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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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어느 날, 고도원 작가의 『누구든 글쓰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막막하게만 느끼던 제게 작지만 단단한 자신감을 심어주었습니다. “글쓰기는 작가만의 영역이 아니다. 누구든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p.25)”라는 문장은 그동안 스스로 한계를 두던 제 마음에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중앙일보 기자,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고도원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의 기초부터 논리적인 구조까지 차근차근 풀어냅니다. 특히 6하원칙을 중심으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면서도, 글에는 반드시 진실성을 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진짜 이야기를 담은 글만이 결국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메세지를 전합니다.



📝글쓰기와 삶을 동시에 배우다


책을 읽으며 특히 오래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사소한 경험조차 허투루 흘려보내지 말라는 당부였습니다. 작은 경험 하나도 소중히 간직할 때, 그것이 언젠가 훌륭한 글의 소재가 되는 ‘씨앗’이 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그 씨앗들이 모이고 자라나 독창적인 글을 완성하는 나무가 된다는 비유는, 저 역시 일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습니다.


『누구든 글쓰기』에는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넨 아침편지의 온기가 담겨 있습니다. 글쓰기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동시에, 삶을 격려하는 따뜻한 메시지를 함께 건네는 책이기에, 단순한 작법서라기보다 글을 통해 살아가는 방식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처럼 다가옵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글을 쓰는 것이 곧 자기 삶을 성찰하고 다듬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압박보다, 누구든 쓸 수 있다는 격려와 용기를 주는 이 책은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 권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 본 서평은 해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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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
설재인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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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지금은 콜센터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구아람. 시골에서 외조모 손에 자라 온 그녀는 서울에 올라와서야 자신과 다른 세계를 사는 동기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입시 학원도, 개인 과외도 없이 입학한 연극학도라는 사실이 오히려 소외감과 적대감을 낳는 현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하게 다가온 친구 소을 역시 부모와 인연을 끊고 홀로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뒤집힙니다. 오피스텔 지하실에서 발견된 소을의 시체, 곁에 남겨진 피로 쓴 다잉 메시지 ‘구아람’이라는 이름, 그리고 불쑥 나타난 소을의 미성년자 남자친구 김석원. 그의 입을 통해 소을이 강남 8학군 출신, 대치동 부잣집 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여기에 소을의 죽음을 은폐하겠다며 천만 원을 요구하는 의문의 청소부까지. 집을 잃고 최저시급을 받는 아람에게 그 금액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점점 더 위험한 선택지로 발을 옮기게 됩니다.



🎪가난과 선민의식이 맞부딪칠 때


소설은 가난과 고난에 대한 피해의식, 그리고 돈이면 뭐든 가능하다는 자본주의의 선민의식을 치밀하게 포착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정작 그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품는 시선이 결코 존중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난한 이들이 부유층을 향해 보이는 태도 속에서도 일종의 순응과 존경이 공존합니다. 이 이중적인 감정은 주인공 아람과 주변 인물들 모두를 통해 드러나며,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미스터리 혹은 스릴러를 읽고 있다고 느끼다가도, 어느 순간 그것이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계층 문제와 직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어린 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잘못된 가치관, 그리고 그것이 재생산되는 구조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무겁지만 결코 낯설지 않습니다.


설재인 작가는 책의 말미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어코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해요."


이 한 문장은 소설 전체를 통과해 온 감정의 잔열과 맞물려, 읽는 이를 깊은 침묵 속에 머물게 합니다. 결국 이 세계에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 전제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람들을 맞이해야 할까?


『예술에 관한 살인적 농담』은 제목처럼 기묘하게 웃기면서도 섬뜩한 작품입니다. 사람의 속내를 가차 없이 파헤치는 문장들, 진담과 농담의 경계에서 튀어나오는 대사들, 그리고 그 뒤에 감춰진 위계와 욕망. 모든 요소가 무대 위 연극처럼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누가 범인이고 왜 죽였는가를 묻는 소설이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가를 묻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지금의 우리를 비추는 어두운 거울이기도 합니다. 마주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설재인 작가는 그런 불편함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논의해야 할 이야기를 건넵니다.



