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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홋카이도 - 겨울 동화 같은 설국을 만나다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4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8월
평점 :
한 달의 홋카이도 / 일본 여행 에세이
윤정 지음, 세나북스

겨울 동화 같은 설국을 만나다
<한 달의 홋카이도>
일본여행을 꿈꿀 때 꼭 들어가는 곳 중 하나는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섬 북해도, 홋카이도 여행이다.
소복하다 못해 높이 쌓인 눈과 온통 하얀 세상이 된 풍경이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흔하지 않은 장면이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영화 '윤희에게'의 풍경, 그리고 오타루 여행 방송 보고선 홋카이도의 매력에 반했었기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표지의 비에이 크리스마스 나무 사진과 제목부터 너무 매력적인 것!
<한 달의 홋카이도>는 제목처럼 홋카이도에서 한 달 살기 같은 여행에세이책이다. 일주일도 아니고 무려 한 달이나?! 너무 부럽자나~
저자 윤정은 한국어 선생님과 여행 에세이 작가 두 가지 일을 하고 있으며 현재 대학원 한국학협동과정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라고 한다.
한달살기는 대학원 진학 앞둔 겨울, 올해 다녀왔다고 하는데~오롯이 여행만을 하기보다, 한국어선생님이란 본업도 겸하면서 한달을 지내다 온 것이다.
이미 일본 여행과 교환학생, 그리고 워홀로 일본에서 국어강사를 한 적이 있던 저자이기에 이미 가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처음이라고 하니 괜히 같이 더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혼자하는 여행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2주는 동생과 함께, 남은 2주는 남자친구와 함께 지낸 여행기다.

목차는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홋카이도의 중심, 삿포로에서, 2장은 삿포로 근교 이색 여행을, 3장은 삿포로에서 바닷길 따라 오타루까지, 4장은 홋카이도 남쪽으로 하코다테 기차 여행, 5장은 소소하고도 특별한 홋카이도 모험에 관한 내용이다.
홋카이도의 슬픈 역사?랄까~아이누 민족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알았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야기부터 속속들이 저자가 보고 느낀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여행에세이라 더 와닿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맛집을 찾아놓긴 했지만, 대략적으로 큰 계획을 잡고 사이사이 찾아가서 먹는 것을 보니 J보단 P유형의 여행인 것 같다. 정해놓은 맛집 외에 현지인들이 줄을 선 곳이면 찐맛집이라는 공식, 그리고 구글 리뷰나 평점을 보고 가는 것을 보니 말이다. 사실 여행계획은 언제든 틀어질 수 있기에 이렇게 여유로운 큰 틀의 계획대로 나 역시 여행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달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삿포로 시계탑, 맥주박물관, 오타루 운하, 텐구야마 전망대, 국제스키장, JR타워, 조잔케이 온천 마을, 타누키코지 상점가, 삿포로 눈축제, 삿포로TV타워, 하코다테산, 고료카쿠 타워, 세이칸 연락선 기념관, 하치만자카, 비에이, 모이와야마 산정 전망대까지~여행책이 아닌 에세이로 읽으니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유명한 여행지다보니 한국인들을 많이 마주치는데 일본의 민폐문화를 잘 아는 저자이니만큼 약간 선 넘는 한국인들을 볼 때 괜히 본인이 미안함을 느낀다니 일본인의 눈엔 그렇게 비치겠구나란 생각을 하게 된다. 꼭 맛집이라고 자기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고, 사진만 담기보다 그 시간, 그 장소의 느낌을 더 기억하는 것의 중요함도 짚어준다.
아무래도 재밌게 느껴졌던 건 당일 스키장과 당일 온천 여행이었다. 여행 중 마주하는 해프닝들이 당사자나 그 상황엔 힘들겠지만 대리경험하는 일로선 더 기억에 남고 그럴 수도 있구나 싶어 가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겠단 계획도 세우게 만든다. 그림 같은 풍경의 흰 눈으로 뒤덮인 산,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탕~읽다 보니 이 여행기에 나의 취향저격 장소들이 추려지며 또 꿈을 꾸게 된다.
"돌아오는 길의 버스 안에서는 어쩐지 목욕탕 냄새가 났다. 모두가 목욕을 끝내고 뽀송뽀송해진 채 돌아가는 것이라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오타루는 운하도 유명하지만 텐구야마 위에서 내려다보는 오타루 시내의 야경 또한 황홀하게 아름답다."

2주씩 다른 곳에서 지낸 숙소의 장단점을 보며 여행지가 가까운 편리함과 아름다운 풍경 중 어디를 고를 것인가라는 즐거운 상상도 하게 된다.
동생과 갔던 좋았던 곳을 남자친구와 함께 또 가는 것 역시 한 달살기의 장점이라고 느껴졌다. 눈을 맞지 않고 갈 수 있는 지하도를 찾아낸 것도.
"이런 것이 한 달 살기의 묘미가 아닐까? 처음에는 낯설기만 하던 장소가 지날수록 편안해지는 기분은 조금 길게 머무르는 여행자에게 이 도시가 주는 선물 같은 위안이었다."
나는 카레를 좋아하지 않지만 삿포로의 명물이 수프카레라서 카레집이 몇 군데 나왔는데~'스트레스가 달아나는, 기대를 초월한 맛'이라 표현한 집은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이국적인 하코다테 여행지에서도 맛집이 나오고! 참고로 하코다테는 내 취향이 아니다 싶었는데 오히려 보석같은 곳을 발견했다. 저자 역시 홋카이도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라고 한 그 곳! 책으로 확인하시길~
이렇게 내 선택이라면 가지 않았을 곳에서 찾아낸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발견하는 일이나 나와 다른 여행스타일에서 얻는 장점들이 나의 기준과 시선을 조금씩 변하게 만들어준다.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만으로도 나의 세계가 확장되어감을 느낄 수 있고,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
책으로 미리 만나본 홋카이도의 겨울~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꿈꾸게 만든다. 빨리 겨울이 오길 기대하게 된다.
*홋카이도 한 달살기 에세이에서 찾는 나의 취향저격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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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