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도 명색이 건축사 일을 하면서....."아니까. 아니까 말리는 거지. 내가 여기서 일하면서 너 같은사람 처음 보는 줄 알아? 레퍼토리도 똑같아. 집을 직접 짓는 게꿈입니다! 꿈이 현실이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집 짓는다고 십년은 폭삭 늙어서 오 년도 못 살고 팔고서 아파트 전세 들어가 대출만 잔뜩 껴안고서." - P141
점심의 다른 말은 뭘까? 중식, 런치, 주찬, 진지, 끼니, 요기 등등다양하다. 하지만 나는 오늘 ‘사료‘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런치플레이션이 불러일으킨 비극일까, 자본주의의 본성일까. 나는 런치, 때로는 진지를 먹고 싶지만 회사는 나의 밥상에 사료를 올려주고 싶은 눈치다. 저는 사료가 아니라 런치가 먹고 싶습니다. 제가 식물이면 광합성 런치라도 할 수 있지만, 이건 뭐 사료를 보고도 런치인 척해야합니까? - P126
남동풍이 불어오며 안개가 걷혔다. 내 손에는 아직 군무원 선배의 온기가 남아 있다. 그의 따뜻했던 손은 아마도 섭씨 36.5도. 혁명의 온도였다. - P100
인류가 걸은 기술 진보의 궤적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첫째, 기계근육의 시대: 대량생산체계가 만든 산업혁명 시대둘째, 기계지능의 시대: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셋째, 자율형 AI의 시대: 기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 - P19
AI는 사람을 대체하지 않는다. AI를 잘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체한다. - P27
‘만일 그가 숨는다는 뜻의 하이드(Hide) 씨라면, 그는 생각했다. ‘나는 찾는다는 뜻의 시크(Seek) 씨가 될 테다‘ - P25
아니면 단지 추악한 영혼이 육체를 관통해 그의 모습을 변모시킨 것일까? 아마 마지막 경우겠지. 오, 불쌍한 내 친구 헨리 지킬! 내가 사탄의 이름이 적힌 얼굴을 본 적 있다면, 자네 새 친구의얼굴이 바로 그것이로군." - P30
"난 생각이 달라. 그건 우연이 아니라 본능의 문제야.동료 중 하나도 나처럼 노처년데, 사람들이 왜 결혼을 안 했냐고 물으면 늘 ‘어쩌나 보니 그렇게 됐어요‘라고 대답해하지만 아니야. 그건 정확하지 않아. 결혼에 대한 소명이 있느냐 없느냐, 그게 중요하지. 결혼, 사랑, 간단하게 말해에 대한 소명.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살기를 원하든지, 아니면 평온을 갈망하게 되어있어. 난 늘 평온을 갈망했어. 그래서 한동안 수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그러다가 나에게 필요한 건 주님이 아니라, 내 소박한 일상을 반복하면서, 나만의 소중한 습관들과 함께 조용히 지내는 삶이라는 걸 깨달았지. 남자! 맙소사! 내가 남자를 데리고 뭘 하겠어!" - P130
짧은 촛불!인생이란 움직이는 그림자일 뿐이고잠시 동안 무대에서 활개치고 안달하다더 이상 소식 없는 불쌍한 배우이며소음, 광기 가득한데 의미는 전혀 없는백치의 이야기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