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 평범한 우리가 경험한 글쓰기의 위대한 힘
이윤지 외 지음 / 봄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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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책만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출근의 압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하루를 쏟아 새로운 이야기와 지식에 빠지는 시간은 꿈만 같았다. 그러나 글로 정리하지 않은 시간은 머지 않아 꿈처럼 잊혀졌다. 읽느라 몰두한 시간이 무색하게 책 내용은 금방 머릿속에서 사라지는게 아쉬웠다. 습관처럼 책장을 넘기면서도 ‘이게 아닌데’라는 찜찜한 감정이 계속 쌓여갔다. 



  근래 읽은 책 중에 자기계발서가 많았다. 성공을 자처하는 저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한 부분이 있었다. 많은 책을 읽어라, 책을 읽고 깨달은 점을 반드시 정리해라, 그리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비로소 삶이 바뀐다는 것이었다. 나는 책을 꾸준히 읽고는 있었지만 내용을 정리하고 실천하는 단계는 편의상(이라 쓰고 사실은 귀찮아서) 생략하고 지내왔다. 책을 읽고도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저 한량 책벌레와 다를 바 없다는 걸 최근에야 실감했다. 읽는게 전부가 아니었다. 나에겐 정리가 필요했다.



  정리의 필요성을 자각한 후 내가 이어서 선택한 것은 바로 글쓰는 법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었다. 이쯤되면 어떻게든 글쓰는 상황만은 피하고 싶어 책을 읽는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런 진실은 외면하고 또 책만 읽었다. 글의 핵심만 요약하는 법, 서평 쓰는 법, 한글 맞춤법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래서 이 책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다. 이름도 생소한 아홉 명의 평범했던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스스로 이루어냈다는 소개가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타고난 글쓰기의 천재가 아닌 일반인들의 글쓰는 얘기가 담겨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내용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책은 크게 3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내 삶이 글을 찾아간 순간은 직업도 나이도 처한 상황도 모두 달랐던 저자들이 어쩌다 펜을 들기 시작했는지 소개하고 있다. 2장. 내 일에 글이 더해진 순간은 글쓰기를 시작하며 일터와 일상에서 포착한 작은 변화를 담고 있다. 3장. 내 글이 삶을 바꾸는 순간은 글쓰기를 통해 맞이한 새로운 삶에 대해 말한다. 부록. 당신도 할 수 있는 글쓰기는 Q&A 형식으로 글쓰기를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들(글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 글 쓸 시간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글이 안 써질 때는 어떡해야 하는지, 퇴고하는 법 등)을 간략하게 안내하고 있다.




  저자들은 삶이 막다른 길에 처했다고 느낀 순간, 하소연 할 곳 없는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글쓰기라면 치를 떨었던 이과생 출신과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워보지 않아 차마 글 쓸 엄두도 내지 못했던 사람, 육아에 치여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었던 사람들도 결국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 펜을 들었다. 소원 돌멩이를 쌓아가듯 하나 둘 글쓰기를 이어나가며 지친 마음도 회복하고 작가라는 새로운 기회도 얻게 되었다.



  이 책은 글감을 주거나 기술적인 글쓰기 가이드를 제공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글쓰기로 삶의 변화를 일군 사람들의 솔직한 얘기를 모은 책이다. 나도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가 감히 글을 써도 괜찮을까? 내 주제에 무슨 글을 쓰겠어? 따위의 생각에 사로잡혀 글쓰기라는 비상구를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우리도 그렇게 시작했다고 다정하게 손짓하는 책이다.



  스스로의 자질을 의심하거나 낮은 자존감으로 주저하는 이들에게 저자들은 누구든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표지에 적힌 문장처럼 “글로 옮기지 못할 삶은 없다”고 말한다. 각자의 삶은 저마다 특별하고 소중하므로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당신만의 글을 써보라고 권한다. 당장 작가가 되고픈 사람이든, 그저 막연하게 글을 써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던 사람이든 글을 쓸 용기를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네이버 이북까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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