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신이현.레돔 씨 지음 / 더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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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 프랑스농부가 한국에서 만든 내추럴와인

신이현 지음, 레돔, 더숲



와인과 삶에 자연을 담는 프랑스인 남편과 소설가 신이현의 장밋빛 인생, 그 유쾌한 이야기.

<인생이 내추럴해지는 방법>


내추럴이란 단어에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자연의, 꾸밈 없는. 마치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

요즘들어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단 생각과 와인에 대한 흥미로 인해 읽게 된 책인데~

읽고보니 '유쾌한 이야기'란 표현이 정확했다.


저자 신지현은 1994년 장편소설 <숨어 있기 좋은 방>으로 데뷔한 작가라고 하는데 신선한 충격을 준 책이라고 하니 궁금증이 생겼다.

프랑스에서 컴퓨터 엔지니어일을 하는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파리지앵으로 살았는데,

남편에게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일명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는지 갑자기 죽어도 농부가 되고 싶단 결심에 찬 말을 듣게 되고

한국으로 와서 꿈을 실현하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다.

마치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실화라는 것, 그리고 저자의 마치 어떻게든 되겠지란 뉘앙스와 말투가 캐릭터로 느껴졌다.



세세한 계획없이 원대한 꿈만 갖고 찾은 한국. 땅을 구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지만 발품을 팔아 결국 찾아낸다.

하지만 레돔의 농사법은 특이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일반적인 농사와는 다르다. 우주의 기운으로 농사를 짓는 생명역동농법으로 달력을 보면서 진행하고,

유기농 소똥이며 토끼풀 씨며, 벌도 구해달라고 한다.

'바로 그거야. 숲 정원을 만드는 거야. 산에 가면 작은 나무부터 큰 나무까지 하모니를 이루어 잘 자라고 있잖아. 우리 밭도 그렇게 만들어야 해.~~~그러면 밭은 숲처럼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가지게 되거든.'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잖아. 나무들도 여러 종이 함께 어울려 살 때가 제일 좋아. 모자란 것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거든. 포도밭에 복분자랑 복숭아나무, 보리수나무, 회화나무 같은 여러 나무들을 심는 것도 서로서로 모자란 것을 주고받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야. 인간 사회의 이상적인 민주주의 형태 같다고 할까.'

처음에는 유난스러워보였던 농부 레돔으로 아내분을 고생시킨다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그의 진심과 뜻을 헤어려보니 제일 내추럴하고 유기농적인? 방법이었다. 땅부터 살려야 한다는 것, 트랙터로 미는 것과 약을 치는 것이 결국 악순환을 되풀이한다는 말에서 자연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단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만큼 일이 많아 하루죙일 밭에서 있는 남편을 보는 아내이자 대표의 마음은 무거워진다는 거에 공감됐다.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농사가 제일 어려울거라 생각했는데 제조에도 일이 많은 것이다. 주류제조 허가 받는 것도 까다롭지만 웬만한 제품을 수입해야만 하는데 통관도 까다로워 유체 이탈 순간을 마주한다는 저자. 거기다 알코올 도수를 미리 정해야 한다는 법은 내추럴와인에서는 불가능하다구요?!



내추럴와인은 일 년에 단 한 번만 만들 수 있다니, 노력도 노력이지만 날씨가 꼭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거기다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 술이니 하나부터 열까지 쉽게 되는 게 없어보인다. 레돔떼루아의 와인은 껍질 효모로 만들어지는 자연발효기법이라는데 그 표현이 신선해서 기억에 남는다.

'효모가 뀌는 이 보글보글한 방귀 맛은 정말 오묘하다.~~방귀가 입 안에서 톡톡 부서지면서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면 우울한 기분이 사라진다.'

겨울 양조장에서의 사과술이 발효되는 향, 효모들이 온 몸에 붙어 뽀뽀를 백 번 천 번 해준다는 그 곳에 가보고 싶어진다.

슬그머니 검색을 해보니 시드르, 사과스파클링와인과 로제스파클링와인 두 가지가 있는데 현재는 시드르만 살 수 있네?! 도무지 이 책에서의 표현들과 노고들, 어떻게 키워서 술로 만들었는지를 알고 나니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진다. 와이너리 견학 같이 가서 구경하고 시음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잘 해오던 직장을 관두고 농부로 꿈을 정한 뒤 농업대학을 들어가 공부하고 한국으로 무작정 넘어와서 실행에 옮긴 레돔. 처음부터 주변에서 이들에게 걱정과 우려섞인 말들, 그리고 미덥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들이 많았다는데 쉬운 길로 가지 않고 소신대로 자신의 방법대로 성취한 그도 멋있고, 묵묵히 남편의 꿈을 도와 막막한 주문도 팔 걷어부치며 해내는 아내이자 대표도 멋있단 생각이 든다. 읽고 나니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남은 인생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지 않은가. 일단 닥치면 다 하면 되겠지 뭐~라는 내추럴한 생각이 든다.

'어느 것이 되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지금 우리는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노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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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어스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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