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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내 나라를 돌려줘!
마이클 무어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출판 / 2004년 6월
평점 :
절판
'마이클 무어'에 대한 소개는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올드보이'의 수상 덕분에 그의 얼굴까지 이미 덩달아 여러번 전파를 탔었고, 또 그 영화의 한국 개봉이 이미 코 앞에 다가왔으니 웬만한 이들은 그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굳이 '화씨 911'이 아니더라도, 그가 만든 책이나 영화는 이미 우리 앞에 선보인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 '로저와 나', '볼링 포 콜럼바인', 그리고 책 '멍청한 백인들' 등.
노엄 촘스키나 하워드 진의 저작이 지닌 미덕이 '감추어진 진실들을 들춰내는 것'에 있다면, 마이클 무어의 그것이 지닌 미덕은 '밝혀진 진실들을 어떻게 행동으로 반영시켜야 할 것인가'에 있다. 하긴, 이 책과 '화씨 911'이라는 영화 자체가 마이클 무어의 '행동'이니까. 대통령 선거를 코 앞에 둔 상태에서 무어는 어떻게든 부시를 떨어뜨려볼 작정으로 이 두 저작물을 남긴 셈이다.
어떻게 '실용적'인가. 그는 '테러를 막을 생각을 하지 말고, 테러리스트가 되는 것을 막을 생각을 하라'고 주문한다. 또 무어는, 이웃의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부시를 낙선시키기 위한 각 개인들의 행동지침까지 나열하고 있다.
어떤 글이, 단순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라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건 이렇게 해야한다'는 주의, 주장까지 내포되어있을 경우 그것이 논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이를테면, 책의 말미에서 무어는 부시에 맞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토 총사령관 출신인 '웨슬리 클라크'를 내세우는데(이 사람은 결국 민주당 경선후보에서 낙선했다), 마이클 무어의 그간의 입장에 비추어 보면 상당히 의외인 셈이다. 무어 역시 이 '의외'라는 반응이 일어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지, 이 책을 통해 '왜 클라크인가'에 대한 여러 이유들을 열거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렇게 외친다. "그 사람이 쿠시니치든 딘이든, 오프라든 행크스든, 아니면 훌륭한 장군이든, 나는 승리를 위해 뭐든 할 태세가 되어 있다."
결국 '부시 낙선'이라는 명제의 완성을 위해 누구와든 함께 할 수 있다는 뜻인 셈이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 팀 로빈스의 입장을 지지한다(지난번 '부시 vs 고어'의 경선 당시, 팀 로빈스는 고어가 아닌, 랄프 네이더를 지지한다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결국 부시가 당선되자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자인 숀 펜은 팀 로빈스를 강력하게 비난하였다). 들리는 소문에는, 최근에는 촘스키조차 '민주당에 표를 던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고 한다.
왜 이들이 이러한 주장을 내세우는지는 다소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강화하고, 평양에 대한 폭격을 계획하였으며, 수단의 제약공장을 폭격한 것은 공화당 정권이 아니었으며, 민주당의 클린턴 정권이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닉슨이나 카터 역시, 친미정권에 대한 무기지원이나 제3세계 민중들에 대한 학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였다는 사실은 (다른 이가 아닌 촘스키를 통해)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민주당일까? 그것은 혹, '미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의 한계인 것이 아닐까.
아무튼 이 '비판적 지지' 논쟁은 보수주의자들, 파시스트들이 집권해온 국가에서는 항상 다툼의 대상이 되어지는 듯 한다. 물론, 그 비판적 지지의 대상이 되는 '자유주의' 정당이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비판적 지지론의 적용 여부가 결정되기는 하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촘스키나 무어의 '관대함'은 좀 더 공부해 볼 '꺼리'임에는 틀림없다.
무어의 마지막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전반적인 책 내용이 유익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특히 그가 인용한 몇 가지 '지침'들은 우리의 경우에도 적용가능한 부분이다. 미국에 반대할 수 있는 논리, 파병에 반대할 수 있는 논리, 그리고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들은 이 책 여러 곳에 잠재해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가치는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