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점 홍신 세계문학 2
미우라 아야코 지음, 최호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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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시절의 충격적 영상으로 내 기억의 늪에 깊게 뿌리박힌 빙점. 오랜 세월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도 그때의 강렬한 기억을 잊지 못해 다시금 찾아 읽게 만든 그 소설이기도 하다.

 

600페이지가량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 지금, 가슴속은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격랑을 만난 듯 소용돌이친다. 무엇이 그들을 불신의 지옥으로 떨어뜨렸는가?

출신의 멍에를 짊어지고 태어난 요코, 복수라는 처절한 이름으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게이조와 나쓰에. 구원받지 못할 그들을 불신의 지옥의 나락으로 빠뜨린 질곡의 삶 속에 존재했던 빙점. 그것이 그들을 파멸로 이끌어 갔던 것이다.

번역은 엉망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잘 손질된 생선살을 먹는 줄 알았는데 막상 입에 넣고 우물우물거리다 보니, 자꾸 나오는 잔가시를 결국 귀찮게 손으로 빼내서 기분 좋지 않게 먹은 기분이랄까. 어쨌든 문장의 완성도를 떠나서 기본적인 문장 구조가 엉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맹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은 스토리의 힘이다. 그런 이유로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머릿속에 기억되고 있으리라. 그러니 우리 나라 드라마도 2차례 제작, 영화도 2차례 제작되어 개봉되었겠지.

미우라 아야코,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읽어 보고 싶다. 물론 번역만 괜찮다면.

 

 

`결국은 복수하려고 했던 나 자신이 가장 뼈아픈 복수를 당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p.262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요코의 마음에도 빙점이 있었다는 것을! 제 마음은 얼어 버렸습니다. 요코의 빙점은, 너는 죄인의 자식이다. 라는 데 있었던 거예요. 저는 이제 사람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어린아이 앞에서도 죄 많은 자신을 알면서 살아갈 때야말로 참된 삶의 도리를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580~ p.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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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태연 2015-07-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생인 저에겐 충격이 제법 컸던 작품, 어른의 마음이 부족해서 그런지 나쓰에가 너무 싫었던..