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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 전2권 세트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황석영! 그 이름이 갖는 무게... 그 이름이 갖는 필력... 그 이름이 갖는 메세지...

다시한번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작품이었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때 황석영. 작가의 이름에 눈이 갔고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심청이를 주제로 쓴 책이라는 점에서 눈이 끌렸다.

물론 우리의 심청이야기에선 물에 빠졌으나 (그녀의 효심에) 용궁에 가 왕비가 되어 심봉사의 눈까지 뜨게 해준다는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로 미화되있지만... 필시 현실에선 아마 이 책처럼 많은 가난한 우리네 딸들이 돈에 팔려  매춘굴로 팔려갔으리라...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심청이 중국 난징에 있는 부호 늙은 첸대인의 몸보신용으로 팔려간다. 렌화란 이름으로. 그 후 우리의 청이는 매춘녀가 되나 삶에 대한 의지로 여러 역경들을 온몸으로 헤쳐나간다. 

청이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면 자연 19세기 서구열강에 의해 흔들리는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의 변화와 생활상을 체험할 수 가 있다. 중국에서 타이완 , 그리고 싱가포르, 또 류쿠(오키나와) 그리고 마지막엔 그녀의 고국으로 돌아와 생을 마감한다.  이것 또한 참으로 흥미진진한 여행이 될것이다.

상,하 2권이지만 청이를 따라 한 여자의 일생과 동아시아 여러나라 여행에 빠지면 어느새 종착역에 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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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과 일각수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권민정.허진 옮김 / 강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머리가 아파 나중에 읽기로 마음먹고 잠깐 무슨이야긴가 대충 훓어만 보자고 들었던 책이 그대로 손이 떨어지지 않아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 작가의 전작 '진주귀고리 소녀' 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구입하게 된 이 책.

여인과 일각수에 관한 여섯점의 연작인 태피스트리를 가지고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자못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주요 등장인물들이 각 장의 제목이 되며 그 장에선 그사람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새롭고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점이 더욱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나가는데 촉매제가 된 것 으로 생각된다.

도대체 이 인물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이야기 할까 하는 호기심이 다음장을 더 빨리 넘길 수 있는 흡입력을 나에게 불어넣어 주었다.

어쨋든 이 책을 다 읽고나서의 느낌은 작가의 상상력과 커다란 사건없이도 이렇게 흥미진진하고 다음장을 보고 싶게 만드는 필력에 존경심을 보낸다. 아무래도 '진주귀고리 소녀'도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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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프리마투르
리타 모날디.프란체스코 소르티 지음, 최애리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봤을때는 검은색 표지와 엄청난 두께에 흠칫했었다. 서점에서 첨 보고 고민하다 두께를 보고 포기하고 나중에 알라딘에서 망설임끝에 구입을 하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에 많이 견주어 홍보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좋지 않은 이미지를 주었다. 사실 그 명성에 힘입어 장미의 이름을 읽고 나서 나는 좀 실망을 하였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해박학 종교와 기호학에 관한 지식들은 존경스러웠으나 너무 그 부분이 지나쳐 나처럼 카톨릭이 종교가 아닌 사람에게는 와닿지도 않고 너무나 고통스러운 현학적인 문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두께를 보았을때는 스토리에 대한 집중보다는 그와 관련된 부수적인 지적 정보들을 전달하는데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을 거라는 짐작으로 책에 대한 흥미가 끌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론 망설여졌던 것이 사실이다.

어쨋든 나는 다소는 책에 대한 정복욕(?), 네가 두꺼우면 얼마나 두꺼우랴 , 열심히 읽다보면 다 읽어 지겠지.. 하는 마음과 바티칸 비밀 문서고에서 찾아낸 자료를 가지고 10년 동안 썼다는 저자부부의 소개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읽게 되었다.

로마의 한 여관에서 일어나는 독살사건으로 시작되며, 이 책의 화자인 그 여관 사환의 회고록 형식으로 쓰여져 있다.  범인을 찾기 위해 벌이는 조사 속에서 한꺼풀씩 알게 되는 17세기 중세 유럽속에 숨겨져 있는 거대한 흑막과 음모!!!  나라간에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담합과 배신, 게다가 신성한 종교의 수장 교황까지 추악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들을 알고나면 한편으론 놀랍고 한편으론 권력과 돈 앞에선 최고의 자리에 있는 왕족이나 종교계도 이럴 수 있구나 참 쓴 웃음이 난다.

끈기가 조금만 있다면 생각보다 이책을 읽어나가는 건 어렵지 않고 또한 이곳에서 보여주는 17세기 중세 유럽의 다양한 사실들을 알아가는 지적 충만감도 흥미로우며 하나씩 알아가는 숨겨진 진실들도 놀라우며 흥미롭다.

