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하이메 바일리 지음, 고인경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그리고 갑자기 천사가 나에게로 왔다. 페루의 소설은 처음 접해 보았고 흥미롭게 읽었다. 다른 문화를 느낀다는 건 역시 다른 나라 소설의 재미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도 있으니 그것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페루는 원주민(인디오), 백인(크리올), 혼혈인(메스티소)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인과 혼혈인이 사회 지배계층으로 자리잡고 있고 인디오들은 하층계급에 속한다.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첫 페이지에 "내 두 딸을 친딸처럼 돌봐 주는 빅토리아 메르세데스 멘데스 발렌수엘라에게"라고 씌여져 있다. 주인공 작가는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아 연락을 안하고 살아간지 십여년이 흘렀다. 다시는 안 볼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청소부로 메르세데스를 고용하면서 부터 실마리가 풀어져 나간다. 작가 자신은 부모를 용서할 수 없었지만 메르세데스는 자신을 버린 부모를 원망하지 않고 만나게 된다.(이 만남은 주인공이 주도했다.) 결국은 이야기가 작가자신의 부모와 화해로 매듭이 지어진다.
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지만 작가는 작품속에 페루사회의 만연한 섞어가고 있는 계급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의 부모를 찾기 위해 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을때 이리저리 대답을 회피하고 하던 경관이 돈을 요구하고 그러겠다고 하자 신속하게 일을 처리한다. 정말 웃길정도로 놀랍게 빨리...주인공은 무엇을 위해서 한낱가정부에게 집착을하며 자신의 사비를 털어가며 그녀의 부모님을 찾아 줬을까? 당연히 이야기를 엮어나가야한다면 어쩔수 없는 소재였지만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모습이 있었다. 개미가 줄을 지어 먹이를 들고 가는 것을 끝까지 쫓아가는 호기심과 집에 들어온 한마리 모기를 끝까지 유인해서 죽이고야 마는 집념에서 나타난다. 그런 호기심과 집념이 메르세데스의 부모을 찾게 해주고, 작가자신은 어떻게 저렇게 천사처럼 자신을 팔아버린 부모까지도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던졌다. 그 천사가 자신의 아버지를 용서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주인공은 용서하는 길을 택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혀 몰랐던 페루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