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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평점 :
삶을 견디는 기쁨 헤르만 헤세 에세이 필사책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삶을 견디는 기쁨>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제목부터 끌렸다. 삶이란 좋을 때도 있지만 나쁠 때도 있다는 걸 살아가며 알게 된다. 그리고 점점 나이가 들수록 삶은 버텨내는 것임을 깨닫게 되며 행복은 커다란 게 아님을 알게 된다. 헤르만 헤세가 말하는 기쁨은 무엇일지, 어떤 이야기로 위로해줄지 궁금해서 읽게 된 에세이책이다.
예전에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어봤지만 이 책이 그 작가의 책인지 모르고 읽게 되었다. (데미안은 자전적 소설이었고,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는 사색파 작가라고 느꼈었기에 읽기에 복잡해 개취는 아니었던 기억이...)
헤세는 1946년 노벨 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로, 독일에서 목사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신학교 중퇴, 김나지움 다니다 학업 포기, 탑시계 공장 견습생 그리고 서점 직원으로 일했고 습작을 하다 첫 시집과 소설을 발표한 후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고 한다. 데미안 외에도 수레바퀴 밑에서, 싯다르타, 황야의 늑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을 발표했고 1962년 스위스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한다.
저녁이 따스하게 감싸 주지 않는
힘겹고, 뜨겁기만 한 낮은 없다.
무자비하고 사납고 소란스러웠던 날도
어머니 같은 밤이 감싸 안아 주리라.
-'절대 잊지 말라' 중에서
책은 3부로 구성, 1부 영혼이 건네는 목소리, 2부 조건 없는 행복, 3부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헤세의 거울 같은 글 48편이 수록되었으며
마지막엔 필사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요즘 필사책이 핫하다는데~아무래도 직접 손으로 쓰면서 읽으면 기억에 더 남고,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헤세의 사진과 더불어 헤세의 그림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다. 스위스의 산속 풍경들이 글과 어우러지며 쉼표 같은 느낌을 준다.
현대 사회에서 늘 서두르며 분주하게 더 많은 것들을 빠르게 습득하려고 하는 것으로 인해 쾌락은 많아졌지만 즐거움은 줄어들었다며 절제된 행동 습관으로 '사소한 기쁨'을 느끼라는 <작은 기쁨>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거창한 쾌락이 아니라 사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멀리서 찾을 필요 없는 일상에서의 하루하루 작은 기쁨을 찾기.
예술가에겐 휴식 시간이 꼭 필요하며 기다림의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과 자신의 경험들을 알려주는 <무위의 미학>
-젊은 예술가들은 작업이 잘되지 않을 때에는 생각에 몰두하거나 혹은 목적도 없이 쓸데없는 공상을 하고, 때로는 맹목적인 관찰을 하며 망상에 사로잡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창의적인 게 떠오르지 않다거나 그로 인해 포기하려는 마음이 든다면 오히려 그 시간을 재충전이나 숙성하는 시간으로 삼기.
삶이 힘겨울 때 이상적 자산의 내면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되기 <내면의 부유함>
-궁핍하고 고통스러운 시기만이 진정한 우리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떠나지 않고 충실하게 남아 있는지 알 수 있다.
행복과 고통은 함께 삶을 지탱해 주는 것으로 고통 역시 인생에 필요하며 그것으로 인해 단단해질 수도 있다는 것.<외로운 밤>
-달콤함이든 참담함이든 내게 주어진 시간은 나 혼자 짊어지고 책임져야 한다.
살다보면 알게 된다. 고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피할 수 없다는 것. 부여잡고 힘들어하기만 하면 안된다는 것을. 고통에서 배우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을.
즐거웠던 기억, 공포스러웠던 기억들을 기억해내자 나머지 무수한 날들은 기억에서 사라졌음을 깨닫고 나아가려 노력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당신은 정말 행복한가>지금 이 시간을 기억에 남게 만들 것인지는 내 손에 달렸구나!
삶의 잔혹함과 죽음을 회피할 수 없음을 그런 절망감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맞설 수 있고, 거기서 의미를 찾으려 노력할 수 있다는 <유일한 능력>
두려움에서 해방되려면 안전했던 모든 것을 뿌리치고 자신을 내던져야 함을 말하는 <두려움 극복하기>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가 떠올랐다.
<언제나 새로운 자신 가꾸기>
-다시 밝은 빛을 보고자 한다면 슬픔과 절망을 뚫고 나아가야만 한다.
반전 활동을 하고서 독일 사람들에게 증오의 편지를 받는다는 것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에 관한 편지를 받고 답을 해주는 내용에 그것을 용기라 말하는 모습에 조금 띠용했지만, 인간은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고통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길이 고통의 세계를 가장 빨리 통과할 수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고수해 왔다.
아내는 정신병원에, 자신은 이미 전성기를 지나 열정이 사라진 상태에서 공허하고 무의미함을 느낀 <병상일기>
심리분석과 인도철학과 명상으로 스스로 구원하는 방법들을 실천해온 것 같다. 은둔하다 다시 사람 속에 섞이고 싶다는 마음에 나가봤지만 다시 느낀 고립감. 젊었을 때의 가치관과 나이들어서의 가치관이 달라졌음도 알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니까.
그럼에도 거의 100년 전쯤에 쓰여진 글임에도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용이 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헤르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은 말 그대로 자신의 고통 속에서 잠식 당하지 않고 나아갈 길을 찾는 이야기이다.
신기하게 에세이지만 자기계발서처럼 그 안에 도움되거나 깨달음을 주는 내용들이 알알이 들어 있다. 예술 역시 인간의 고뇌에서 탄생하기 때문일까.
인생의 지혜이자 삶의 관점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예술가와 심리학, 음악과 종교,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의 삶이 궁금한 사람도, 깨달음이 필요한 사람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헤르만헤세의 에세이에서 찾는 깨달음과 삶의 지혜. 힘들 때 읽으면 더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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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