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비프케 로렌츠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누구나 지우고 싶은 과거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나 나처럼 수많은 기억을 지우고싶은 사람들이 이 제목을 본다면 저절로 집어 읽게 될 것 같은 책!
'당신의 과거를 지워드립니다'
독일에서 입소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된 독일소설책이다.
국내에서도 만부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로 이번에 리커버판으로 새로 나왔다는.

저자는 비프케 로렌츠로, 대학에서 영문학과 독문학을 전공하고 쾰른 영화학교에서 드라마투르기를 공부했다고 한다.
9권 이상의 책을 써낸 인기작가라고 한다.

책 뒷면에 보니 책속 주인공의 지워버리고 싶은 사건 5가지가 있는데,
정도가 심해서 내가 상담사는 아니지만 상담을 권하고 싶을 정도였다.
절친 줄리의 남자친구와 잤고, 유부남과 사귀고, 면허시험 도중 측정장치를 들이박고 도망치고,
취해서 자전거타다 넘어졌을 때 출동한 경찰에게 반항, 술집에서 어떤 남자가 더듬어서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친 일까지...
인생 참 피곤하게 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부턴지 모르겠지만 꼬여있다는 느낌?!

 

거침없는 성격에 제멋대로 사는 쾌락주의자 찰리.
본명은 공주스러운 샤를로타지만, 찰리라는 이름이 어울린다고 쭉 그렇게 불리고 있다.
부모님 몰래 대학을 때려치우고 알바로 시작한 술집 드링크스&모어에서 7년째 일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그녀.
절친 줄리의 남친과 잔 일로 절교당해 친구도 없고,
첫사랑의 트라우마로 인해 서른 살 가까이 되도록 제대로된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고,
대신 아침이면 원나잇한 남자 쫓아내면서 다신 이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대학 동창회 초대장이 날아오고,
망친 첫사랑의 상대 모리츠가 동창회에 나오라며 찾아왔는데~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정신못차리고 다시 반하게 된다.
그래서 혼자 들떠서 비싼 드레스까지 구입해가며 동창회에 갔지만
그놈은 그놈이었다며~~이용만 당하고 쪽만 팔리고 온다.
그나마 술집 사장이자 친구인 팀이 찰리의 일상친구라고 여겼었는데,
팀의 주머니에 보니 인생을 바꿔준다는 명함이 들어 있었던 것.

배신감을 느낀 그녀는 자신도 인생을 바꿔준다는 사무실로 찾아가서
지우고 싶은 과거의 기억들을 지우기로 한다.
과거를 지운다기보다 과거가 없던 걸로 되는 것이다.
물론 책이니까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그렇다면 나라도 시도해 봤을 터!ㅋㅋㅋ

 

 

 

지우고픈 일들을 지웠더니, 첫사랑과 결혼을 하게 되어 신혼여행을 가고 부유한 삶을 살게 되는데~~
지금껏 살아온 모습과는 다르게 자신이 날씬하고, 채식주의자에 술도 안마시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처음엔 좋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다는 것을 느낀 그녀.
나중엔 이야기가 또 다르게 꼬이는데~
결국, 이상적인 삶과 자신이 추구하는 삶 중에서 후자가 낫다는 걸 깨닫게 된다.

 
*
꿈꿨던 첫사랑과 부유한 삶을 살게 된다면 처음엔 좋겠지만,
내가 선호하는 삶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자유가 없다고 느끼게 된다면
차라리 예전의 지우고픈 기억들까지 담담하게 인정하며 내가 살고픈 대로 사는게 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지우고픈 기억들이 무수히 많지만
어쨌든 내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난 지금의 나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기.
Here & Now.
지나간 과거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로
재밌으면서도 위안이 되는 이야기였다.
어짜피 인생 한 번이자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게 정답이다.

 

가독성도 좋고, 누구나 상상해볼만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었다.
봄날 찰리의 이야기로 여행 한 번 떠나보기를 추천한다.
읽고나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도 타임머신을 타고 가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