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지음, 파울 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 엘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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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이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국내 초역’이라는 문구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이미 많은 글들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가? 아직도 알려질 이야기가 더 남은 것일까? 이 책은 비평 에세이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발터 벤야민의 소설, 꿈 기록, 설화 등을 한데 모은 문학작품집이다. 편집자 샘 돌베어, 에스터 레슬리, 서배스천 트루스콜라스키 셋이 발터 벤야민 기록 보관소에서 각 부의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모아 엮었다.



이 책에 수집되어 있는 짧은 형식의 글들은 한 편 한 편이 그 자체로 실험적 글쓰기 작품이긴 하지만, 벤야민의 비평 작업에 투입되는 아이디어들의 공명판 노릇을 한다.

발터 벤야민 『고독의 이야기들』 304쪽 편집자 해제 중 (엘리, 2025)



책은 1부 꿈과 몽상, 2부 여행, 3부 놀이와 교육론으로 나뉘어 있고 각 주제에 맞는 42개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발터 벤야민의 글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뒤쪽에 수록된 편집자 해제부터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주제를 정한 이유와 어떤 기준에서 수록 작품을 골랐는지 미리 알 수 있다.





『발터 벤야민 평전』을 비롯하여 벤야민을 주제로 삼은 흥미로운 책들을 우리말로 꾸준히 소개해 온 번역가 김정아가 이 책을 옮겼다. 그가 옮긴 책 중에선 『아카이브 취향』, 『걷기의 인문학』을 먼저 접했다. 그의 번역서 목록을 보고 있자면 어쩜 내 관심사와 이렇게도 찰떡같이 맞는 책만 골라 작업하셨을까 싶어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 취향이 맞는 번역가를 찾으면 나중엔 생소한 주제와 저자여도 역자의 안목만 믿고 책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 책의 경우도 그러했다.



사실 『고독의 이야기들』을 읽기 전에 사전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 『발터 벤야민 평전』도 조금 찾아 읽었는데 앞부분만 읽었을 뿐인데도 벤야민과 얽힌 인물 정보를 미리 습득할 수 있어 수월한 독서가 가능했다. 하지만 꼭 거창하게 미리 준비할 필요는 없다. 처음 접하는 독자도 이해하기 쉽도록 낯선 지명, 작품,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옮긴이의 주석이 풍부하다. 긴 호흡의 글을 파고들기 전 워밍업으로 읽어보기 좋은 짧은 이야기들이다.



〈추천하고픈 독자〉

발터 벤야민의 실험적인 초기 작품 세계가 궁금한 사람

생전 미발표 원고를 들춰볼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사람

번역된 발터 벤야민의 글을 모두 섭렵한 뒤 새로운 떡밥을 기다리던 사람

발터 벤야민의 글을 읽고 싶었지만 어쩐지 엄두가 나질 않던 사람

남들이 요새 뭐 읽냐고 물을 때 설명하기 곤란한 책을 읽고 싶은 사람

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해선 안된다고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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