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정의할 수 없는 추상명사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7년 8월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명사를 어떻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알랭 드 보통의 처녀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그가 25살쯤 되었을 때 펴낸 처녀작이다. 나(화자)와 클로이라는 여인의 만남, 사랑, 이별을 철학적 사유를 근간으로 분석했다. 현학적인 부분이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그렇다고 독자를 가르치려는 의도는 없었던 듯했다. 그저 청춘을 건너는 젊은이의 사랑에 대한 고뇌가 느껴졌다고 할까. 시들시들해진 사랑의 이름의 늪에서 이미 발을 뺀 30대가 읽는 것보다 현재진행형의 격정적 사랑을 겪는 젊은 세대가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런 연유로 결과적으로 이 책이 나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 평이 이렇기 때문에 딱히 돈을 주고 사서 보라는 추천은 하지 못하겠다.

별다른 감흥은 없었지만 연이어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기 시작한다. 기대감은 어느 정도 내려놔야겠다. 기대를 하면 할수록 만족감도 떨어지는 법이니.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영혼을 울리는 글귀를 발견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책이라는 게 타인의 평가점수가 높다고 해서 나에게도 꼭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과 가치관 혹은 취향을 갖고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책을 읽어도 서로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 공감을 한다는 것은 다른 책을 읽는 것과 유사한 논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