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자기 만족이란 세금이 붙지 않는 재산과 같아서 그것이 무시되면 불쾌하기 짝이 없다. - P267
이제는 고작 한 줌의 얄팍한 경험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내놓는 소수 엘리트들에게 우리 문학의 주도권을 통째로 맡겨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우리 자신의 진짜 삶을 글 속에 더하고, 우리만의 목소리로 문학에 기여할 것이다. 이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비평가가 되어야 한다. 작가는 그어떤 예술가보다도 비평적 기질이 필요하다. 언어란 너무나 흔하고 친숙한 것이기에, 그것이 영원히 남으려면 끊임없이 거르고 체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 P119
작가가 특정 계급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했다면, 인물 묘사는 사회학적인분석이나 의도적인 계산에 치우치기 쉽다. 하지만 19세기 작가들은 자신에게익숙한 세계를 당연하게 받아들였기에, 오히려 이념이나 전형에 갇히지 않고인물의 개성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예컨대 디킨스의 인물들은 하층민이라는 계급적 위치에 처해 있으면서도 단순히 동정의 대상이나 사회 시스템의 희생자로 머물지 않는다. 그들은 울타리 안에서 저마다의 유머와 모순, 변화의 가능성을 지닌 생생한 존재로 그려진다. - P81
어쩌면 영원히 모르는 것들의 경계가 있고, 그 경계를 알아내는 것조차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슬픔.하지만 그 슬픔에서는 여전히 달콤한 맛이 났다. 탐구할 가치가 충분한
어쩌면 영원히 모르는 것들의 경계가 있고, 그 경계를 알아내는 것조차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슬픔.하지만 그 슬픔에서는 여전히 달콤한 맛이 났다. 탐구할 가치가 충분한 슬픔이었다. - P-1
내가 한강을 처음 본 것은 아주 어릴 때 철교를 건너는 전철 안에서였을까?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한강을 에워싸고 있는 아파트와 높은 건물들 사이에서 내가 들어가 돈 벌 수 있는 회사가 하나도 없다니라고 생각하며 한탄하던 시기였을 것이다.한강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아니면, 강이라고 하기에 너무 넓고 깊어보이는 한강 속에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결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 ˝한강˝으로 모인 앤솔러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상상과 흥미를 자극하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유쾌한 시작을 알린 장강명 작가의 ˝한강의 인어와 청어들˝ , 그리고 정해연 작가와 차무진 작가, 박산호 작가님, 조영주 작가님은 각각 전혀 다른 접근의 스릴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판타지로의 시작과 함께 끝은 역시 정명섭 작가님의 ˝해모수의 의뢰˝의 SF로 마무리 되면서 한강의 소재는 무궁무진함을 알렸다.도시를 관통하며 무심히 흐르는 한강의 넓은 강폭과 깊은 강바닥 만큼이나 인간의 욕망과 억눌린 충동이 사건으로 시작된다. 나는 일곱편의 소설중 임지형 작가의 ˝한강을 달리는 여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유일하게 장르물이 아니면서도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고 애써 달리며 살아가는 그녀의 외로움은 한강의 고요함이 대비되었다. 가해자이기 때문에 드러낼 수 없는 상처난 내면 위에 고요한 물과 헐떡이는 숨이 들려올만큼 긴박하고 숨을 죄여올 정도로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앤솔로지의 장점이자 단점인 다양하지만, 약간 아쉽고 더 깊은 이야기를 궁금해지지만 해소되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다.한강과 함께 살아가는 서울 인구 천만의 이야기는 얼마나 다양할까 계속되는 시즌으로 다양한 작가님들의 참여 속에 발간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앤솔로지의 후속 연작도 집필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