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식당 - 마음이 담긴 레스토랑과 소박한 음식의 이야기들
박진배 지음 / 효형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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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세이 낭만식당 미식일지

박진배 지음, 효형출판


마음이 담긴 레스토랑과 소박한 음식의 이야기들을 담은 음식에세이 <낭만식당>

삶에서 음식은 뗄레야 뗄 수 없기에 관련된 이야기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데~

전 세계 스무 곳의 미식 공간의 이야기와 더불어

스무가지 음식이 간직한 역사적 문화적 스토리들에 대해 미식가가 쓴 에세이라고 하니 안읽어볼 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음식과 레스토랑에서의 행복한 경험을 상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레스토랑은 그 이름과 제공되는 음식만으로도 손님을 어딘가로 여행시켜준다.

예전에 내가 작성했던 글에선 음악은 추억의 장소로 나를 데려다준다라고 썼었는데~음악이 시간이라면 음식은 장소로의 여행일 것이다.


저자 박진배는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며 <공간미식가><공간력수업><천 번의 아침식사> 등 열한 권의 책을 썼고, 책 번역도 했으며, 십수 년 전부터 일간지에 디자인과 음식, 문화 전반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고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서울과 뉴욕의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디자인, 레스토랑과 외식 컨설턴트로 다수 프로젝트를 자문했으며 뉴욕의 '프레임'과 한식당 '곳간'을 창업, 운영했다고 한다.



책은 크게 2장으로 나뉘며 1장 미식가의 여정에선 저자의 외식산업 연구와 레스토랑 프로젝트를 위한 답사 장소 중 인상 깊었던 스무 곳의 미식 일지,

2장 맛, 사람, 문화에선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음식들 피자, 햄버거, 핫도그 등의 탄생 스토리와 치킨 와플, 스팸 등의 역사적 배경이야기,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나 할렘의 소울 푸드 등의 문화적 의미까지 담아낸다.

-레스토랑은 마치 연극 무대와 같은 공간이다.~~그러므로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것은 한 편의 멋진 공연을 관람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


미식가의 여정에선 저자가 다녀온 곳들이나 레스토랑, 카페, 음식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전부 미식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니기에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여행에세이를 보는 듯도 하다. 미슐랭 쓰리 스타를 유지하다 강등될 거라는 소문과 사업 부진으로 인해 나비처럼 날아간 부르고뉴의 셰프의 레스토랑에선 '행복한 경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지나친 상업주의 경쟁에 휘말리는 일은 비극이다'라는 메시지를, 신고전주의 스타일의 영국 최고의 특급호텔 런던의 리츠호텔의 빈틈 없는 서비스, 전 세계의 왕족과 국가 원수가 머무는 곳 뉴욕의 명물 카라일 호텔의 유명한 장소, 캘리포니아롤은 벤쿠버에서 시작되었지만 일본 셰프가 만든 메뉴임을, 스시가 오늘날 미국에서 고급 음식으로 자리잡은 이야기,저자가 운영했던 맨해튼의 델리 이야기에선 혼잡한 거리만큼 분주한 델리에서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였고, 뉴욕의 청혼 레스토랑에서 레스토랑 디자인의 완성은 손님의 행복한 모습임을, 시칠리아 출신 이민자들의 일곱 생선 만찬, 뉴욕 차이나타운의 노포와 신촌의 노포 등 가지 각색의 장소와 음식에 대한 설명과 사진들이 이어진다.

가장 구미가 당겼던 건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의 아사도르 에체바리. 찾아가는 길도 아름답고, 헛간과 같은 소박한 내부며 전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셰프지만 유명셰프들이 가르침을 받으러 찾아온다는 곳. 불과 열과 연기로만 만드는 화려하지 않은 코스요리지만 끝이 없는 깊은 맛이 감동이라니..

너무 궁금해져서 관련 후기까지 찾아보게 만든다.

-가공되지 않은 순수함은 화려한 겉치레보다 훨씬 이루기 힘든 경지다.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시간 역시 끝없는 인내와 극도의 섬세함을 요구한다. 그래서 그의 요리에서 느껴지는 가식 없는 풍미와 완벽함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



-새벽은 겨울이나 여름이나 을씨년스럽다. 이럴 때 달콤한 시럽이 뿌려진 폭신한 와플과 바삭한 치킨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뉴요커들은 베이글을 토스트 해서 먹지 않는다. 오늘 새벽 오븐에서 구워나오니 다시 굽거나 데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엔 2장 맛과 역사와 문화 이야기보단 1장 미식 이야기만 내 취향일 줄 알았는데, 몰랐던 음식의 탄생 스토리를 알게 되는 즐거움이 생각보다 컸다. 특히 영국의 잉글리시 브랙퍼스트의 전통 이야기에선 대부분 호텔의 아침 식사가 뷔페로 차려지는 이유를 알 수 있고, 공장 노동자들의 영양 보충을 위해 제공되던 음식이라는 것을~눈물이 깃든 흑인들의 소울 푸드 프라이드 치킨과 와플을 같이 먹게 된 전통 이야기, 토스카나 지역의 빵들이 퍽퍽한 이유와 '이탈리아 요리에서 빵은 맛의 균형을 맞추는 보조재일 뿐이다'라는 이야기는 왜 나만 슬픈건지, 미국의 여러 주가 스스로 햄버거 탄생지라고 주장한다는 재미있는 이야기, 중국집 원형 테이블에선 중국의 가치관이자 문화인 관시에 대해 알 수 있고, 맛의 비밀은 공기에선 당연하게 여기는 공기로 맛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여기서 처음 알았네?!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과 미식 그리고 공간 그리고 이야기로 이미 그 곳으로 데려다 놓는 음식에세이책이다. 왜 미식이라기보다 유명한 장소들이 들어갔나 싶었는데, 저자는 마치는 글에 서비스 정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글은 노포에서 겪은 불쾌함과 연결된다. 그렇기에 반대로 음식이 맛없기로 유명한 영국에 빗대어 해답을 말해준다. 오늘날 외식산업의 수도 중 하나가 런던인 것은 빈틈없는 서비스 덕분이라고. 음식 문화의 수준은 맛과 접객 스타일이 함께임을.

미처 생각지 못한 이야기기에 외식업계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음식과 함께 하는 즐거운 여행으로 이끌어주는 이야기라서 음식을 싫어하지 않는 한 흥미롭게 읽기 좋은 에세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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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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