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 2,7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달은 행복을 말하다!
히라노 구니요시 지음, 구수영 옮김 / 비아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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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에세이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히라노 구니요시 지음, 비아북


2,700명의 죽음을 지켜본 호스피스 의사,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깨달은 행복을 말하다!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삶은 유한하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까먹게 된다. 그래서 반복되는 삶이 그저 귀찮기도 하고, 죽음은 닥치기 전까진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죽음을 가까이서 맞이하는 호스피스 의사가 자칭 그의 스승들(환자)로부터 배운 것은 무엇일까가 궁금해서 읽게 된 에세이책이다.

꺼져간 죽음에서 배울 것이 있었을까 싶었는데, 읽고 보니 죽음에서 오히려 삶의 자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내용이다.


저자 히라노 구니요시는 '병을 고치지 않는 의사'란 수식어를 달고 있다. 그가 진료한 환자들은 주로 인생의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뿐이다.

그는 2002년에 방문 진료 특화 클리닉을 개업한 후 20년간 2,700명의 죽음을 지켜봤다고 한다.

그 많은 죽음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행복하게 마무리하려면 후회 없이 내 마음대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것을 전부 다 하는 것, 삶을 전부 불태우는 것이다."



방문 진료 의사란 게 우리나라에선 생소한데 저자는 20년 전쯤에 개업했다고 하니 확실히 일본이 고령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단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인턴 때 사람은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한 사건으로 인해 방문 진료 의사로 경로를 바꾸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간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내가 이 방문 진료 의사라는 일을 하면서 가장 두근거릴 때는 그런 인생 대선배들의 의미 깊은 삶을 마주했을 때,

그리고 그들이 올바르게 제멋대로 구는 모습을 만났을 때다."

백혈병과 폐렴으로 산소 흡입기를 달고 있는데도 여행과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단 소망을 해낸 사람, 죽기 전까지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마음가는대로 산 붉은 악마, 70대 말에 염원하던 마이홈을 짓느라 모은 돈을 다 쓴 사람, 자신의 존재 의의 대로 치과에서 일하다 쓰러지는 것이 소원이라는 폐렴 중증 환자인 치과의사, 만나는 여자친구가 여럿인 시한부, 동료에게 마지막을 부탁한 사람 등등 각양 각색의 사람들을 통해서 여러 시사점을 이끌어낸다.

제멋대로 산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자신이 기준이 되어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고, 그리고 자신만의 이상적인 마지막을 맞으라는 이야기다.

여러 가지 시사점 중 하나는, '어디서' 마지막을 맞을지, 그리고 '누구와' 마지막을 맞을지를 생각하란 건데, 에피소드를 읽다 보니 의외의 답들이 있어서 놀랐다.

대부분 당연히 배우자, 자녀같이 가족과의 마무리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임종을 지킬 수 없는 가족도 많거니와~

와이프가 있는 남자가 내연녀의 간병을 하러 멀리서 온다는 내용은 약간 어처구니가 없었...물론 내연남을 만나는 내연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남자뿐이라 그렇겠지만 말이지...여자친구가 여럿인 남자도 그렇고...독거노인의 외로운 마지막보단 누구라도 있음이 다행이기도 싶다.

또 다른 시사점은 연명치료에 대한 생각, 저자는 위루술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단 한 커플에게는 두 손을 들었는데~위루술이란 게 환자보다 하루라도 더 살아야 하는 의무라고 하니 더없이 무겁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나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애정으로 책임지고 간병하겠단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마음이 든든할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죽음이 이상적일지에 대한 이야기에선 크게 공감했다. 건강하다 갑자기 픽 쓰러져 가는 것보다, 암에 걸려 남겨진 시간 동안 정리하고 아쉬움 없이 하고 싶은 것 하고 가는 게 환자가 가족이나 미련이 덜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어떤 증세가 일어나는지를 알려주는데, 오히려 그게 더 자연스러운 죽음이며 덜 힘든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마지막 거처는 돈으로 살 수 없음을 말하며 이상적인 거주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며 '폴라리스' 입주시설을 설명하는데~우리나라에도 이런 전문적인 시설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웬만해선 집에서 죽는 게 가장 편할 것 같지만 말이다.

삶의 자세부터 마지막 거처와 누구와 함께할 것인지, 연명치료 등등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에세이책이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오히려 후회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동기부여를 얻게 된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도 생각해 보게 하며, 부모님의 마지막을 원하는 대로 해드려야 된단 생각도 들었다. 나아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에도 얼른 이런 시스템이며 시설이 도입됐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에피소드 가득한 책인지라 침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웃음이 나왔던 이야기들이 많아 오히려 삶은 자신이 꾸려가는 것이란 희망을 품게 해준다.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로 배울 점과 생각할 점이 많은 책이라 한 번쯤은 읽어봐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인생을 구가하기 위해서는 출신이나 지위, 재산 따위 필요하지 않다. 건강한지 어떤지도 관계없다.

어떻게 마음먹는지에 따라 자기 행복과 불행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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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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