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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로빈스 거인의 생각법 - 내 안의 무한 능력을 꺼내는 힘
토니 로빈스 지음, 도희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평점 :

토니 로빈스는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인용된 이름으로만 익숙한 작가였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Awaken the Giant Within)』도 인용으로만 접해봤지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다. 찾아보니 한국어 번역판은 현재 절판인 것 같고 구판은 도서관에서나 읽어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마저도 보존서가에 있는 것을 빌려야 할 지도?)

책은 총 12개의 섹션과 365개의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봐도 좋을 내용들이다. 한 페이지가 너무 적다면 각 섹션별로 봐도 좋지만 반드시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내용도 아니기에 관심 있는 부분만 찾아 읽어도 상관 없다. 그럼에도 어떻게 읽어야 할 지 당혹스럽다면 목차 다음 페이지에 실린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참고해도 좋다.
책 구성 자체가 성공과 발전의 비유같다. 하나씩 작은 실천과 변화를 이어나가면 거인의 한 걸음을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원제를 찾아보니 유사한 의미의 부제가 붙어있었다.)
여기서 강조하는 내용의 근거가 궁금하다면 ―혹은 그저 의심 많은 독자라면― 아마 참고문헌과 주가 많이 달린 책부터 읽어야 할거다.
예를 들어 ‘감정은 선택할 수 있다’는 문장을 처음 접한 경우, 휘몰아치는 감정에 늘 압도되는 경험만 하고 이를 스스로 컨트롤하며 살아오지 못한 이들에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린가 생각할 수도 있다. (과거의 내가 그랬다.) 뇌과학이나 심리학, 마음챙김, 알아차림, 명상 등에 관한 책을 먼저 읽어본 독자라면 이런 문장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수의 자기계발서를 읽어온 고인물들은 이 책을 읽고 자기계발서 핵심요약서 내지는 축약본 같은 인상을 받을 것이다. 이제 정말 내 인생 바꿔보자 다짐하며 밑줄 긋고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였던 수많은 책들의 핵심 문장들을 하나로 모은 책이다. 하지만 무겁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기에도 좋다.
자기계발서를 처음 접하는 독자는 저자가 말하는 질문 설정과 확언을 정하는데 종종 어려움을 느끼는데 다양한 각도의 질문이 실려있어 참고하기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과 지속이겠지만.
지시적인 제목이 메시지를 파악하는 시간을 더욱 단축시켜준다. (구글링으로 찾은 책을 보니 숫자만 써 있을 뿐 소제목은 없는 것 같은데 번역하면서 추가한 것 같다.) 완독 후에 다시 책 내용을 상기하고자 할 때 빠르게 제목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찾아보니 원제는 『Giant Steps: Small Changes to Make a Big Difference』이고 무려 94년도에 나온 책을 바탕으로 번역한 것 같다. 94년도에 이미 이렇게 정리된 내용이 있었다니. 숱한 자기계발서의 범람 후에 원조 맛집이 정리한 최신 요약서라는 인상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동기부여 자기계발서라는 장르의 틀은 이미 90년대에 다 완성된게 아닐까? 내가 요새 읽고 있는 신간들도 그저 오래된 메시지의 동어반복에 지나지 않는건 아닌지. 묘한 배신감(?)이 나를 관통한 후에 든 생각은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이 계속 팔리고 회자되고 있다는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계발서가 여전히 영감을 준다는 방증이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아직도 아니 여전히 사람들에겐 이런 메시지가 필요한게 아닐까 하는, 오히려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그래서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더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네이버 이북까페를 통해 출판사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