아, 그리고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테마 , 음악.... 이야기를 읽고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음악을 들으면 야릇한 느낌이 든다. 조용한 곳에서 책에 있는 씨디를 들으며 책에 몰입하여 읽는 느낌도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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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오늘, 서준식 형제의 삶을 다시 생각해본다

세상에는 많은 경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경전을 안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도 그런 '경전'과 같은 책이 몇 권 있는데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이 그 한 권입니다.

인권운동가 서준식 선생은 일본에서 태어났는데, '조국'을 만나러 왔다가  '유학생 간첩사건'에 연루, 그후 17년을 감옥에 있었습니다. 함께 체포되어 고문 끝에 분신자살을 시도했던, 그래서 지금도 그 흉터를 안고 살아가는 형 서승 선생은 19년을 그곳에서 보낸 뒤 <서승의 옥중 19년>이라는 책을 썼지요.

동생 서경식 씨는 위의 두 권과는 조금 다른 책들로 그들의 삶과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하는데, 오늘 소개하는 <나의 서양미술순례><청춘의 사신>이 그것입니다. 이 두 권은 서경식 씨가 유럽 등의 여행을 통해 만난 그림들을 소개하는 색다른 미술책입니다.

서승과 서준식의 동생이 '유럽 여행에서 만난 그림을 소개하는 책을 썼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조금 의아해하실 지도 모르겠는데요, 서경식 씨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형님들이 모국인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가 구속된 것은 1971년, 박정희 군사정권 때였다. 당시 대학 3학년이었던 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형님들처럼 일본 사회를 떠나 한국으로 건너가서 뭔가 진실한 삶을 살아보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 때문에 그 철없고 막연한 인생설계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두 형님이 옥중에서 죽을 지경에 이르고 있고 자주 고문에 시달리고 있는데,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회사에 취직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구체적인 '생활' 같은 것을 시작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지하실에 처넣어진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그 지하실은 어둡고 눅눅하고, 게다가 공기가 점점 희박해져간다. ...나에게 예술은 그 숨막히는 지하실에 뚫린 작은 창문 같은 것이었다.' (<청춘의 사신> 머리말 중에서)

그리하여 1983년 서경식 씨는 처음으로 유럽 여행에 나섭니다. 석 달 간의 유럽 여행,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그림들과 자신의 생각을 주로 엮어 쓴 책이 일본에서 1991년 출간되었던 <나의 서양미술 순례>입니다.

복잡한 심사를 안고 떠난 여행이었던만큼 지은이가 주목하고 감동하는 그림들은 보통의 미술책에 당연히 등장하기 마련인 그림들의 목록과 비껴갑니다. 또 보통의 책들과 달리 지은이는 그림에 대해 애써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보고 느끼고 깨닫고 감동합니다. 예를 들어 루브르 박물관에서 미켈란젤로가 만든 두 개의 노예상을 보며 그는 이렇게 말하지요.

'내 형들 중의 하나는 베토벤을 숭상하고 루오를 사랑해서, 필시 차입해준 책의 삽화 같은 데서 보았을 이 '노예'를 예찬하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예찬 어쩌고 할 관조적인 얘기가 아니었다. 그는 또 한 형과 함께 투옥되어 이 시점까지 12년을 살았건만 석방될 희망이 없었다. 도대체 예술감상 같은 것과는 멀찍이 격리되어 있었다. 반항을 계속하고 있지만 빈사상태라고 할 수 있다. ...'노예'는 나의 형인 것이다. 나는 그것을 감상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 59~60쪽에서)

<청춘의 사신> 또한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의 서양미술 순례>에 비해 그림과 화가에 대해 더 찬찬히 설명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제목 '청춘의 사신'은 에곤 실레의 그림 '죽음과 소녀'을 쓴 글의 소제목이기도 한데, 그 그림을 만났을 당시 자신의 상황을 그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그때 나는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부모님이 두 분 다 세상을 뜨신 직후였고, 나 자신은 가족도 일정한 직업도 없었다. 나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승리를 기약하기 어려운 지루한 투쟁, 이루지 못한 꿈, 도중에 끝나버린 사랑, 발버둥치면 칠수록 서로 상처밖에 주지 않는 인간관계, 구덩이 밑바닥 같은 고독과 우울, 그런 것 뿐이었다. 내가 너무 보잘것없다는 생각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그래도 이 세상에서 무언가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어떻게 살면 좋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것이 막연했다. 죽고 싶다고 절실하게 생각한 적은 없지만, 죽음이 항상 내 곁에서 숨쉬고 있는 듯이 느껴졌다.'

서경식 씨는 글의 곳곳에서 10년 동안 일본과 한국의 오가며 두 형을 옥바라지해야했던, 그러나 끝내 출옥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던 어머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곳곳에서 드러냅니다. 세상이 참으로 어수선한 요즈음... 이들 형제의 어머니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해봅니다. 고 김선일 씨의 어머니가 지금 겪고 계실 고통을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마음의 평안을 얻을 그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알라딘 이예린 (yerin@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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