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문지희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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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개와 함께한 하루

산더 콜라트 지음, 흐름출판



개를 키우기에 제목에서부터 끌렸던 소설책 <개와 함께한 하루>

네덜란드 최고 문학상 리브리스상(Libris) 수상한 책이라고 하니 더 읽고 싶어졌다.


'절망과 슬픔, 후회와 상실의 시간을 지나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기쁨을 노래하라!'

'방황과 고통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생의 가치이며, 생의 위대함이다!'


이 이야기는 어느 무더운 칠월 토요일 하루에 일어난 일들을 펼쳐 놓은 것이다.

책의 주인공은 56세 돌싱 남자 헹크 판 도른으로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사람과의 소통 보다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 생각하기 좋아하는 것 같다. 대화할 때 미처 반박하지 못한 말을 

혼자서 상상하며 곱씹고, 이웃사람을 만났을 때에도 얼어붙고 도망치듯 빠져나오니 말이다.

그에게 친밀감이 있는 상대는 생일을 맞은 조카와 개, 둘 뿐이다.

그는 이혼 후 빌런이라는 열네 살 개를 키우고 있는데, 그는 아픈 자신의 개에게서 낯설음을 느낀다.


'병이란 건 이런 거다. 우리의 정상적인 관계를 망가뜨리고, 이로 인해 서로를 낯선 존재들로 만들어 버린다. 

우리가 누구이고 또 무엇인지에 대한 정체성의 당위를 파괴시킨다. 서로의 친밀감은 훼손된다. 

이렇게 둘은 나락의 양 끝자락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동물병원에서 빌런은 심부전을 앓고 있으며 머지 않아 끝이 올거라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자신의 조카 생일에 참석하기 위해 빌런을 두고 나오면서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되는데...



내용은 다르지만 영화 '멋진 하루'가 떠올랐다. 

하루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니 말이다.

책의 첫 문장에 나오는 심장, 그는 물질이 아닌 감정을 지닌 심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오히려 축복이라고 생각한다지만, 

직장에서 보는 환자들, 먼저 죽은 형, 그리고 죽음이 다가오는 개로 인해 불안해 보인다.

자신의 죽음도 그려볼 수 밖에 없을테지.

그리고 치매에 걸린 동료를 만나며 철학적인 시선으로 기억에 관해 바라본다.


'이야기가 우리의 이해와 통찰의 기본 형태라는 거야. 이해와 통찰의 건축술이라고 할까. 

이야기가 없다면 세상은 무의미한 부분들로 무너져버릴 거야. 

세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하는 건 우리의 능력이지. 

상상력 덕분에 우리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가잖아. '예전에 그랬지'라고 하면서 말이야.'


'진실은 중요하고,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은 그에게 고귀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날 때마다,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자세히 보고 관찰하는 것은 고귀한 일이다.'


우리는 각자의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지만

자세히 보아야 더 예쁘다는 말처럼 자신의 모든 것들, 느끼는 감정이며 추구하는 가치며 느끼는 진실,

그것들에 깊이 다가갈수록 의미 있는 삶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느껴졌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주인공이 느끼는 또 다른 감정과 시선들을 따라가게 된다.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삶에 대한 열정, 삶은 가치 있는 것이라는 철학적 확신이예요. 

언제 어디서나 삶 자체에는 진리와 아름다움이 내재되어 있지만, 

마치 보물사냥꾼처럼 그것을 찾고 발견하고 캐는 것은 우리의 몫이죠.'



삶에 대한 열정, 살아있다는 것. 

책을 읽고선 '그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나를 살아있게, 살아가게 만드는 열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역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비록 특별할 것 없는 어느 하루일지라도,

우리는 주인공의 무수한 감정을 대리 경험하고, 과거에도 푹 잠겼다가, 현재로 돌아와 그가 찾아낸 열정을 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떠올리며 열정, 긍정 또한 다시 꺼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리뷰어스클럽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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