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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ㅣ 클래식 라이브러리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현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평점 :
일본소설 인간 실격 아르테
다자이 오사무 지음, 아르테(arte)
세계문학 시리즈에도 들어가 있던 일본소설 인간 실격. 많이 들어봤지만 계속 읽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야 읽게 되었다.
한국 드라마로도 나왔었기에(내용은 책과 달랐지만) 더 궁금해진 것 같다.
인간 실격이란 도대체 어떤 인간을 말하는 것일까가 궁금했다.
다자이 오사무란 저자의 이력을 읽지 않고 책을 읽었는데, 해설과 작가 연보를 보니 거의 자전적 소설에 가까운 내용이 아닌가 싶었다.
고리대금업으로 부를 축적한 대지주 집안의 11남매 중 여섯째 아들로 태어나 도쿄제국대학 불문과 입학, 이부세 마스지를 사사했고, 1935년 <역행>으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고, 1936년 첫 소설 <만년> 출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1939년 결혼 전까지 4번이나 자살 기도, 결혼 뒤 본격적 창작 활동에 몰두.
<사양>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인기 작가로 등극. 1948년 <인간 실격> 탈고 후 아사히 신문에 연재 예정이던 미완 소설 <굿바이>를 남기고 야마자키 도미에와 강에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인간 실격>은 서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나뉘고, 미완의 유작 <굿바이>도 실려 있다.
나라는 서술자가 서언과 후기에 요조라는 사람의 사진과 수기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첫 번째 수기에 "너무나 부끄러운 인생을 살았습니다"라는 자기 반성?으로 시작된다. 인간의 삶을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그는
동북지방 시골 부잣집에서 태어났지만 좀 특이하고 별나다. 뭐 어릴 때야 어떤 개념이나 그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할 수는 있지만 공복감이 없으며 가족과의 식사 시간이 두려웠고, 주변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겪는 고통의 성질이나 정도를 전혀 짐작할 수 없어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는 지옥 같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그런 불안한 자신을 어릿광대짓으로 포장해 살아간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도저히 인간을 단념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어릿광대짓이라는 끈 하나로 간신히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필사적인, 그야말로 천 번에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한 위기일발의 진땀 나는 서비스였습니다."
읽고 보니 대가족 속 바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로 인해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며, 내용처럼 하녀나 머슴에게 능욕을 당했음에도 호소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서로 속고 속이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맑고 명랑한 불신을 알아버렸기에 인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그토록 고통이지 않았나 싶다.
중학교 때 타향에 나갔지만 고향보다 훨씬 편안한 장소로 느껴졌다는 아이러니. 하지만 백치에 가까운 다케이치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켜버리고~
아버지 말씀을 따라 도쿄 고등학교로 옮겼으나 호리키 마사오란 미술 생도를 만나 술, 담배, 매춘부, 전당포, 좌익사상을 배우며 대인공포가 나아지나 싶었지만 연상의 유부녀와 정사 사건을 일으킨다.
"저는 매춘부를 여성도 인간도 아닌 백치나 미치광이쯤으로 생각해서인지 오히려 안심하고 그 품 안에서 푹 잠들 수가 있었습니다."
"겁쟁이는 행복조차 두려워하기 마련입니다. 솜에도 상처를 입습니다. 행복에 상처 입는 일도 있습니다."
그 일로 학교에서도 쫓겨나고 고향과 관계도 끊기게 되며 호리키의 냉담함에 당황한다. 처음 정부같은 생활을 하며 만화로 돈을 벌게 되지만 불안과 우울은 더 심해지고 또 다시 다른 정부가 되며 술에 쩔어 살게 된다. 하지만 지금껏 자신이 과학적 미신에 겁을 먹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음을 깨닫고 점차 세상을 경계하지 않고 공포에선 해방되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사람은 두려워한다. 그 후 결혼을 하게 되고 다시 호리키가 찾아오며 또 다른 사건이 터지고 그로 인해 삶에 대한 기대, 기쁨, 공명에서 영원히 멀어지게 된다. 술에서 약으로 옮겨가고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시골 생활을 하게 되며 이야기 하는게 바로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까지 소위 '인간' 세계에서 아비규환으로 살아오면서 진리라고 믿은 것은 단 한가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첫번째 이야기에선 특이한 아이지만 불우한 어린 시절이구나 싶었지만 두번째 이야기에선 친구를 잘못 만나 이상한 길로 빠지는구나, 금전적 굴욕으로 죽음을 택할 수 있나, 세번째 이야기에선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자신을 쓰레기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불쌍하다 싶으면서도 여자들한테 하는, 물론 여자들이 먼저 다가왔지만 은근히 발빼는 모습과 여자의 물품을 팔아서까지 술과 약을 하는 모습에, 아내의 위험한 상황을 목격하고도 회피해버리는 모습에 넌더리가 날 정도여서, 도대체 왜 이런 내용을 책으로 썼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상이니 저자의 삶을 읽어도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인간 실격은 나약한 마음가짐과 스스로 책임지지 않는 모습, 그리고 친구의 이중성, 자살이라는 이기심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나약한 마음가짐을 탓할 수는 없다.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마음과 상황 아닌가. 부잣집 아들이 갖고 있어야 할 보통의 정신상태는 오히려 호리키의 방식이 아닐런지. 정신병원에 들어갔다 온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하지만 인간임에도 인간답지 않은 사람들이 가득인 세상에서 그저 환경의 영향으로 잘못된 길로 빠져버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굿바이>는 오히려 바람둥이 편집자가 애인들을 정리하려고 까마귀 목소리를 가진 예쁘지만 장사같이 힘쎈 여자와 쇼를 하려다가 오히려 주도권을 뺏기는 이야기인데~은근 재미있는데 미완이라 아쉽다.
책을 읽고는 나에게 질문이 되돌아 온다. 당신은 인간 실격인가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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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