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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지적인 산책 -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라이온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인문 이토록 지적인 산책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라이온북스

가상의 것들이 쉼 없이 접속하느라
집중이 힘든 당신을 위한
낯익은 일상에서 다름을 읽어내는 법
<이토록 지적인 산책>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이 계속되다보면 훌쩍 멀리 떠나고 싶어진다. 그래서 우리들은 여행을 꿈꾸고 떠난다.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기 위해서. 새로운 것들을 눈에 담고 마음에 품고 나면 헛헛했던 마음이 풍만하게 가득해지는 기분이 들고 다시금 일상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궁금해졌다. 일상에서 어떻게 다름을 찾아냈을까?! 그것도 도시 산책으로 말이다.
프롤로그에 전과 후의 차이점을 느끼고 싶어서 먼저 혼자만의 산책을 한 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한 열한 번의 도시 산책을 하는 내용이다.
과연 저자가 찾아낸 것은 무엇일까?!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백만 명 넘는 독자에게 사랑받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한 <개의 사생활>의 저자로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인지과학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에서 심리학, 동물 행동, 개의 인지능력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어찌보면 전작에 이어 탄생한 책이다. 개와 산책하다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면 그 밖의 모든 것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집중해 놓치고 있는 감각을 깨우고자 한 것이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전문적 시각을 지닌 사람들과 각각 다르게 걸어봄으로써 우리가 평소에 쉽게 놓치고 사는 일상적인 요소들을 포착하려 했다.


"11명의 관찰 전문가와 함께 뉴욕을 소호하다"
아들과, 지질학자, 타이포 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의사와 물리치료사, 시각장애인, 음향 엔지니어, 반려견과 함께 하는 도시 산책을 통해서 깨달은 점은 각자 자신의 흥미와 전문성으로 인해 같은 풍경에서 보거나 집중하는 것이 다 달랐다는 것이다.
차별 없이 평등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것을 사랑하는 아이의 시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들은 전부 자연에서 나왔으며 건물의 암석에서 찾는 고대 생물들의 흔적, 레터링에서 찾는 도시의 단서와 간판에서 흥밋거리 찾기,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건물에 들어가보는 것, 나뭇잎을 뒤집어보는 것으로 접근해 벌레의 단서를 찾는 것, 도시에서 찾은 동물들의 흔적, 같이 다니면서도 서로 부딪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걸음걸이로 보이는 것들, 시각이 아닌 소리와 바람 등의 다른 감각들로 보는 것, 비 오는 날 타이어가 포장도로에 달라붙는 소리처럼 음악으로 바꿔 듣는 것, 냄새로 탐색하는 도시까지 각각의 눈으로 이렇게나 다름을 찾게 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어떤 전문가에 따라 무엇을 보았을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관련된 인지과학적 지식들로 인해 지적인 탐구가 가능해지고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왜 전문가들처럼 다르게 보지 못할까?! 새로웠던 것들은 점차 익숙해지고, 눈에 보이는 많은 것들을 전부 처리할 수 없으니 효율성을 위해 일반화하고 세부사항은 무시해버리는 시스템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지 생각하거나 무엇을 보게 될 지 예상함으로써 그것을 더 잘 볼 수 있기에 기대하고 단서를 찾으려고 노력하면 보일 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 번 새로운 시각을 얻고 나면 굳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지 않아도 이미지가 뚜렷이 다가온다.
모든 것이 다른 어떤 것의 표식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의 프로젝트는 '새로운 눈 장착하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질학자,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시각장애인과의 산책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그 중 야생동물편이 재미있었다. 사람이 동물에게 식량과 공간을 제공해준다는 이야기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흔적을 찾는 방법으로 찾을 수 있음을 알려주지만 찾고 싶지 않다는ㅋㅋㅋ그리고 도시사회학자의 시각 또한 남달랐다. 무단횡단에 관한 이야기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흥미로웠다.
일명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긍정적으로 들어맞는다. 교육을 통해 단련된 시각, 열정으로 다듬어진 시각에선 전문성을 얻으면 보이는 것이 달라지고 더 큰 전문성으로의 길이 열린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존재 자체 특성에서 비롯된 시각에선 소리와 바람과 냄새 등의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으로도 사물이나 공간을 느낄 수 있고 호기심과 흥미가 중요함을 깨닫는다.
지금껏 그저 보이는 것도 제대로 자각하지 않고 대충 알았다고 치부해 지루한 것으로 넘겨버리는 일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껴야 할 지 알게 된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시선과 집중 그리고 스마트폰 사용의 이야기. 집중해야 할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다는 메시지다. 이토록 탐구하고 새롭게 볼 수 있으며 그것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었음을 알게 된다. 고철덩어리를 내려놓고 주변을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기. 관심과 흥미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세계 역시 확장됨을, 매번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다. 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려 하느냐에 달렸다고.
-당신이 얼마나 먼 곳을 여행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보통 멀리 여행할수록 결과는 나쁠 뿐이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차리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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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