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모든 것
휘프 바위선 지음, 장혜경 옮김, 한지원 감수 / 심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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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치매의 모든 것: 종합적인 치매 안내서

휘프 바위선 지음, 심심



"잊는 것도 있지만 잃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치매의 진단과 증상, 예방과 치료부터 환자와의 소통과 대처법까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

네덜란드 최고의 임상 심리학자가 30년 연구를 축적한 종합적인 치매 안내서


치매 간병을 하다 힘에 겨워 해서는 안될 결정을 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한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치매 간병이 쉽지 않다는 것임은 알 수 있다.

아직 치매와 관련된 사람을 직접 보고 겪진 않았으나 점점 깜빡하는 건망증이 늘어가는 것 같아 읽게 된 치매책이다.

저자는 네덜란드 최고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노인 심리학자로, 외할아버지부터 부모님과 이모까지 치매환자를 겪으며 보살핀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책을 40여권 집필했다고 한다. 특히 <치매의 모든 것>은 치매의 원인, 역학적 특징, 증상, 돌봄 등 치매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으로 1999년 중반에 초판이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은 몇 가지 추가 되어 나온 신판으로, 치매가 진행되어도 잃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을 추가했다고 한다.

"치매에 걸려도 인간의 몇 가지 능력은 끝까지 살아남거나 아주 늦게까지 유지된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능력,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바로 우리의 감정, 바람, 욕망이다. 사라지지 않는 이런 능력이야말로 우리가 치매 환자를 대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지점이다."



치매에 대해서 잘 몰라도 상관없다. 1장 치매란 무엇인가에서 치매에 관한 오해부터 원인, 형태 등을 친절히 알려준다.

치매에도 여러 형태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지만 이 책에선 알츠하이머를 토대로 이야기한다.

치매를 살금살금 들어오는 도둑에 비유한 게 확 꽃혔다. 나도 모르게 천천히 진행되는 병인 것이다.

흔히 치매임을 알게 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치매는 예방할 수 없는 병이라지만 저자는 낙관적인 이야길 들려준다.

20년 전부터 세대별 치매 위험이 줄었다는 것이다. 생활습관이 건강해졌기 때문이라며 50~60대는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생활하면 8년 안에 치매에 걸릴 위험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건강한 생활습관이 좋다는 건 알지만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하지만 어떤 게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고, 또 치매를 알려주는 18가지 조기 신호를 통해 자신이나 주변 사람의 조기 증세를 확인할 수 있다.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진단을 받아야 준비하고 대처할 수 있으며 환자가 결정 과정에 적극 동참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비슷한 증상이 있어도 그러려니 냅두지 말고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거!

"알츠하이머병은 예방할 수 없다. 하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이 발병을 늦출 수는 있다."



2장 기억장애: 첫번째 치매 법칙에선 기억장애로 인한 증상들에 대해 말한다. 치매 노인이 집을 나가 실종됐다는 기사도 많이 봤는데, 방향감각, 시간감각을 잃고,

전두엽이 더 심하게 망가지기에 이성도 잃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 직접적 결과로 인해 사람을 피하거나 자발성을 잃는 등의 간접적 결과도 생긴다.

하지만 저자는 초기 치매 환자의 불안과 두려움은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다만 차이점은 우리에겐 가끔 일어나는 실수지만 그들에겐 계속 되풀이되는 일상이라는 것을 집어준다. 3장 두번째 치매 법칙에선 기억상실을 사라지는 일기장이라고 말하는 것에 놀랐다. 최근의 기억이 담긴 일기장부터 사라져 중증 치매가 되면 어린 시절의 기억만 남는다는 것. 마지막 단계엔 대화를 거의 할 수 없다고 한다. 전쟁 중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데, 이성적 사고를 할 수 없고 위험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없게 되니 결국 혼자선 생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억에 남는 4장 잃지 않는 것에선 사례들과 함께 오래 유지되는 일반적인 인간의 능력이 무엇임을 알려준다.

특히 치매 환자도 우리와 똑같이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심장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달라진 것은 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존중을 바란다는 것.

5장 치매 환자의 마음속 들여다보기:단계별 경험에선 치매를 위태로운 자아, 길 잃은 자아, 침몰한 자아라는 진행에 따른 3단계로 나누고,

문학작품을 통해 치매 환자의 생각과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과거의 상처가 다시 터질 수 있단 것, 마지막으로 잊는 건 미소라는 것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6장 치매 환자와 소통하기, 7장 문제 행동 대처법, 8장 치매 환자 대할 때의 일반 팁은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 꼭 알아둬야할 것들을 담았다.

보통 치매 어르신들은 기억을 못하니까 간병하는 사람들이 아기 다루듯이 말하곤 하는데 그러면 안된다는 것에 뜨끔했다. 존중이 담긴 말투로 어른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화할 주제로 환자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는 것에선 환자의 경험과 인생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좋아하는 주제는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는 안전한 항구다. 환자가 불안해하거나 울적해하거나 화를 낼 때 그 이야기를 꺼내면 환자의 마음이 가라앉으면서 편해질 것이다."

거절하는 방법, 해서는 안되는 말, 중요한 소통 규칙, 문제 행동의 원인과 대처에 단계별 지침 사항, 편안한 환경 만들어주는 법, 치매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알려주어 당황하지 않게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담았다.



9장 치매의 또 다른 희생자: 간병 가족에선 환자보다 최측근이 더 고통받는다며
치매가 진행되는 동안 간병 가족이 느끼는 감정, 가장 고통을 느낀다는 요양 병원 입소 때 느끼는 감정을 다루어
간병 가족에게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공감을,
10장 기운 잃지 않는 법에선 치매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무력감을 느끼지 않고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음을 말하며
간병 가족의 마음과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낼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가능하다면 오늘을 살 것이며, 가능하다면 내일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에너지가 많이 드는 것은 간병 그 자체가 아니라 앞 일을 걱정하는 것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문학 작품의 사례같은 글귀들로 더 생생하고 즐겁게도 느낄 수 있고,
치매 안내서처럼 모든 것을 알 수 있으며 치매 환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며 행동해야 하는지까지 배울 수 있고,
너무 죄책감을 갖지 말며 완벽하려다간 병 날 수 있으니 도움을 청하며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등
간병인들이 가질 수 있는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방법들이 너무 막막한 상황을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 정도면 거의 치매바이블이 아닐까 싶을 정도. 감정을 읽어야 한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더불어 환자 역시 정상인과 다를 바 없음을 계속 상기시켜주기에 거기에서 마음이 찡~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치매,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어 이미 겪고 있는 사람에겐 더더욱 큰 힘이 될 것 같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혹시 모를 치매에 앞서 배우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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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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