※ 본 서평은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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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 템플릿 상점 - 노션 앰배서더 Rei가 만들고 노슈니가 먼저 써본 템플릿과 활용법 모두 모음집
Rei(레이 카타야마) 지음, 노슈니(오수인) 감수 / 길벗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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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가 쉽고 다양한 템플릿이 사용 가능한 생산성 어플을 찾다가 노션에 정착했습니다. 단순 메모 뿐만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정말 다양한데, 독학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구매했습니다. 책에서 설명해 주는 대로 차근차근 따라해 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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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30만부 기념 미드나잇 에디션)
소윤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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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위로, 작은 별의 반짝임


고단한 하루 끝에 침대 맡에서 펼친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책장마다 잔잔한 위로가 묻어납니다. 바쁘게 사는 동안, 우리는 자주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마음이 작은 상처로 얼룩지곤 하지요. 세상이 정한 기준 앞에서 어깨를 움츠릴 때, 이 책은 말합니다. 작아 보여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히 빛나고 있다고요.


소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정답 없는 일상에서 흔들리며 살아가는 우리를 다정하게 토닥입니다. 실패에 익숙해진 날들, 어딘가에서 미끄러진 순간마저도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니 이제는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보듬어 주자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세상이 요구하는 눈부심은 거창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 내 빛까지 외면하지 말라는 격려가 곳곳에 담겨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가끔은 하루에 한두 장만 천천히 읽어도, 작은 별이 되어 그만의 속도로 다시 반짝일 수 있는 용기가 스며듭니다.


누군가의 인생 조언이 아닌, 잠시 머물러도 충분한 따뜻함을 받는 느낌.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는 사람, 혹은 요즘 조금은 지쳐 있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인생은 자신만의 궤도로 흘러가도 괜찮다는 사실을, 이 조용한 별빛으로 다시 한 번 배웠습니다.



※ 본 서평은 북로망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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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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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모어 섬. 이름만큼이나 조용하고 이국적으로 들리지만, 이곳은 더 이상 젊음이 축복이 아닌 곳입니다. 서서히 붕괴되는 사회, 빠르게 불어나는 노년층 속에서 어린이와 젊은이들은 보호 받는 존재가 아니라 보살핌의 책임을 짊어진 이들로 살아갑니다. 손원평 작가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위태로운 현실을 낯설지만 손에 잡힐 듯한 미래로 옮깁니다. 『멋진 신세계』의 계급 구조를 닮은 ‘유닛’은 자본주의적 질서 아래서 인간의 삶이 숫자로 측정되고 계급이 고착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그 속에서 빈부 격차와 혐오, 소외와 불신의 감각이 뾰족하게 밀려옵니다.



📚노인이 넘치는 땅에서 젊다는 의미


『젊음의 나라』는 주인공 나라가 써 내려가는 일기 형식으로 진행되어, 독자가 자연스럽게 나라의 내면으로 스며들게 만듭니다. 이민자 문제, 세대 간의 갈등, 외로움과 두려움이 이 일기 속에서 잔잔하게 일렁입니다. 주인공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현재 한국 사회의 고령화, 이민자 정책, 그리고 빈부 격차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야기가 마치 개인의 고백 같아서, 주어진 사회 문제 역시 낯설지 않게 와닿습니다.


이 소설은 미래의 어딘가, 혹은 우리 곁 바로 옆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그립니다. 유닛을 차례로 내려오며 점점 굳어지는 계급의 장벽을 씁쓸하게 마주하는 나라. 여기서 나라가 맞닥뜨릴 운명은 무엇일까? 한 사람의 일기장에만 남을 법한 희망과 절망이 독자를 시종일관 긴장케 합니다.



📚차가운 세계를 껴안는 따뜻한 질문


이 소설은 해답보단 질문을 남깁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커지는 노인 혐오, 갈수록 좁아지는 청년의 자리, 익숙해져버린 불평등과 자본주의의 질서가 이 책 속에서는 거울처럼 선명하게 비춰집니다. 손원평 작가의 섬세하면서 날카로운 시선이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를 다시 들여다보게 합니다. 유닛에서 펼쳐지는 계급구조와 자본주의적 삶의 양극화는 단순한 미래 상상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곁에 닥친 현실일 수 있습니다.


『젊음의 나라』는 냉정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 웃음과 연민이 교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주인공의 일기에 녹아든 불안과 질문,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작은 용기가 따뜻한 여운으로 남습니다. 청소년 소설 『아몬드』를 썼던 손원평 작가가 이런 묵직한 SF 소설로 돌아온 것도 신선했습니다. 읽다 보면 스스로와 사회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질, 조용한 울림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 본 서평은 다즐링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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