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길다고들 하지만, 실은 장미 꽃잎 하나가 땅에 떨어지는 시간보다 짧다는 걸 우리는 잘 안다. ‘영원‘과 ‘찰나‘라는 두 가지 힘은 불행한 우리 멍청이들을 번갈아, 그리고(더욱 혼란스럽게도) 동시에지배한다. 올랜도는 때로는 코끼리 발을 가진 신에게서, 그런다음에는 각다귀 날개를 가진 파리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그에게 인생은 굉장히 긴 듯하면서도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 P113
"명성이란 사지를 구속하는 금줄 장식 외투, 심장을 억누르는 은으로 만든 상의, 허수아비에게 입히는 현란한 옷 같은 것이다" - P117
무명은 비밀스럽고, 넉넉하고, 자유로우며, 마음이 방해받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무명인, 즉 명성이 없는 사람은 자비로운 어둠의 은혜를넘치도록 받는다. 그가 어디를 오고 가는지 누구도 알지 못하며, 그는 진리를 탐구하고 말할 수 있다. 오직 그만이 자유롭고 그만이 정직하며, 그만이 평화롭다. 그래서 올랜도는 참나무 아래에서 고요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땅 위로 드러난 단단한 뿌리마저 다른 때보다 편안하게 느껴졌다. - P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