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오히려 흐르는 강물과 같습니다. 스스로 새로운 물길을 파고, 시간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방향을 바꿉니다. 이러한 변화는 마치 눈내리는 풍경 같기도 합니다. 소리 없이 조용히 내려앉는 새로운 일상의 기억들이, 먼저 떠나간 당신에 대한 기억 위로 겹겹이 쌓여 가는 것입니다.이러한 작은 변화와 함께, 외면할 수 없는 현실들도 차례로 찾아옵니다. 남겨진 이들은 어느새 당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연스럽게 과거 시제를 쓰고 당신과 함께 살던 ‘우리 집’을 ‘나의 집’으로 바꾸어 부릅니다.
결국 그는 이런 오해 속에서 사람이 현실의 아름다움을 평가할 수 있게 하는 도덕적 직감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고, 길을 잃고, 방황하고, 현실의 행복한 순간을 놓쳐 버리고, 둔감해진 상태에서 귀찮은 듯 팔짱을 끼고는, 인간의 삶이란 자연과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관조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한다.
아직 자녀가 없는 H 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만약 자신들에게 아이가 생긴다면 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어떻게 달라질지 가끔 생각해봅니다. 아마 이렇게 작은 시신을 마주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워질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아이의 죽음을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견디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우리 의식이 위험한 한계에 처했을 때 우리는 미래의 자아를 수동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고, 무기력하게 동의하고 따분한 과오와 초라한 성취에 끌려들어 가는 제 모습을 본다. - P580
21세기의 지구 변화가 어떤 생물학적 결과를 낳을지를 이해하는 일에 앞장선 독일 생리학자 한스 오토 푀르트너 Hans OttoPortner는 지구 온난화, 해양 산성화, 산소 고갈을 "죽음의 3인조"라고 부른다. 이 요인들은 개별적으로 생물상에 해를 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구 체계에서 함께 나타나면서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 P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