습에 긍정적이었던 블라드와 달리 냉소적이고 부정적이었던 마틸드가 연극수업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자신감 있게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 것도 좋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유소 장면 영화 촬영을 위해 주유소 사장님께 허락을 구하는 장면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휠체어를 타고 있고 온몸이 뒤틀린 학생들이 촬영을 한다고 하니 주유소 사장은 촬영을 거절했다. 다들 돌아가려는데, 루가 나서서 따지기 시작했다. 내 친구가 마그레브 출신이라 그러냐. 내 친구는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란 프랑스 사람이다. 아니면 영화 감독이 장애인이라 그러냐. 영화 스태프가 휠체어를 타고 있어서 그러냐. 루의 당당한 설득에 결국 사장님은 촬영을 허락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 더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따지고 설득하지 않아도 편견을 갖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

장애 학생들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무엇을 꿈꾸는지 잘 들여다 볼 수 있어 학교 교사나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편견과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여러분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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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여행에서 나를 찾다 - 일상의 익숙함을 벗어나 낯섦과 마주하며 알게 된 것들
차승민 지음 / 교육과실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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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두 글자는 늘 내 가슴을 뛰게 한다. 특히 여행을 계획할 때가 더욱 그렇다. 여행지를 정하고, 머물 곳을 고르고, 다닐 곳들을 고를 때 가슴이 두근거린다. 아무래도 교사는 방학이 있어 여행을 다니기가 좋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이번 휴가에 뭐를 할까 고민하는 것처럼, 나도 이번 방학에는 어디에 갈까 고민하며 여행 책을 종종 뒤적인다. 물론 책은 많이 뒤적여도 여행을 방학마다 가는 것은 아니다. 같이 갈 사람이 없거나 시간이 안되거나 돈이 없거나.. 여러 이유로 좋아하는 것만큼 자주 떠나지는 못했다.

이런 나에게 선배교사인 차승민 선생님이 쓰신 이 여행 책은 궁금해 지는 책이었다. 마흔이 되어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셨다는 선생님은 정말 부지런히 많은 곳을 다니셨다. 그리고 여행마다 기록을 잘 남기신 것 같았다. 이렇게 한 권으로 여행이야기를 풀어 내신 것을 보면. 책에도 늘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시며 기록하셨다는 내용이 나온다. '여행의 이유'를 쓰신 김영하 작가님도 지금까지의 여행을 떠올리며 책을 쓰셨다는 데, 그동안의 기록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다. 찾아보니 기록을 다 남겨 두었었다면서. 나도 앞으로는 여행을 하며 기록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수업을 즐겨 하시는 선생님은 여행을 다니시며 영화관이 아닌 미술관을 주로 다니셨다. 선생님이 좋아하시는 영화와 사진, 미술은 어쩐지 연결되는 느낌이다. 이 책은 그동안 다닌 여행들을 하나 하나 이야기하며, 특히 미술관을 둘러보고,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며 뉴욕 미술관 여행이 꼭 해보고 싶어졌다.

'교사에게 여행이 필요한 이유'라는 장의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은 교사에게 학생의 눈으로 세상을 볼 기회를 주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낯섦에 적응하기, 겸손과 호기심 배우기, 자신을 돌아보기, 불확실한 것을을 감수하기.

십년 교사 생활을 하며 낯설고 새로운 것보다는 늘 하던 것,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여행을 통해 낯섦과 새로움, 호기심과 가까워지고 이를 교실에서 학생들과 나누며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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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빛나는 댄디라이언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리지 핀레이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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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펼치면 회색의 면지를 바탕으로 무채색 단정한 학급사진이 걸려 있다. 이 학급의 선생님은 가드너(정원사) 선생님이고, 아이들 이름은 바질, 로지, 튤립, 민티, 댄디라이언(민들레) 같은 식물이나 꽃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좀 낯선 이름들이지만. 

이 무채색 단정한 교실에 노랗고 발랄한 댄디라이언이 전학을 온다. 꽃 그림을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그리고, 그러다 물통도 엎고, 점심시간에 싸온 샌드위치에는 참치나 치즈가 아닌 초콜릿 크림, 젤리, 솜사탕이 들어 있다. 생쥐를 데려오고, 해적 옷을 입고 오고 친구들 얼굴에 수염도 그려준다. 이 특별한 친구 덕에 아이들은 즐거워 했지만, 한편으로 교실이 엉망이 되고 말썽쟁이가 된다고 생각해 댄디라이언에게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네가 잡풀 같다고.. 학교도 가지 않고 속상해하는 댄디라이언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해준다. "잡풀은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들꽃이란다. 너는 아름다운 들꽃이야. 그러니 네 자리를 찾아서 사람들게 예쁜 모습을 보여 주렴."

결국 반 아이들은 댄디라이언을 그리워하며 파티를 준비하고, 댄디라이언과 같은 노란색 옷을 입고 댄디라이언을 맞이한다. 댄디라이언은 전학오던 날처럼 노랗고 발랄하게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책 마지막 면지에는 노란 바탕에 알록달록하고 발랄한 학급사진이 걸려 있다.

댄디라이언을 생각해 노란색 옷을 입은 아이들도, 남들과 다른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기 자리를 찾은 댄디라이언 모두 서로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

이 책은 교실이라는 곳이 모두가 단정하게 줄을 맞춰 똑같이 행동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 다양성이 존중받는 교실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준다. 댄디라이언을 위해 노란색 옷을 입은 반 친구들도 참 멋지고, 특별한 손자에게 개성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는 할아버지도 참 멋지다. 

댄디라이언이 가져온 이 교실의 아름다운 변화처럼 특별한 사람들 한 둘이 사회에 기죽지 말고, 사회를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 물론 사회는 이런 사람들을 잡풀이라 무시하지 않고, 아름다운 들꽃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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