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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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일본소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힐링소설책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다산북스


일본소설을 좋아한다. 아무래도 감성적인 문체며 스토리가 취향저격이라고 해야할까?!

소설책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일명 역주행 소설로 화제의 책이라길래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저자는 야기사와 사토시로 니혼 대학 예술학부를 졸업, 2009년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로 데뷔, 2010년 단행본으로 출간했던 이 책은 즉시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져 같은 해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속편도 나왔으나 그 뒤로는 묻혀 있는 책이었다. 흔히 책의 인기가 이어지는 책은 많지 않으니까.

하지만 첫 출간일로부터 13년이 지난 2023년에야 영미권에서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30개국에 번역 출간되고 있으며,

2024년 3월엔 영국 출판계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여겨지는 올해의 영국 도서상의 '소설 데뷔작'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역주행과 타이틀에서도 흥미롭지만 그보다도 소설의 배경인 일본 도쿄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 이 책을 읽고 성지순례 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게 더 흥미로웠다. 직접 있는 거리가 배경이니 여행코스에 넣기도 좋겠지. 마치 해리포터 읽고 영국가서 성지순례 하는 것과 같은 거자나?!

그 정도로 감동적인 스토리일까?! 궁금해하며 읽게 되었다.



"인생은 가끔 멈춰서 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 네가 이러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 중에 갖는 짧은 휴식 같은 거지.

여기는 항구고 너라는 배는 잠시 여기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일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또 출항하면 돼."

스물 다섯 다카코는 사내 연애로 사귄 지 1년 된 연인의 결혼 소식을 듣고 벙찐다. 수동적이며 늘 적당히 살아왔기에 뒤통수 이별의 고통을 오롯이 홀로 감내하며 슬퍼하다 결국 회사도 그만두고 집에서 잠만 자는데~그러다 사토루 외삼촌에게 연락이 온다. 10년 가까이 본 적 없는 삼촌은 진보초의 서점을 물려받아 일하고 있는데, 서점에 와서 머물며 일을 도와달라는 이야기다. 대신 전부 공짜라는 것. 책은 학교 수업 때나 읽은 게 전부지만 고향에 내려갈 순 없었기에 곰팡내 나는 삼촌의 헌책방 2층에 머물며 오전에 서점을 열고 가게 지키다 외삼촌이 오면 일은 끝나는 생활을 시작한다.

"여기는 메이지시대부터 작가나 교양인들에게 사랑받아 왔던 문화의 중심지야.~~~이 거리는 그런 역사가 있어. 모리 오가이나 다니자키 준이치로 같은 작가도 여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썼고, 지금은 해외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있지."

서점에 와서도 가시지 않았던 슬픔, 하지만 곧 책을 읽는 즐거움과 책으로 공통된 이야기를 나누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다.

"지금까지 전혀 접점이 없는 줄 알았던 사람과 불현듯 한 가지 일로 이어지는 기쁨."

"인생의 어느 순간에 우연히 책을 만나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이 독서가가 되는 거구나. "



상처를 입고 우연히 찾아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며 저절로 치유되는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저절로는 없었다. 자신을 특별하게 여겨주는 사람, 그 지지를 받아 자신의 계기를 만들어 상처와 나약함을 날려버린다.

"그건 마음의 문제야.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자신의 마음에 진솔할 수 있다면 그곳이 바로 내가 있을 장소야."

외숙모의 귀환이 속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책의 묘미는 배경인 진보초 고서점 거리와 독서의 즐거움, 누군가에게나 있는 책에 빠지는 첫 경험의 공감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있는 거리이기에 소설 속 배경과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듯 느껴진다.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

10월에 열리는 헌책 축제 역시 직접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뭐, 특별히 잘 알거나 모르는 것과는 관계없지 않을까요. 나도 뭘 대단하게 많이 알고 있진 않거든요.

그보다 한 권의 책과 만나 얼마만큼 마음이 움직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까요?"

책을 읽고 나 역시 언제 책에 빠지게 됐는지가 떠올랐다. 내가 처한 상황과 비슷하게 느껴졌던 소설책에서 큰 감동을 받았고 그랬기에 그 책이 아직도 나만의 베스트북 3위 안에 들어있고, 그 소설에 나왔던 장소에 가고싶단 생각을 했었으며 그 작가의 책을 한동안 계속 읽었더랬다.

최근 책서평을 하고 있지만 그저 읽고 올리는 데 급급해 내용에 대한 감정을 나누지 못했던 게 아쉽게 느껴졌다. 독서는 자신만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함께 나눌 때 놓칠 수 있는 더 다양한 요소들을 깨달을 수 있는데 말이지.

누구나 인생에서 지치거나 방향을 잃었을 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장소와 사람이 있다면 힘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그런 장소가 있기를 바라며 쓴 책이 아닐까 싶은 힐링소설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남녀노소 상관 없지만 책의 주인공처럼 20대 초중반의 인생에 첫 발을 디딘 사람들이나 책에 빠지는 첫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들이나

힐링되는 소설책을 읽고픈 사람들이 읽으면 더욱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읽고 나면 누구나 진보초의 헌책방 거리에 가보고 싶어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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