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늙어간다는 것 -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유영미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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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에세이 나로 늙어간다는 것 나이듦의 유쾌한 안내서

엘케 하이덴라이히 지음, 북라이프


나이듦에 대한 굉장히 솔직하지만 매우 아름답고 간결한 안내서

80대 독일 국민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문장들

<나로 늙어간다는 것>

젊음이 사라지는 것은 서럽다. 나이들수록 노화가 진행되니 몸도 아파오고 얼굴엔 주름이 깊어진다. 그렇기에 나이든다는 것은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데~하물며 노년의 삶에 기대가 있을리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결국 관점의 문제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종합 1위, <슈피겔> 54주 연속 베스트셀러, 누적 판매 60만부를 돌파한 책이다.

저자 엘케 하이덴라이히는 독일 대표 작가이자 오펜바흐 문학상 수상 작가로 1943년 독일에서 태어나 방송작가, 드라마 각본, 영화 시나리오, 잡지 고정칼럼 연재, 공영방송에서 문학 프로그램, 책 소개 프로그램을 했으며 80세 넘은 지금도 출판평론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작부터 자신의 삶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와,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로 설명하는데~

관점의 차이로 불행하게 보이기도 행복하게 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삶에 대한 태도는 당신이 삶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명랑하고 유쾌한 팔십대지만 스스로 육십대처럼 산다는 저자의 에세이는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에세이다보니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좋아하는 책속 구절을 더해서 풀어내는데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되거나, 공감이 되는 글귀가 많아

책속의책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책을 읽게 만드는 책이랄까.

책을 읽기 전 늙어감에 대한 에세이라고 했을 땐 인자한 분위기에 따뜻한 시선의 글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왠걸~너무나 꼿꼿하고 공격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솔직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너무 유쾌하다.

저자의 말처럼 사회에서 규정하거나 고정관념인 노인의 이미지가 아직도 크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오히려 젊었을 때 보다 지금이 더 강하고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한다. 준비도 못한 채 고군분투하던 젊은 시절보다 기쁨이 되는 일들만 하며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며. 책으로 성공해 멋진 집과 연금이 나오고 젊은 남자친구가 있는 삶. 그렇다면 지금껏 일을 해왔기에 쉬는 게 더 좋은게 아닌가 싶지만 저자는 철학자의 말을 빌려 말한다. 힘들여 뭔가를 할 수 있음이 특권임을 잊는 것은 타락이라고 말이다.

-'노년을 즐겨라'라는 말은 진부한 헛소리다. 우리는 삶에서 뭔가를 해나가야 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언제나 그러하다.



나이들어 변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능한 것들이 있음을 말하는 것에선 결국 긍정적인 사고가 삶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식은 늙지 않는다, 몸만 늙을 뿐."이라며 노화로 더 줄이거나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음에도 할 수 있음을, 그리고 정신적 활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체적인 마인드의 중요성! 많은 사람들이 노인을 바라볼 때 아무것도 못하는 나이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마치 넌 안늙을 것 같냐고 말하는 것 같다.

빠질 수 없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의외였다. 오히려 죽는다는 생각이 나이들면 위로가 되기도 한다고. 의학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게 가치 있는 일일지 생각해보게 한다. 끝이 있다는 게 오히려 현재와 순간들을 더 중요하게 만드는 것 같다. 현재의 중요성도 계속 짚어준다.

"결국 우리 삶은 다가오는 뭔가를 위한 리허설이 아니다. 현재가 바로 인생 자체다. 현재를 잘 활용하자."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며 후회하는 게 아닌, 삶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꾸 후회될 땐 좋았던 순간을 기억하라고.

늙는 것에도 남녀차별이 있을 줄이야. 책을 읽으며 노인에 대한 프레임이 벗겨지는 것 같다. 그리고 늙는 것에도.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된다. 젊음을 연장하고 싶어 얼굴에 주사 맞는 것보다 친구들과 웃고 즐기느라 생긴 주름을 사랑하는 것, 계단을 올라가기 힘들면 앉았다 가면 된다는 마인드. 다만 노년에 찾아오는 외로움은 위험할 수 있기에 자기만의 대처방법, 독서나 산책 등의 취미가 있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대처 방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젊을 때엔 몰랐는데 나이들수록 우리나라는 이런 것들이 더 부족하게 느껴진다.

내려놓고 받아들이는 유연함, 하지만 배울 수 있는 건 배우는 자세와 나다움을 그대로 가져가는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책으로,

나이듦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과 지나서 후회하지 않게 원하는 삶을, 순간을 오롯이 즐기고 활동적으로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인생은 실수의 연속이며 그 모든 실수가 끝나면 인생도 끝난다는 것이다. 실수 뒤에도 삶은 계속되고 언제나 다른 길과 출구가 있다. 그러니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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