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전시된 모든 것은 유별날 정도로 통일성을보인다. 모든 유물이 아주 본질적으로 그리고 강력하게 이집트적이다. 고대 이집트인들만큼 3천 년이 넘는 긴 시간 내내 그들답게 존재한 인류는 없었을 것이다. 관람객들은 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집트 특유의 미학을 알아본다. 무엇보다도 이집트는 우리의 상상력에 마중물을 붓는다. 왕가의 계곡, 피라미드들,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나일강… 모든 것들이 지어낸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재했던 것들이다.  - P83

그즈음 틈틈이 이집트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던 나는 책으로읽는 것과 예술품을 직접 보는 경험이 얼마나 다른지 다시 한번느낀다. 책 속 정보는 이집트에 관한 지식을 진일보시켰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이집트의 파편을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나를멈추게 한다. 이것이 예술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우리는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그다음으로 간단히 넘어갈 수 없다. 예술은 어느 주제에 관해 몇 가지 요점을 아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세상을 경멸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점이야말로 예술이 절대 내놓지 않는 것이다. 예술 작품은 말로 단번에 요약하기에 너무 거대한 동시에 아주 내밀한 것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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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자들의 견해는 종종 옳았지만, 정말로 중요한 방식에서는 틀렸다.
흥미로운 행동들 중에 행동주의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새끼 쥐나 원숭이를 학대하는 어미가 키우게 하면, 새끼는 어미에게 더애착을 보인다. 인간이 자신을 학대하는 나쁜 사람을 사랑하는 현상에도 행동주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 P103

청각정보가 미묘하게 소통되는 사례의 하나로, 암컷 판다는 배란기일때 발성의 음높이가 더 높아지는데 수컷들은 그편을 선호한다. 놀랍게도, 똑같은 음높이 이동과 선호가 인간에게서도 일어난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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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공격성은 둘다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고, 교감신경계는 다시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가령 심장이 빠르게 뛸 때와 천천히 뛸 때에 같은 대상에 대해서도 다른 감정을 느낀다. 이것은 자율적 각성 패턴이 감정의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일까? 그렇진 않다. 다만 자율적 피드백이 감정의 강도에는 영향을 미친다. 

두번째 결과는 이 책의 요지와 일치한다. 우리의 심장은 우리가 살인적분노를 느낄 때와 오르가슴을 느낄 때 거의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 P57

우리는 사회적 맥락에서 어려운 일을 할 때 이마엽 겉질을 활용한다. 그리하여 차마 먹어주기 힘든 식사를 하고도 초대해준 사람을 칭찬하고, 짜증나는 동료를 한 대 치고 싶지만 참고,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들이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도 참고, 추도사 중에는 소리내어 트림하지 않는다.  - P66

우리(중 일부)로 하여금 우리의 증손주들이 물려받을 행성의 온도를 염려할 만큼 시간 할인에 맞서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 특별한 신경 회로다. 인간은 이런 걸 어떻게 해낼까? 우리는 사실상 전혀 모른다. 인간은 그저 한 종의 동물이자 포유류이자 영장류이자 유인원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독특한 동물이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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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애호가들, 관광객들, 뉴요커들이 물밀듯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대신 이계단을 오르내렸던 과거의 많은 시간들을 떠올린다. 그들 대부분은 세상의 축소판과도 같은 이 미술관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다고 느낄 것이다. 이곳에서 보낼 나의 시간은 더는 짧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 P24

두 손은 비워두고, 두 눈은 크게 뜨고, 아름다운 작품들과 그것들을 둘러싼 삶의 소용돌이 속에 뒤엉켜 내면의 삶을자라게 하는 것. 이는 정말 특별한 느낌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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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계는 점점 다른 시간의 지배를 받았고, 어느 시점에는완전히 달라졌다. 시계 하나가 멈췄고, 다른 하나는 계속 흘러갔다. 하나가 멈추고 다른 하나는 흘러가는 풍경에 완전히 함몰되었던 나를 꺼내준 건 로버트였다. 로버트의 사진 두 장이 나를 구원했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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